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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Sep 21. 2016

육아맛이 궁금하다면 비엔나를 마셔봐


육아를 
우아하게 할 수 있을 줄 알았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이는 내 자식이 아니라 '조카' 라는 말이 있다. 나도 지금은 초딩인 내 조카가.. 가끔씩 보고 실컷 예뻐만 해주면 되었던 내 조카가, 정말 예뻤다. 그래서 사실 우리 언니가 가끔씩 왜그렇게 개거품을 물어야 하는지 잘 몰랐다. 

tv 에서 간접적으로 보는 육아도 꽤 근사해보였다. 딸아이와 커플룩 입고 외출하는 것, 아이가 셋,넷이어서 다소 복잡스러워 보이기는 하지만 화목하고 풍성해보이는 비쥬얼.. 아이 옷도 물건들도 어찌나 하나같이 예쁘고 아기자기 하던지. 그런 육아에 대한 달콤한 그림은 임신때 까지는 그래도 약간 유지 되었던 것 같다. 

이 맛, 정말 육아 같아


커피를 마시다 "아 이 맛 정말 육아같아" 라고 혼잣말을 했다. 달콤해보이고 입술이 닿는 첫 맛은 정말로 달콤하지만, 마시는 순간 씁쓸한 맛이 한가득 들어와서 달콤함을 덮어버리는 비엔나 커피처럼, 육아의 첫 경험의 순간도 그랬었다. 사랑스럽고 우아하게 젖을 물리는 모습은 없고 소마냥 밤마다 유축하고 추노스타일로 쾡하게 앉아있던 모습으로 육아는 시작되었고, 아직까지 우아함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4년째 엄마노릇 하고 있다. 

그런데 적응이 되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이제 비엔나 커피같은 그 맛이 뭔지 알겠다. 오히려 카라멜마끼아또 처럼 달기만 했으면 늘 그랬듯 반도 못마시고 남겼을거다. 달콤한듯 했으나 씁쓸함이 올라오고, 그래서 다시 달콤한 크림을 찾아 호로록 마시면 다시 씁쓸함이 견뎌지는..

예상처럼 달콤하진 않지만 씁쓸한 맛이 섞인 그 맛에도 매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휴. 육아를 아는 자여, 우리함께 비엔나를 마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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