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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Nov 16. 2015

엄마의 일상에 의미를 더해주기

엄마의 성장키워드 4. 변화

가끔씩 마음의 평화가 깨지면서 감정이 요동칠때가 있어요. 그냥 아이도 돌보고 일도 하고 집안일도 하면서 하루하루 크게 다를 것 없이 잘 보내다가도, 어떤날은 갑자기 모든것이 너무 버겁거나 짜증나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 찾아와요. 그런 날에는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 지겹고 다 버리고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내가 챙겨줘야 할 대상만 너무 많고, 나를 돌보아주거나 생각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것 같다는 생각에 서럽기도 하구요.

실은 얼마전에 남편이 감기몸살 아파서 하루종일 약먹고 자는데.. 그런남편이 안쓰러운 마음과는 별개로,  갑자기 부러우면서 서글픈 마음이 드는 거예요. 생각해보니 아이를 낳은 후로는 단 하루도 제대로 된 데이오프가 나는 없었거든요. 심지어 아파도 아무에게도, 아무것에도 방해받지않고 약먹고 푹 쉬어본 경험조차 없었구요. 그 생각을 하니, 특별할 일도, 제대로 된 쉼도 없는.. 엄마와 아내로서의 내 삶에 대해 기운이 쏘옥 빠져버리는 것을 느꼈어요.

그러면서 생각한건데, 내 삶에 대해 가끔씩 이렇게 불평불만이 올라오는 이유는, 내가 내 삶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해야만하고 챙겨야 하는 역할에 의해서 수동적으로 끌려다녀야 하는 상황때문아닐까 싶어요.


사실 내 스스로가 의미있고 가치있게 여기지 않는다면, 집안일 이나 가족의 뒷챙김을 해주는 사소하고 반복되는 일들은 의미없고 지루한 일상으로 여겨지기 딱 좋으니까요.


효재의 설겆이 반지


예전에 살림꾼 효재씨의 책을 읽으면서 제가 참 좋아한 부분이 있었어요. 설겆이 반지 이야기 인데요. 효재씨는 설겆이 할때 끼는 반지가 따로 있다고 해요.  그 반지를 끼고 설겆이를 하면 사소한 설겆이도 의미있게 여겨지고 마치 내가 집안일을 하고 있어도 여왕처럼 느껴지게 해줘서 설겆이에 대한 불편감을 감수 할 수 있게 해준다고요..저는 그 부분이 참 좋아서, 그렇게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주는 자세를 배우고 싶어서 블로그에 적어두고 그 뒤로도 자주 꺼내 읽어보곤해요.


공간의 의미를 더해주는 음악.

또, 얼마전에 아따블르파리 라는 요리책을 보면서도 비슷한 부분을 발견했었어요. 요리를 하거나 집안일을 할때 상송이나 좋아하는 음악을 틀면, 혹은 좋아하는 와인이라도 한잔 두고 요리를 하면, 공간에 의미가 더해진다는 부분이었어요. 그 뒤로 저 역시 종종 집안일이 하기 싫은 날에는 음악을 틀고 요리를 하거나 청소를 하곤 해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기분이 조금은 달라지고 나의 움직임에도 활기가 생기더라구요.


공간에 음악을 더하는 것 만으로도 기분을 바꿀 수 있다.                 _아따블르파리 (144p)

우리가 아직 아가씨라면 모를까, 이미 엄마까지 된 이상, 나의 일상을 크게 바꾸거나 벗어나는 기회를 갖기란 참 어렵죠..그런데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은 우리 스스로를 참 무기력하고 수동적으로 만드는 것 같아요.  


큰 변화가 아니더라도, 나를 위해 음악을 틀거나 부엌에 책 한권을 두는 것, 나 혼자만을 위한 머그컵을 하나 준비하는 것, 예쁜 앞치마를 사는 것, 등은 지루하고 반복된 일상과 우리의 의무적인 돌봄의 일들을 조금이나마 힘있고 가치있게 만드는 능동적인 노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스로를 위해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추구하는 힘!

사소한 일에도 의미를 주는 시도!

내 삶을 능동적으로 내가 원하는 자리와 가깝게 둘 수 있는 힘..!


바로 거기서부터 마음이 건강한 엄마, 성장하는 엄마가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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