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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추도사 Oct 08. 2020

8년째, 똑같은 생리대를 빨아 쓰고 있어요

8년째 면생리대만 쓰면서 알게 된 4가지

여자들에겐 한 달은 28일이다. 3일 정도는 생리통으로 고생하기 때문이다.

근데 그 3일을 뺏어간 게 생리가 아닌, 일회용 생리대 때문이라는 걸 면생리대를 쓰면서 깨달았다.


8년째 같은 면생리대를 쓰고 있다.

매년, 매달. 같은 생리대를 빨고 말리고 다시 쓰고 있다.


주변 여자 친구들에게 면생리대를 적극 추천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줘도 '직접 빨아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 말한다.

근데 막상 써보면 그 귀찮음을 넘는 면생리대만의 장점이 무궁무진하다.


8년 동안 생리대 빠는 게 귀찮지 않고 오히려 그 순간마저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여자도 한달, 30일을 오롯이 활기차게 보낼수 있게 해주는 면생리대만의 장점 4가지를 정리했다.


1. 생리통이 사라진다.

면생리대 사용 첫 달, 가장 큰 변화는 생리통이 싹 사라진 거였다. 

그전까지는 생리 초반에는 밑이 빠지는 느낌이 심하고 하체가 축 늘어졌는데 그런 증상이 싹 사라 졌다. 정말 신기했다. 생리통에 10년을 살다가 그게 한순간 사라지니깐 면생리대 매직에 빠져 다음 달에도 혹시 이번에도? 하면서 썼다가 그다음 달에도 없어서 '면생리대'를 쓰게 됐다.


물론 생리 전 증후군(PMS)은 그대로다.

하지만,  일회용 생리대를 썼을 때 외음부가 쓰라리고 몸 전체가 축늘어지는게 싹 사라졌다.


면생리대를 쓰면서 생리 중에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게 큰 변화였다. 


처음 면생리대를 샀을 때는 이걸 어떻게 빨래하나 걱정했다.

특히 함께 사는 남동생에게 안 들키게 언제 빨고, 어디다가 말리지 고민했다.

근데 '생리통이 싹 사라지면서 매번 누워만 지냈던 3일 동안 내가 하고 싶은걸 할 수 있다 보니'

동생이 보든 말든(생리는 부끄러운게 아닌 자연스럽고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이잖니) 10분 정도 시간 들여서 생리대를 빠는 게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한 3년은 그렇게 생리통이 없이 살았다.(하지만 회사 다니면서 다시 생리통 도짐ㅠ생리통이 스트레스와도 연관이 있는 듯하다)


생리와 생리통은 실과 바늘처럼 따라오는 거라 생각했다.

근데 면생리대로 바꾸면서 생리통은 흡착패드의 화학물질이 유발한다고 확신하게 됐다.

화학제품이 몸에 직접적으로 닿으면서 몸 전체에 영향을 줬을 거라 생각한다.


면생리대 빠는 10분만 참으면 그동안 생리통 때문에 비몽사몽 보냈던 72시간을 되찾을 수 있다.


2. 생리혈이 새지 않는다


생리를 시작하면서 매달 엄마에게 혼났다.

왜 이렇게 칠칠치 못하게 이불에 묻히냐고, 이불만 묻히면 다행이지

외출하다 하의에 생리혈이 새서 집에 다급하게 돌아온 기억이 너무 많다.


면생리대를 쓰곤 생리혈이 단 한 번도 샌 적이 없다.

그래서 일회용 생리대 광고에서 '흡수력'과 '샘 방지'를 강조한 광고가 과장이라고 생각한다.

일회용 생리대는 적은 양의 혈만 감당할 수 있다.

생리 초반에는 한 시간마다 생리대를 바꿔줘주지 않으면 혈이 새, 옷을 버렸다.


근데, 면생리대는 하루 종일 차고 있어도 새지 않았다. 순면을 여러 겹 겹쳐 놓았을 뿐인데,

흡수력과 저장능력(?)이 정말 일회용을 능가한다.


생리가 새지 않으니 생리대를 예전보다 덜 갈게 됐는데도 냄새가 나지 않는 것도 신기했다.

그동안 생리할 때 나는 냄새가 생리혈의 냄새가 아니라 화학제품과 반응해서 나는 냄새라는 걸 알았다.


생리할 때마다 매번 외출 때마다 생리혈이 새지 않을까 걱정하거나,

상대가 냄새를 맡을 까 봐 행동을 작게 했는데, 면생리대를 쓰고는 그럴 일이 없다.

