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시간을 후회하는 엄마들에게
"다 내탓인 것 같아 후회스러워요. 시간을 되돌려 신생아때부터 다시 키우고 싶어요. 내가 많은 것을 이미 망쳐버린것 같아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어떤 엄마와 상담을 하며 들었던 이야기가 오랜 시간 제 마음에 남아있어요.
사실 이곳에 아이와의 좋은 상호작용이나 놀이법, 아이의 발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때마다 부담감이 있어요. 이러한 내용이 오히려 엄마들에게 잘 해오지 못했다는 죄책감만 주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때문에요.
제가 이전에도 엄마발달단계에 대한 이야기를 한적이 있지요?
발달:수정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전생애를 통해 신체적 기능이나 심리적 기능에 있어 한 개인에게 일어나는 변화
공부하는 내내 너무 흔하게 생각하며 흘려보낸 단어였는데 발달에 대한 이 정의를 다시 발견한 순간.. 저는 엄마로서 이 의미에 큰 위로를 받았었어요.
갑자기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엄마로 완벽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과정을 거쳐가며 변화해 가는 거라고..그 의미가 저에게 그렇게 해석되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니 후회스러운 지난 모습들도 의미가 있는 과정이라 여겨졌어요. 엄마답지 못한 나의 모습들, 예전만큼 누리지 못해 억울했던 철부지 마음, 아이에게 화내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며 지나왔던 모든 일들이.. 삭제해버리고 싶은 과거가 아니라 엄마로 발달해 가는 과정에서 경험할만한 일들이라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물론 건강한 엄마발달을 위해서 우리가 배우고 노력해야 할 부분들도 있지요.
하지만 내가 잘하지 못한 것 때문에 오늘 당장 부터 시작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우리 아이들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 이미 망쳐진것만 같아서 새하얀 새 종이에 다시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겠지만, 조금 삐뚤어진 그림도 다시 수정하고 덧칠하면 멋진그림이 될 수 있잖아요. 우리도 지금부터 다시 그려가면 되요.
매일, 매순간 다시 또 마음을 새롭게 고쳐먹으면서요. 그렇게 노력하고 또 시작하고 그러다보면 내가 엄마가 이렇게 되어왔구나 돌아볼 날도 오겠지요.
엄마는 되는게 아니라 되어가는 거예요.
내일부터 또 하면 되요. 걱정말아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