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등산을 준비하는 등린이가 알아야 할 5가지
등산에 빠져 산지 언 2년 반,
여기저기 친구들을 산에 데리고 다니며 등산 마니아로 입덕 시켰다.
금요일 밤 술을 퍼부어 마시던 친구를 다음날 이끌고 관악산에 오르며 '해장 등산'을 하고
이별 후유증으로 입맛을 잃은 친구를 데리고 청계산 정산서 맛난 김밥으로 '집 나간 입맛'도 되찾아줬다.
누굴 만나도 등산 찬송가를 부르니, 몇몇 친구들이 질문을 하는데
'뭐 준비해야 돼?' '중간에 돌아올 순 있어?', '누구랑 같이 가?' 등 엇비슷한 질문을 받게 된다.
등산 초보였던 시절을 떠올리며 등산에 입문한 방법 및 초보자들을 위한 안내서를 정리했다.
. 등산 누구랑 같이해요?
1. 등산 누구랑 같이 가요?
직장인 소모임 앱이나 취미 앱을 추천한다.
왜냐면 등산을 하고 싶은 사람들과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나의 첫 등산 동호회는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 취미 카테고리에서 간간히 올라오는
'등산 같이 가실 분 구합니다'글에서 쪽지를 보내 시작됐다.
(친구들이 '곧 블라인드에서 셀소도 하겠다;;라고 놀렸다.)
많은 이들이 직장인 앱이나 취미 앱에 편견이 있다.
이상한 사람들이 있으면 어쩌냐고, 연애하려는 찌질이들만 있는 거 아니냐고ㅠ
지난 2년간 4,5곳 동호회를 다녀봤는데, 등산 동호회는 건강한 사람들과 네트워킹하기 좋은 그룹이다.
어느 등산을 가든 등산 전문가와 등린이 비율이 3:7 정도다.
첫 등장한 등린이를 인터뷰해보면 등산가고 싶은데 같이 갈 친구가 없어서 용기 내서 왔다고들 한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힘든 산을 오르다 보면 어색한 건 초반 3분 정도고 점점 연대의식이 생기고 소속감이 생긴다.
그때부터 서로 등산 일정을 공유하고 함께 등산 가는 네트워킹이 생기는 것.
등린이 당시 블라인드에서 남자 3명과 여자 4명이서 모여서 갔는데
지금도 그분들과 급 등산을 가고 취직자리나 회사 정보를 주고받을 정도로 유익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연애나 썸조차도 없다), 더불어 여러 등산 소모임을 갔지만 그 어느 분도 데이트를 신청하지 않았네요;;
간혹, 그냥 등산 같이 갈 사람 없으면 블로그랑 표지판 참고해서 혼자 가겠다는 이들이 있는데.
초보자라면 비추다.
산길은 까딱하다 잘못 들어설 수 있고, 잘못하다가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게 같이 으쌰 으쌰 할 사람이 있어야 정상에 쉽게 오를 수 있다.
함께 갈 사람 없다고 등산 포기하지 말고, 소모임 앱이나 인스타 #등산 스타 그램 검색해서 댓글 달고 등산 라이프 시작하면 된다!
2. 준비물은 뭐예요?
