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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Nov 10. 2015

나와의 사귐 시작하기

엄마의 성장키워드 2. 사귐

상담을 하다보면 아이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찾아오시는 엄마들은 많지만, 나에 대해서 좀 알아야겠다고 요청하는 엄마들은 별로 없어요. 그런데 얼마전에 온 엄마는 내가 아이한테 왜이러는지 궁금하다며, 자신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하셨어요. 아이에게는 이미 많은 문제 행동이 있었고 엄마와 아이의 사이도 많이 벌어진 상태였지만, 그런 엄마의 요청에서 저는 변화의 시작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물론, 나를 안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실은 나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럽고 불편한 일이예요. 지금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건, 들지않건 간에 무언가 내가 모르는 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어요. 그냥 이미 알고있는 나를 감당하기에도 너무 벅차다고 느껴지니까요.

맞아요 나 자신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다는건 정말 두려운 일이예요. 아마 결혼생활이 어려운 이유도, 부모와 형제와는 달리 완벽하게 타인이었던 사람과 가장 밀착된 관계를 맺어가면서 내가 몰랐던 나를 자주 마주하게 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나면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우리는 같은 이유로 놀라게 되어요.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나의 새로운 모습이나 혹은 인격의 바닥을 마주하게 될때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나에 대해서 아는 것이 두렵고 부담스러운 일이라 해도, 마냥 피할 수만은 없어요. 나에 대해 아는것이 나의 성장과 다른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먼저 이루어져야할 부분이기 때문이예요.


심리학에서 에릭슨의 발달단계에서도 타인과 친밀감을 맺는 단계나 무언가를 생산하는 단계 이전에,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을 먼저 두고 있거든요. 이러한 맥락에서 보아도, 나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내 자신이 성숙해져서 자녀를 기른다던가(생산성) 혹은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거죠.


하나뿐인 특별한 나의 아이에 대하여..


이렇게 부모로서의 성장을 위해서는 나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필요하고 그 다음으로는 아이에 대해서 알아야해요.


우리는 보통 아이가 어떠한 존재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곤 해요. 발달책도 보고 육아서도 보고요, 하지만 일반적인 아이 말고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에 대해서는 알아보는 것을 놓칠때가 많아요. 책에 나오는 아이, 친구네 아이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비교하거나 초조하게 되고, 때론 아이에게 잘 맞지 않는 방식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아이와의 관계가 망가지게 될 수 있어요.  


우리가 다른 사람과 다르듯이 우리아이는 누구와도 같지 않는 아주 독특하고 개별적인 존재이거든요. 우리는 정말 그러한 관점으로 아이와의 사귐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내 뱃속에서 나왔어도, 아무리 육아서를 읽어도 나의 아이를 잘 이해할 수 없는것은, 그아이는 정말 나와도 다르고 누구와도 같지 않은, 그런 존재이기때문이니까요.


나와 나의 아이에게 관심갖기, 사귐의 시작.


나 자신과 아이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그러면 어떠한 방법이 있을까요? 이것은 관심으로 부터 시작될 수 있어요. 대충은 알고 있다라고 생각했던 지금까지의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물처럼 나와 아이를 바라보는 그런 관점과 관심말이예요.  


우리가 이성을 만나 알게되고 사랑하게 되고 사귀게 되었던 과정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그사람의 취향, 싫어하는 것, 성격, 세상을 보는 관점, 취미 등등에 관심을 갖고 알아가고자 하죠. 내가 이미 예상한것과 다르다면 새롭게 기억을 하고 또 맞추어 나가기도 하구요. 나와 아이에 대한 앎도 비슷하게 생각해볼 수 있어요.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나 자신과 아이가 아니라, 한걸음 물러나서 애정어린 눈으로 가져보는 그 관심이요. 물론 경우에 따라 전문적인 도움이나 심리검사 등을 받는 것도 필요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관점과 관심일거예요.

두렵고 부담스럽지만, 나에 대한 관심.. 나 자신과의 사귐, 그리고 내 아이에 대한 이해를 한번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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