이 두 가지 걱정을 덜어 준 것도 생리 중 일상생활을 평소처럼 하게 한다.


3. 매달 생리대 구입비용 절약


매번 생리할 때마다 세일 제품을 샀다. 그만큼 저렴한 성분으로 만들어졌겠지만 돈을 아끼고 싶었고 어차피 한번쓰고 버리는거니 싼걸 샀다.

비싼 건 한통에 1만 원을 훌쩍 넘긴다.


한번 생리하면 생리대만으로 1만 원 5천 원 정도 쓴다. 1년 동안 15만 원의 비용을 생리하는데 쓰는 것.


8년간 면생리대를 쓰면서 여행할 때 쓴 생리대 빼고 단 한 번도 생리대를 돈 주고 산적이 없다.

매달 1~2만 원의 고정비용이 나가는 걸 아낄 수 있다.


면생리대를 쓰면서 생리대 빠느라 빨랫비누를 사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좋은 빨랫비누도 3~4천 원이고 6개월은 쓴다.


아무리 비싼 면 일회용 생리대도 2만 원은 하는데 결국엔 화학제품이 들어가 있는 것.

몸에 안 좋은걸 내 돈 주고 사지 않아도 된다.


4. 매달  몸 상태를 정확하게 자가검사할 수 있다.

여성에게 자궁은 제2의 심장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신체기관이다.

이 기관의 상태를 매달 체크할 수 있는 단서가 생리혈이다.

매달 생리대를 직접 빨다 보니 이번 달의 혈색, 점액의 상태 등을 체크해 몸상태를 인지할 수 있다.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는 혈의 색깔이 탁하거나 갈색빛을 돌아서 깜짝 놀랐다.

생리 양이나 혈 상태를 통해서 걱정이 되면 미리 검사를 받거나 매일 하는 운동 강도를 조절하곤 한다.


몸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은 우리 몸 상태의 단서가 된다.

대변 상태를 보고 내 장의 건강(몸상태)을 알 수 있듯,

생리혈도 한 달마다 건강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고 건강검진이나 자궁 검사 때 의사 선생님에게 이를 설명하면 더욱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생리혈을 매번 체크하는 게 기특하다고 칭찬도 받음)


일회용 생리대를 쓸 때는 생리는 그냥 빨리 해치워야 할 성가신 것이었다.

'생리 빨리 끝나라', '왜 이렇게 이번 생리통은 너무 아프지'라며 끝나기만을 다렸다.


근데 직접 생리대를 빨면서 생리혈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보니

내 몸 상태를 알려주는 단서를눈으로 확인하면서 문제가 있을때 빨리 조치를 취하거나 그에 맞게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내몸과 친해지는 기분이 들고 그러다 보니 세심하게 살피게 된다. 


그외: 쓰레기 감소, 규칙적인 주기

*쓰레기가 엄청 준다. 남동생과 살기도 하고 뭔가 생리혈흔이 가득 뭍은 내 생리대를 누군가가 볼거 같은게 불편해서 쓰레기 통에 버릴때도 찝찝했다. 근데 그 양이 봉지 하나를 가득 채우니 생리하면서 쓰레기도 참 많이 만든다 생각했다. 생리대는 재활용이나 분해가 되지도 않는다. 20~30년간 생리하는 내내 나오는 생리대가 어마어마 한데 이를 나만 줄여도 쓰레기를 엄청 줄일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생리주기가 규칙적이게 된다. 면생리대를 시도해본 몇몇 친구들 말해준 변화다. 나도 원래 주기가 규칙적이긴 했는데, 8년째 그 일정이 정확하게 맞다(물론, 해외여행을 다녀올때 빼고)



일회용품은 피치 못할 사정일때 임시방편용으로 쓰기위해 만들어 진것이다.

'일회용 생리대'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비싼 밥을 먹을때도 일회용 그릇, 나무젓가락을 쓰지 않고

좋은 수저를 써 더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것 처럼,

면생리대를 쓰면 생리를 하면서 나의 몸상태를 더 잘알고 앞으로 한달간의 몸 컨디션의 계획을 세울수 있다.

그리고 생리가 생각보다 몸을 아프게 하지도 않고, 냄새가 나지도 않고, 일상생활에 성가신 일을 만들지도 않는다는걸 알수 있다. 그래서 생리기간이 두렵지 않고 즐기게 된다.


그럼 이번달은 '일회용 생리대'가 아니라 '면생리대'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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