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저도 엄마들 상담을 하다보면.. 아.. 이 아이 정말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구나, 엄마 정말 힘들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아이들이 있어요.
신생아 일때부터 먹고 자고 싸고 그 어느 단계하나 쉽지 않고, 늘 엄마속을 새카맣게 태우는 아이들이요. 본래 타고난 기질이 민감하고 까다로운 아이들이죠. 이런 아이를 키우려면 엄마가 정말 힘들어요. 맞추어주려고 하지만 쉽지않고 그러다보니 맞추다 포기하다가 화도 내다가 하면서 우왕좌왕하게되지요.
이 유난스러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이 아이가 왜 그럴까, 내가 뭘 잘못해서 이러는 걸까. 왜 나만 이렇게 유난스러운 아이를 키우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많이 힘들어하세요. 그래서 저는 그때마다 까다롭고 민감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분명 너무 힘든일이지만, 불행한 일은 아닐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드리곤 해요. 그리고 이런 친구들은 '긁지 않은 복권' 이라고 꼭 덧붙여 설명해드린답니다.
까다로운 너, 정말 특별한 아이
일반적인 반응을 하지않고 까탈스럽기에 분명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 이 아이들은 주변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또 그것을 취하는 능력또한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모두 키우기 좋은 순한 아이를 원하지만, 실제로 순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극을 받는 것에서 밀리고 정해진 범위안에서만 성장할 가능성도 많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순한 기질의 아이라고해서 그냥 두어서는 안되고 더 많이 신경써야할 필요가 있구요.
반면에 이 까다로운 아이들은 자기에게 적합한 환경을 스스로 요구하고 표현하기에, 적절한 제한 안에서 욕구가 잘 채워지면 오히려 훨씬 더 멋지고 창의적인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아요. 실제로 훨씬 풍성한 내용으로 정해진 방법을 벗어나 독창적으로 놀이하는 모습도 많이 보게 되구요.
사실 까다롭고 예민한 아이들이 이후에도 심리적문제를 갖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런데 보통 이것은 아이가 가진 기질 그 자체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로 인해 아이가 꾸준하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거나 활동이 너무 제한되었거나 혹은 일관적이지 않은 양육을 받은것 등등에 의한 경우랍니다.
긁지 않은 복권
까다로운 아이를 키우느라 힘드시죠? 또 여러자녀중에 유독 독특한 그 아이가 너무나 어렵고 힘든 숙제이시죠?
하지만 그 아이는 걱정거리가 아니라, 긁지 않은 복권일 수 있답니다. 또한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 아이를 만들기 보다는, 그 기질을 보는 엄마의 관점이, 그리고 이러한 관점으로 부터 오는 엄마의 태도가 아이의 결과를 다르게 만드는 것이랍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유별난 아이가 아니라, 세상을 향해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특별한 아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면, 그래도 그 아이를 감당할 힘이 조금 더 생기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