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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추도사 Aug 20. 2020

발레 권태기를 이겨내는 5가지 요령

10년차 취미 발레리나의 발레 권태기 극복 방법

선수가 매너리즘을 겪고, 취미 발레리나도 권태기를 겪는다.


발레 전도사로 여러명을 발레를 입문하게 만들었다.

대부분은 처음에는 정말 재밌다고 하지만, 대부분 1년이상 발레를 꾸준히 하지 못했다.


처음 한둘이 발레 권태기가 왔다며 고민을 털어놨을 때는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대부분 어느정도 지나면 발레가 요즘 재미없다고 말했다.


그때마다 그저 '어쩌지?', '장비 몇개 더사봐'라는 식의 단편적인 조언만 늘어놨다.

(그렇게 친구들은 발레의 숲에서 떠나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나도 발레가 심드렁했던 기간이 있었고,

의무적으로 발레를 하러 갔었다. 그리고 지금도 종종 그럴때가 찾아온다.


권태기를 버텨 발레를 1년 이상해야 발레의 효과인 '올바른 자세', '체형교정' 및 '박자에 맞춰 몸을 주체적으로 쓰는 방법'을 터득 할 수 있다. (1년 정도(일주일에 2시간씩)로는 발레의 정수를 경험하는데 한계가 있다.)


발레의 효과를 몸에 새기기 위해, 1~3년 이상 지속할 수 있게 권태기를 잘 버티는 방법 5가지를 소개한다.


1. 다른 유산소 운동을 시작하기
 

발레선생님이 추천해준 해결책이었다. 결론적으로 가장 효과 있는 방법이다.

유산소 운동으로 몸이 가벼워지거나 체력이 좋아지면서

발레 동작이나 능력치가 높아지면서 재미가 붙게 된다.

등산을 하고 난 다음 발레를 하러 갔다. 유산소를 하며 뭉친근육을 발레스트레칭으로 풀어주니 어느 운동보다 게운했다.

발레선생님은 수영과 걷기(뛰기)를 제일 추천했다.

나는 등산, 또는 수영을 번갈아 가면서 했는데

유산소 운동이 기본적으로 과식 하지 않으면 살이 빠진다.

몸이 가벼워지면 발레 동작을 더 잘하게 돼 재미를 붙이게 된다.

살이 빠지면 동작과 스트레칭이 능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많은 발레 전공생들이 살빼는데 집착하는 거다.


취미 발레는 특히 초급반일 수록 스트레칭과 버티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근력에 좀더 강화된 운동다.

개별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해  '유산소+근력 운동'의 운동 균형을 맞춰주면 좋다.


발레 수업은 꾸준히 듣는데 실력이 늘지 않아 스트레스 받는다면,

변화 없이 계속 같은 도전만 하지말고

다른 유산소 운동을 통해서 몸의 변화(체중변화)를 만들어, 보는것도 발레 세계의 새 국면에 드는 방법이다.


2. 발레 레슨 시간을 바꿔보기(저녁, 오전, 점심)


아침형 인간, 저녁형인간이 있듯이 개인마다 운동도 더 잘되는 시간이 있다.

매번 저녁에 발레를 했던 사람이라면, 주말 점심이나 오전반에 레슨을 하는것도 변화를 주는 방법이다.


같은 운동이여도 바깥 온도, 햇빛이 달라지면 발레가 새롭게 느껴진다.

저녁 레슨은 항상 창밖에 어둑해서, 거울 속 내모습에만 집중해 좀더 몰입해서 레슨을 할수 있다면

점심이나 오전 레슨은 햇살을 받으면서 음악에 맞춰 발레동작을 하다보면,

약간 공주병 이지만(?) 정말 발레리나가 된 착각이 들어 분위기의 매력에 빠질수도 있다.

아침에 햇빛을 받으면, 이런 느낌으로 발레할 수 있다. 분위기에 취해 발레 못하던 동작도 하고 싶어진다.

