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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Dec 06. 2016

엄마라는 나의 이름을 사랑한다


바쁜 일정들을 앞두고 오늘은 조금 여유있게 집에 들어와 스쿨에서 내리는 아이를 맞이하고 간식을 주었다. 냉장고가 텅텅비어 어쩔 수 없이 집근처 작은 식당에서 아이와 간단히 외식을 하고, 집에 돌아와 따뜻한 물에 함께 목욕도 했다. 내일부터 바빠질 것을 생각하며 미리 채워주기라도 하듯이.. 시간을 함께 보낸다.

아이와 손잡고 집에 걸어오는 길, 내내 쫑알쫑알 거리며 이야기를 늘어놓는 아이를 보며 이제 12월도 얼마남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네살인 민후는 이제 곧 다섯살이 된다.

힘들지만 제일 예쁜 네살, 바쁜 일상때문에 그 소중한 시간을 너무 놓친 것은 아닐까 괜히 서글픈 마음까지 든다. 일을 하면서 엄마노릇을 하는 것..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바빠질때 쯤이면 아이에게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어지러진 장난감방, 텅빈 냉장고에 괜히 슬퍼진다. 이번 일이 끝나면 아이와 연말엔 시간을 꼭 함께 보내야겠다고 다짐하며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민후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늘 아이가 있어서 일을 적당히 하고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케줄을 잡을 때도 너무 많이 늦지 않도록, 최소 일주일에 몇번은 일찍 들어가도록 조절하기 위해 애썼다. 내 마음대로 당연히 잘 안되니 미안해서 스트레스 받기도 하고. 때론, 엄마이기에역량을 다 발휘하며 충분히 일하지 못하는게 속상하기도 했고 손해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사실은 내게 아이가 있기에, 나는 멈춤을 알게 되었다. 엄마가 아니었다면, 멈추지 않았을 내가.. 소중한 존재를 돌보기 위해 늘 멈추는 것을, 그리고 균형을, 고려하게 되었다. 엄마라고 감정조절도 잘 안되고 때론 주책스럽게 눈물만 많아졌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엄마가 되어서 내 감정은 건조하지 않고 늘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살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나를 멈추게 해주고, 균형잡게 해주고, 울고 웃게 해주는.. 엄마 라는 나의 그 이름을 정말 사랑한다. 그 이름이 참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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