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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Mar 29. 2016

무엇이 아이를 기다리게 할까?

마쉬멜로우 두번째 실험 이야기


안녕하세요~ 엄마들, 제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주일 정도 글을 올리지 못했어요. 
저도 마음이 건강해야 이것 저것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답니다.
엄마가 읽는 아동발달심리학을 처음 시작할때 말씀드렸지만, 
발달에 대한 이야기들을 진짜 육아하는 일상에 적용해서 엄마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정말 쓸 수 있는 지식만을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서 발달에 대한 기본 내용과 더불어, 
발달심리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물들도 제가 번역하거나 혹은 번역된 것을  토대로 
이야기를 가끔씩 나누어 보려고 해요. 일종의 부록이죠 ^^

참고 기다리는 능력!


오늘 첫번째로 나눌 내용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마쉬멜로우 실험이예요.

1960년대에 스탠퍼드 대학에서 한 실험이 있었어요. 아이에게 마쉬멜로우 한 개를 준 후, 15분동안 먹지 않고 기다리면 잠시 후에 와서 또 한 개의 마쉬멜로우를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이었죠. 방에 홀로 남겨진 아이들 중 일부는 실험자가 나가자마자 마쉬멜로우를 바로 먹어버리고, 또 어떤 아이들은 먹지 않고 기다리고자 여러 방법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이 실험은 "만족지연능력"이라고 해서, 아동이 당장 하고 싶은 것을 나중을 위해 얼마나 참고 기다릴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매우 유명한 실험이 되었어요. 이 실험에서 마쉬멜로우를 끝까지 먹지 않고 참아낸 아이들을 나중에  청소년기와 성인기에 다시 추적하여 보니 참지 못했던 아이들보다 더  높은 SAT(수능)점수를 받았고, 높은 사회적 능력과 성취를 나타냈다고 해요. 만족지연능력 실험은 최근까지도 여러 방송, 다큐멘터리 등에 많이 다루었고, 관련된 책도 있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는 개념이예요.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겨요.
이런 아이들의 능력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걸까요
아니면 무언가에 의해 길러지는 것일까요


마쉬멜로우 실험, 두번째 이야기



이러한 부분을 궁금하게 여겼던 ROCHESTER연구팀은 몇년전 아주 흥미로운 실험을 하였어요.  연구팀은 3-5살의 28명의 아동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 아이들에게 빈종이와 쓰던 크레용을 주며 텀블러 컵 안에 넣을 수 있도록 예쁘게 꾸며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은 쓰던 크레용 몇 개밖에 없으니 잠시만 기다리면 크고 좋은 크레용 세트로 바꾸어 주겠다” 라고 말했죠. 그리고 잠시 후 돌아와 한 팀에게는 “미안하지만 크레용이 없구나, 내가 실수를 했다. 그냥 지금 가지고 있는 크레용으로 대신 꾸며주겠니?” 라고 말했고, 또 다른 팀에는 약속한대로 크고 좋은 크레용 세트로 바꾸어 주었답니다. 
     
이 실험이 끝난 후, 실험팀은 모든 재료를 깨끗하게 치운 후, 테이블 위에 마쉬멜로우 한 개를 놓으며 스탠퍼드 대학의 마쉬멜로우 실험을 동일하게 진행해보았어요. 결과가 어떠했을것 같으세요? 실험결과는 정말 놀라웠답니다. 크고 좋은 크레용으로 바꾸어 주지 않았던 팀은 마쉬멜로우 실험에서 평균적으로 3분정도 밖에 기다리지 못했으며, 14명 중 오직 한명만이 약속한 시간만큼 기다렸어요. 반면 약속한대로 크고 좋은 크레용을 받았던 팀의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12분을 기다렸으며 14명중 무려 9명이나 15분을 기다렸구요. 
    
이 두 팀이 기다리는 시간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이 연구팀은 자신들의 연구보고서에서 '내가 참고 기다렸을 때 보상물을 받을 수 있는가?' 이것에 대한 가능성을 생각하고,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능력이 우리 아이들에게 있다고 보았어요. 아이들은 보상을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불안정한 상황에 대하여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민감한 것이지요. 아이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다른 양육과 보상을 주는 것은 아이들로 하여금 기다리지 않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요. 


아이와 신뢰로운 관계를 쌓아가기


엄마들이 육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가장 어렵다고 하는 부분중에 하나가, 아이의 자기조절에 대한 걱정인 것 같아요. 아이가 하고싶은 욕구나 충동을 잘 조절하지 못하고 기다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많이 걱정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것이 어디로부터 출발하는지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것은 '신뢰' 라는 부분가 맞닿게 된답니다. 이것은 단순히 아이의 옳은 행동에 대해 좋은 보상을 주는 행동주의적인 관점과는 달라요. 아이가 자신을 조절할 수 있게 만드는 신뢰롭고 안정된 관계, 그러한 관계가 있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 이지요. 실제로 제가 일하는 현장에서도 아이와 엄마의 기본적인 신뢰가 회복될때 아이의 자기조절력이 많이 향상되는것을 자주 보게 된답니다.

저는 크레페 케이크를 참 좋아하는데요, 겹겹히 쌓여서 케이크가 되고, 그것이 남다른 부드러움을 주는 것 같아요. 아이와의 관계를 쌓는 일이 이 크레페 케이크 같다는 생각을 해요. 엄마들은 한번에 아이를 좋아지게 할 방법을 찾지만, 모든 관계가 그렇듯,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쌓아가는 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이에게 일관적이고 신뢰로운 양육을 하는 것, 약속을 지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이 한겹두겹 쌓일때, 아이가 무언가를 기다리고 성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자원이 될거예요.
     

* Original article : The Marshmallow Study revisited - Delaying gratification depends as much on nurture as on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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