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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Sep 25. 2015

아이에게 가르칠 기회를 포기하지 않기

민후의 첫 도서관 이야기

얼마전 남편이 빌릴 책이 있다며 동네도서관에 가자고 했어요. 남편에게 아이를 잠깐 주고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남편이 새빨개진 무척 난처한 얼굴로 아이를 안고 밖에 서있더라구요.


왜 안들어갔어? 했더니 아이가 큰소리를 내서 너무 놀라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에효..애가 생기니 도서관와서 책 빌리기 어렵네 라고 생각하며 남편보고 빌려오라고 하고 밖에 서 있었답니다.


그런데 아이가 자꾸 안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거예요. 순간, 쉽지않더라도 이 아이에게 일단 배울기회는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민후야, 저 안에는 조용히 해야하는 곳이야 사람들이 다 책을 읽고 있거든. 할 수 있겠어?"라고 말하며 손가락을 입 앞으로 가져와 "쉿" 이라고 말해줬어요. 그리고는 심호흡을 하고 들어갔죠. 아이가 소리지를 싸인이 올때마다 저는 "쉿"을 반복했고 결국 눈치보며 나오긴 했지만 도서관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아이에게 가르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어린이 도서관으로 다시 데려갔는데 자기가 먼저 "쉿" 이라고 하더라구요.


아주 어린 아가들은 어렵지만 아이가 두돌쯤 되면 사회적 참조를 하게되기 시작합니다. 주변 사람의 반응, 부모의 태도를 보면서 쉬운말로 눈치를 알게 되는거죠.


다른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내 자식 교육만 중요하다는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지만, 반면에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제한하거나 아이이기때문에 안될거라고 생각하고 포기해버리는 것이 너무 많은 것도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아이가 활동적인 정도에 따라 시도할 수 있는 시기는 다르겠지만, 공공장소에서 조용히 하는것, 식당에서 앉아있는 것 등을 조금씩 시도해보는 것..좋을 것 같아요. 결국 우리 아이들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적응해 나가야 하니까요.


또한 부모는 더욱 개념있게, 그리고 우리가 다른 아이들을 볼때는 배움의 과정을 좀 더 너그럽게 지켜봐주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간다면 좀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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