나는저녁 레슨이 더 몸이 잘 풀리고, 동작도 잘됐다.

심리적으로도 하루 일과를 마치고 스트레칭을 하니 몸도 개운하고

레슨 후 잠자는 것 외에는 일정이 없어 심리적 부담감이 없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레슨에 임했다.


낮에 레슨하면 자연광을 받으면서 하늘하늘 동작하는 모습을 보는게 좋았다.

(여자들 거울 셀카 폭발, 하늘하늘한 발레복 입고 인스타그램어블 사진 득탬)

반면, 몸은 오히려 더 뻣뻣하고 잘 풀리지 않았다.


발레 권태기가 어쩌면 발레가 문제가 아닌,

매번 반복되는 환경이 지겨워서 일수도 있으니, 시간대를 한번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3. 학원이나 선생님을 바꾸기

그동안 발레 선생님이 잘 맞았다고 하더라도,

좀 지겨워 졌을 수 있으니 새로운 발레 티칭을 받는것도 하나의 시도다.


잘 맞았던 선생님이여도 새로운 곳 가서 더 잘 맞는 선생님을 만날 수도 있다.

(내가 그랬다)


발레도 선생님 마다 티칭 스타일이 다르다.

발레의 운동 시퀀스도 선생님 마다 다르며,

동작을 하면서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선생님 마다 다 달랐고

발레 동작에 맞춰 추는 클레식 음악도 선생님 마다 다 달랐다.


어떤 발레 학원은 플로어 스트레칭에 80% 치중하는 곳이 있고,

어떤 곳은 몸풀기는 각자 알아서 하고 처음부터 주요 동작들을 시키는 곳도 있다.


또 발레 학원마다 스타일도 다르다.

인테리어가 모던 한곳 부터, 아기자기 하늘하늘한 커튼을 달아둔곳, 예쁜 사진이 나올수 있도록 인테리어 한 곳 등 다 다르다.

새로 다니는 스튜디오가 예쁘면 일찍가서 거울앞에서 포즈도 잡아보고 싶고, 사진도 찍고 싶고 그렇다.

인스타에 올릴만한 사진 하나 건지는게 주객전도 인듯 하지만,

그래도 발레 학원에 꾸준히 나가게 하는 요소가 된다면 학원이나 선생님을 바꿔보는 것도

지루했던 발레 일상에 변주를 줘, 꾸준함을 이어가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4. 발레 동영상 시청 / 국립발레단 공연 보러가기


우아한 백조를 연상하면서 발레 배우러 왔는데,

매주 거울앞에서 오리가 뒤뚱거리는 모습을 마주하면 배움의 의지가 바사삭 되는건 사실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선생님이 '그자세 아니야', '목을 더 들고, 허벅지 힘더주고, 어깨내리고'라고 요구를 하면 도대체 어떤게 완벽한거길래 나한테 계속 지적을 하나 작아질때도 있다.


러시아 바가노바 발레단의 발레 연습동영상을 보면 우리가 발레 레슨 시간에 배운

기본적인 자세를 정확하게 하는걸 볼수 있다.

매번 기본적인 동작만 하고 언제 훨훨 나나 답답했었는데


바가노바 발레단의 아이들이 기본동작도 우아하게 손과 머리를 이리저리 흔드는걸 보면,

레슨 때 마다 하는 기본동작도 예술이 될수 있다는 생각에 레슨 받을때 좀더 따라하고 욕심도 생긴다.


유튜브에 바가노바 발레(vaganova ballet class)로 검색하면 된다.

 동영상을 보면서 눈으로 정확한 발레동작도 익히고,

아름다운 발레영상도 시청하면 발레 권태기가 조금 나아진다.


근데, 동영상으로만 보면 이것도 어느시점에서 지겨워진다.

그때가 정말 공연을 가서 작품을 볼 시기인 거다.

우리나라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셜발레단의 정기공연을 보는것을 추천한다.

