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고나서부터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나를 따라다니는 감정이 있어요.바로 죄책감이라는 녀석이예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엄마로서의 자신감이 왜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아무리 해도 충분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더라구요.내가 내 자신에게요.
지난주에 구강검진에 아들을 데려갔어요. 한바탕전쟁을 치르며 검사를 마치고 나니, 아이에게
벌써 충치가 의심된다고 하더라구요. 아이가 치아가 약한편이라 잘 닦여줘도 쉽게 썪을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셨어요. 집에 오는 길 내내, 내가 잘 못닦아줬나.. 내가 임신때 탄산음료를 몇 번 먹어서 그런가? 별생각이 다 들어서 참 속상하고 아이에게도 미안했어요.
지난 주말에는 아이와 외식하러 나갔다가 아이가 의자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어요. 전혀 중심을 못잡을 나이가 아닌데 졸려서 깜빡졸다가 균형을 잃었던 모양이예요. 아이의 머리에 커다란 혹이 박혀있는데 너무 속상하고 내 자신이 미워졌어요. 며칠간 계속 이상증상이 없나 살피고 상처에 약을 발라주면서 얼마나 속상했는지 몰라요.
“좋은엄마 되기가 너무 어려워요”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요”
생각해보니 내가 자주 엄마들에게 듣는 말이기도 해요. 그 말을 지난 며칠간 내 자신에게 참 많이 했었답니다. 충분히 잘해주지도 인내해주지도 지켜주지도 못하는 것 같아서요.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한번 내 마음에 물꼬를 튼 죄책감은 내 온 신경을 타고 퍼져나가는 그런 기분이었어요.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알지만, 실은 내마음도 제대로 다루지 못할때가 많기에 우리가 생각하기에 ‘좋은엄마’가 되는 것이 참 어려워요. 그런데 그렇다고 우리가 ‘나쁜엄마’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엄마’는 어쩌면 좋다. 충분하다. 그런 의미보다는 ‘완벽하다’에 가까운 의미는 아닌가 싶어요. 완벽하게 아이에게 잘 반응해주고 알려주고 지켜주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가 나쁜엄마인 것은 아니잖아요. 그것을 불량하고 불성실하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좋은엄마’보다는 ‘그냥 괜찮은 엄마’ ‘노력하는 보통엄마’가 되어보려구요. 내가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아이가 그것을 다 배우거나 완전히 안전해지거나 그럴순 없는거니까요. 내 마음에 죄책감이 피어나지 않도록 늘 돌보아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