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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Sep 27. 2015

엄마 나는 동생과 파이를 나눠먹고 싶지 않아요

엄마가 행복한 육아이야기

"엄마가 느끼기에 아이가 언제부터 그런 것 같나요?" 라고 물으면, 자주 나오는 여러 대답중 하나는, "동생이 태어났을 때 부터요" 예요. 상담장면이나 인터넷으로 오는 문의 중에서 자주 반복되는 주제 중 하나도, 바로 형제자매 문제에 대한 내용이구요. 사실 한명 키우기도 너무 힘든데, 성향이 달라도 너무 다른 여러명의 아이를 한꺼번에 키우려면 정말 많은 고민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저도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말하면 형제자매로 인한 문제는 원인이 명료하나, 솔루션을 드려도 엄마들의 현실이 그것을 실천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것을 또한 알기에, 상담사인 저에게도 너무나 어렵고 난처한 주제 중 하나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이 문제에 대해서, 엄마들 스스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부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끄적여보려고 해요.

보통 동생이 생기면서 심리적으로 타격을 받는 쪽은 첫째아이예요. 아무래도 다 갖고 있다가 나누어야 하는 입장이 첫째이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꼭 첫째만 그런것은 아니고 좀더 예민한 쪽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해요.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사실 엄마들은 좀 억울하기도 하고 아이가 이해가 안되요.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이 어디있냐, 나도 모두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똑같이 잘해주려고 하는데 왜 그러냐, 이런 마음이 올라오게 되지요.

하지만 그건 엄마의 생각임을 우리는 생각해보아야해요. 엄마입장에서는 똑같이 나누어 주려도 한다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다 필요없고, 엄마사랑을 '나눠야 한다는 것' 자체가 싫은 일 인거예요. 아무리 똑같다 해도, 나눈다는 것 자체가 내 몫이 줄어든 것이고, 게다가 이 경우 남의 떡이 더 커보이기때문에 아이 마음에 불만이 발생할 수 밖에 없어요. 형제자매 문제에 대한 부분을 바라볼때는, 우리가 먼저 이 부분에서 아이쪽의 입장을 헤아려보아야해요. 나눌수 밖에 없는, 하지만 절대 나누고 싶지 않은, 아이의 심정을요.

물론 그렇다고해서 이런 이유로 동생을 안낳을 수도 없는거고.. 아이도 일정부분 나누어야 할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동생과 나에 대한 엄마의 무의식적인 메세지가 다르다면 문제는 심각해지게 되요. 그래서 두번째로 엄마는,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아야 한답니다.  똑같이 한다고 하지만 실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해요. 실제로 상담이 진행되면서 엄마들은 솔직한 마음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어요. 첫째아이가 너무 밉다고. 둘째는 너무 순하고 잘 맞는데, 첫째아이가 너무 힘들다고. 부담스럽고. 어렵다고요.

솔직히 말해서 아이마다 성향도 다르고 또 엄마와의 궁합도 중요하기에 두아이가 똑같이 나에게 딱 맞을 수는 없어요. 다른 인간관계처럼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이런 것들은 똑같이 작동하니까요.


하지만 엄마가 이 부분이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두아이에 대한 표현이나 반응이 달라진다던가, 나와 동생이 엄마 마음에서 너무나 각기 다른 방에 들어가 있음을 아이가 느끼게 되는 순간, 문제는 심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어요.  그러면 아이는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고 나에게 시선을 묶어두고자, 돌발이나 공격성을 보일 수 있어요. 혹은 그 반대로 엄마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기 욕구를 최대한 억누르며 착한 아이로 지내려고 할 수도 있구요. 어느쪽이든 건강하지 못하죠.

형제자매에 대한 문제에서 엄마는 늘 난처하고 어려워요. 하지만 형제문제와 관련하여 고민하고 있는 엄마가 있다면, 일단 파이를 나누어 먹을 수 밖에 없는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공감해보려도 노력해보시고, 둘째로 혹시 내가 두 아이에게 첫째와 둘째에 대해 정해진 역할에 가두려고 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 내 마음에 두 아이중 하나에 대한 숨어있는 부대낌은 없는지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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