1만원으로 정기공연을 볼수 있다.

공연 당일, 시야제한석이나 팔리지 않은 좌석의 경우 90%정도 할인된 가격에 당일판매한다.

시야제한석이라고 하지만 정말 조금 제한될뿐 공연 전체를 보는데 전혀 무리 없다.

(시야제한석은 당일 공연시작 2시간 정도 전부터 선착순 판매인데, 느긋하게 1시간 전에 가서 구매했는데 한번도 매진된걸 본적이 없다.)


레슨시간마다 선생님의 말씀에 전혀 이해 할수 없는 '고개들어', '승모근 내려', '어깨내려', 허벅지 안쪽 더 힘줘','가볍게 내려와'라는 말을 두눈으로 확인 할수 있으며 멋진 발레리나, 리노들이 군무를 할때면 발레가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란걸 알고 매 정기공연마다 오게 된다.(제가 그래요ㅠㅠ)


처음 발레공연을 보러갔을때 무대와 토슈즈가 맞닿는 콩콩 거리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그소리가 또 듣고 싶어 '나도 얼른 토슈즈 신어야지!' 다짐했다.

5. 개인레슨 받아보기


재미를 붙여 지속했는데, 계속 제자리인것 같고 매일 똑같다고 생각해 발레가 지루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개인 레슨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조언은 권태기 때문에 고민인 친구 뿐만 아니라 1년 이상 배운 친구들에게도 한다.


이유는 단체 수업에서는 한계가 있는 정확한 자세를 선생님이 짚어줄수 있고,

선생님이 나에게만 집중하다보니 내 몸에 관심을 갖고 내가 볼수 없는 몸의 특성을 알려주면서 더욱 (발레로만)친밀해질수 있다.

(커피를 같이 마시고,밥을 같이 먹어서 친밀해지는걸 뜻하는게 절대 아니다)

선생님도 나를 좀더 유심히 보면서 내가 왜 그 동작을 힘들어하는지, 하나의 동작에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면서 잘 될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조금씩 나아지고, 그럼 발전되면서 발레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


나의 경우 딱히 발레 권태기가 왔을때 개인레슨을 받은게 아니라,

그룹레슨에서 사람들이 아무도 오지않아 개인레슨을 3번받았는데, 그룹레슨과는 완전히 다른 선생님의 티칭과 케어(어쩔수 없음)덕을 보면서 개인레슨을 자진해서 시작했다.


더 정확히 동작을 알게되고 발전하고, 질문도 더 많이 해 몸은 여전히 동작을 못해도,

머리로도 이해돼 차근차근 시도하는 도화선이 됐다.


그룹발레가 주는 발레의 재미가 있다면 개인레슨만이 줄수 있는 재미도 분명히 있다.

학교 수업과 과외는 전혀다른 재미인것 처럼 말이다.


가격이 부담되면 앞서 말한대로 일주일에 한번 개인레슨1번+ 유산소 운동2~3번을 하거나

그룹레슨은 지속적으로 받되, 한달에 한번정도 선생님과 개인레슨을 받아 점검하는 시간도 좋다.



권태기라는건 당연한 거다.


어느 궤도에 오르려면 루틴을 반복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지루해지고, 다른 운동이 궁금해진다.


작은 변주를 준다고해서 바로 발레가 좋아지는것도 아니다.

오히려 변화를 주는 노력까지 했지만 한번 뒤돌아선 마음은 발레가 귀찮고, 아닌거 같고,

아 그냥 완전 확 엎어버리고 다른 운동 새로 배우고 싶을때가 있다.


그래도 일단 아무생각없이 하던거를 놓지 않고 지속하다보면 어느샌가 내 몸에 습관이 새겨지고, 좋은 습관이 반복돼 성장하고 그런 내자신이 뿌듯해 운동을 놓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이젠 발레없이 못살아를 외치게 되는거다.


Just keep dancing bal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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