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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Apr 15. 2016

감추는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는 일이 이렇다보니,  매일 매일 많은 엄마들을 만난다. 참 신기한것이, 엄마들 각각은 성격도 성장배경도 현재의 상황도 모두 다르지만 엄마로서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엄마라서 느끼는 행복과 감사함 뒤에는 부담감, 미안함, 죄책감, 분노..그리고 답답함과 초조함, 내 삶을 찾고 싶은 막막함과 같은 여러 감정들이 뒤엉켜있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집단상담은 그 어느 집단보다 유대가 빨리 형성되고 공통의 주제가 빨리 수면위로 올라오는 만큼, 반면에 설명할 수 없는 거리감이나 경계도 꽤나 강하게 존재한다.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기에 오히려 쉽게 내 마음을 꺼내놓을 수 없는, 그런 복잡하고 팽팽한 느낌이, 함께 있는 공간의 공기에서 느껴진다.

내가 만난 많은 엄마들은,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모든 사람이 대부분 그렇다지만, 엄마들은 더 그렇다. 그런 감정을 제대로 느끼거나 인정하면 그 감정에 압도되어 엄마로서 잘 기능할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우리안에 있다.

나 역시 그렇다. 아이가 사랑스럽지만  동시에 느껴지는 우울감이나 답답함을 완전히 내것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고, 의연하고 무던한 엄마가 되고 싶다.

하지만 감추는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딘가에 숨어있는 감정들은 표출될 기회만을 노리고 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자꾸만 새어나간다. 어떨땐 감당하기 힘든 흉측한 모습으로. 

부끄러운 모습이 없는 엄마, 혹은 그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의연할수 있는 엄마보다는..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인정할 수 있는 엄마가
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엄마들과의 수많은 만남속에서 나는 그것을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엄마가 좀 더 자신의 감정을 편안하게 만날 수 있도록 그 감정들도 나의 것이니, 잘 데리고 살아갈 수 있도록

*그로잉맘 성장모임 첫 날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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