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는 아직 언어로 자유롭게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언어 이고 대화이다. 또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나만의 세상이다. 그래서 아이는 놀이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럼 아이는 놀이를 통해 뭘 배우게 될까?
정말 뭘 배워야 하는 걸까?
요즘은 놀이를 가지고 참 별걸 다한다.
영어도 놀이로 배우고, 숫자도 놀이로 배우고, 한글도 놀이로 배우라고 한다.
그러면 아이가 더 즐겁게 잘 배우고 오래 기억한다고.
물론 틀린말은 아니다. 아이를 책상에 앉혀놓고 억지로 가르치는 것 보다는
놀이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면 더 좋긴 하다.
하지만 무언가를 가르치다 보니 정작 아이가 놀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정말 중요한 것은 놓치게 된다.
이 중요한 것은 놀이가 아니고서는 정말 얻기가 어려운데,
덜 중요한 것을 가르치기 위해 애쓰다가 계속 구멍난 곳을 돌려막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지난 #2. 이후에 엄마들이 댓글을 가장 많이 주시기를,
아이와 놀이할 때 엄마의 태도와 방법에 대한 실제 팁을 어서 듣고 싶다고 하셨다.
그런데도 오늘 또 이렇게 주절주절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지가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으면,
아무리 방법이 쉽고 간단해도 결코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득의 차원에서 썰이 길어지는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만 우선 조금만 더 이야기 하겠습니돠 ㅠㅠ)
그럼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보자.
아이가 놀이를 통해 배워야하는 것은 뭘까?
1.나는 꽤 괜찮은 사람
2.나는 뭐든지 내 맘대로 해볼 수 있는 사람
3.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남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이 세가지 정도 이다.
놀이를 통해 아이는 이 세가지는 배우고 느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목을 가는 후 앉는게 가능하고, 앉아야 서고, 서야 걷게 되는 것을 알고 있다. 눈에 보이는 신체발달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아이의 마음은 어떻게 자랄까?
부모교육 할 때마다 이 물음을 던지면 늘 조용~해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 사실 잘 모르기기 쉽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기에 모르고 지나가다가 큰 문제와 부딪히게 된다. 4-7세에 아이에게 감당하기 힘든 문제가 생긴다면 사실 저 세가지를 떠올리며 생각해보면 꼭 한개 이상의 구멍을 발견하게 된다.
난 꽤 괜찮은 사람인가보군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다. 라는 건 신뢰라는 느낌과 가깝다.
피부로, 눈에 보이는 사람의 웃음으로, 내가 필요할때 채워주는 손길로,
아이는 내가 가치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잘 아는 애착과 같다.
그래서 돌쟁이 전 후 아가들에게 있어 놀이는 그냥 눈 코 입 귀 피부로 느끼는 것이고,
엄마아빠의 따뜻한 터치 자체가 가장 가치있는 놀이가 된다.
진짜 내 맘대로 해보고 싶어!!
돌이 지나고 18개월 무렵으로 달려가면서 아이는 본격적으로 사고를 치기 시작한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사실 이게 사고를 치는 것이 아니라 놀고 있는 것이다.
움직일 수 있고 만질 수 있으니 이것저것 얼마나 하고 싶겠는가.
하지만 실제 능력은 미숙하다 보니 자꾸 어지르게 되고 사고를 치게 된다.
보통 이 단계부터 엄마와 아이의 놀이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엄마는 아이가 인지가 트이는 것 같으니 뭔가를 자꾸 알려주고 싶다.
혹은 너무 어질러지면 치우기 곤란하니 살짝 간단한 것으로
아이의 관심을 옮겨주고 싶다는 꾀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는 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내마음대로 원하는대로 해볼 수 있는지 자꾸 시도해보고 싶어진다.
그런데 엄마가 놀이에 간섭하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내 맘대로 좀 해보려고 하는데 엄마가 자꾸 이렇게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노리야~ 우리 이걸로 한번 놀까?"
"노리야~ 이거 케이크예요? 엄마 주세요!
(케이크 아닌데...)"
"노리야~ 빨간색은 어디있어요?"
"노리야~ 뽀로로는 냉장고에 숨으면 안되요"
"노리야~ 자동차는 올라가는게 아니라 이렇게 내려가는 거예요"
잘 맞춰주는 아이는 그냥 엄마가 하자는대로 따라가주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아이는 엄마말을 가끔씩 무시해준다.
그러면 엄마는 내가 뭘 잘못 맞춰준걸까 싶어서
더 재미있을 만한 것을 보여주거나, 이런저런 질문을 해본다.
하지만 그럴 수록 아이는 재미가 없어보이니 엄마도 지친다.
아이는 아이대로 애써보지만 놀이가 재미있지가 않다.
이거 찝쩍 저거 찝쩍 그냥 탐색만 해보다가 그만둔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해봐야지.
나도 내 맘대로 해본적이 없는데
어떻게 너랑 같이 해!
이제 좀 커서 아이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간다.
좀 놀아보려는데 친구가 자꾸 내 것을 건드린다.
나도 내맘대로 해본적이 없는데 너랑 어떻게 같이해! 친구 얼굴을 확 긁어버린다.
어떤 아이는 그마저도 너무 자신이 없다.
엄마랑 놀때는 엄마가 해줘서 괜찮았는데 혼자있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겁도 나고..
신나게 놀아야 스트레스가 풀리는데..
아이는 달다구리도 못먹고 술도 못마시는데, 놀이가 재미없으니 정말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다.
아이가 어떻게 해야 마음이 건강하고 잘 적응 하면서 자랄까?
실은 복잡하지 않다. 내가 가치있는 존재구나. 난 마음껏 해볼 수 있구나.
이제 내가 원하는 것을 남과 함께할 수 있겠다. 라는 것만 얻어도 아이는 평생을 건강하게 산다.
아이가 주도적으로 마음껏 탐색 하게 해줘라!
사실 이런 이야기 우리는 이미 많이 들었다.
그런데 그게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일상생활에서 아이에게 마음껏 허용해주긴 쉽지 않다
"왜냐면 우린 피곤하니까. 살아야하니까!"
그래서 적어도 '놀이' 에서는 그래야만 한다.
놀이는 아이의 고유한 영역이니까 적어도 그것만이라도 지켜줘야한다.
어떻게 하면 지켜줄 수 있을까.
이제 그 방법에 대해 조금 씩 이야기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