222. 등산할 때 뭐 입어? 등산화 꼭 필요해? 등산 준비
1. 타월(땀을 정말 많이 흘린다, 물티슈나 휴지로는 감당이 안될 정도로. 특히 휴지는 땀 닦다가 실오라기가 되니 타월 꼭 챙기자)
2. 물(얼음물 1통 500ml/ 그냥 물 500ml 2통): 해발 500~800 정도 되는 초보 산 기준
3. 긴바지 착용 추천: 산에 작은 나무, 풀, 낙엽들이 다리에 스치면서 이래저래 상처를 낼 수 있기 때문/ 청바지 입고 온 사람도 있었는데, 등산은 하체 운동이다. 하체에 땀이 쏟아지는데 청바지가 들러붙으니 등산 내내 고통스럽다)
4. 중간중간 당 충전할 수 있는 것(과일, 초콜릿)이다.(쉬는 도중에 많이 먹으면 올라갈 때 힘들다, 에너지 보충 정도로만 가져가면 된다, 뭍에서 맛없는 과일도 정상에서 먹음 꿀맛이다)
5. 등산화는 선택이지만, 운동화로도 충분하다.(등산화는 등산 5번 정도 해보고 사길 권함)
3. 초보 등산러 추천 산(서울 기준)
1. 청계산: '청계단'이라고도 불릴만큼 '계단'이 많은산. 이효리가 한때 주말마다 청계산에 오르며 몸매 관리를 했다고 한다. 배우 이시영씨가 가장 많이 오르는 산도 청계산이다. 그만큼 운동 꽤나 하는 사람들이 가뿐하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왕복 3시간이면 넉넉하다. 산을 오른다는 생각보다 계단을 오른다고 생각하면 되는 산이다.(청계산 미나리전 추천)
2. 아차산~용마산: 아차산과 용마산은 붙어있어서 둘이 함께 가야지 '아 나 그래도 운동했다'라는 느낌이 산다고 한다. (아차산 할아버지 손두부 추천)
3. 인왕산: 등산러들에게는 동산 취급 받는 산이다. 그늘이 없는 산이니깐 꼭 선크림이나 모자 챙길것. 서촌과 가까워서 등산하고 뒷풀이 장소가 많아서 다들 등산 기분만 내고 고주망태 되서 가는 산 되겠다. (뒷풀이는 자하손만두 추천)
4. 관악산: 초보산 중에 그나마 난이도 있는 산, 정상인 연주대에 오르기 5분전 부터 고소공포증 환자들은 무서울수 있는 길이 있는데, 생각보다 무섭지 않고 우회로도 있다. (낙성대역 소풍가는날 김밥추천)
초보자도 북한산이나 도봉산을 갈수 있다.
개인적으로 첫 등산하는 친구를 북한산에 데려간적이 더 많다.
북한산 정도 되야지 아득히 높은 곳에서 서울시내를 내려다 보고,
온몸으로 자연의 웅장함을 느껴 감동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몸을 많이 움직이고 땀을 많이 흘려서 등산의 매력에 쉽게 빠지는거 같다.
다들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북한산 정말 좋았다고 또 언제 등산 가냐고 꼭 묻게 하는 산이다.
그래서 어느 산을 가느냐 보다 같이 정상까지 갈 동행이 있는게 중요하다.
아무리 힘든 산도 어쩌다 보면 울며 정상을 향해가고 있을테니깐
하지만 처음부터 무리하고 싶지 않다면, 앞에 소개한 산을 추천한다.
4. 생리할때는 등산 가지 말것
등산을 매주 못하면 몸이 찌뿌둥해서 생리할 때도 등산갔다가,
한달 내내 무릎 도가니가 으스러 지는 줄 알았다.
생리가 끝나고 나서도 회사에서 계단을 내려올때 무릎이 너무 시려
꽃게처럼 옆으로 계단을 올랐다.
생리 할때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뼈나 연골을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게 한다.
그래서 산을 내려올때 관절이 부딛히고 평소보다 심하게 충격이 가해지면서
무릎에 무리가 평소보다 더 심하다. 그리고 고통이 한 일주일 갔다.
생리할때 만큼은 제발 쉬어야 한다.
5. 그외의 기타 등등
*. 발톱깎고 등산!
:내려올때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발까락 아플수 있다, 이건 등산 초보자가 알려준 현실 팁
**. 함께 등산 할 사람에게 자신의 체력이나 등산 경험 등등을 미리 알려주기
:등산은 함께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사람에게 자신의 체력이나 경험을 알려줘야 한다. 등산 좀 해본 등산러들은 초보자에 맞춰주고, 너무 늘어지지 않게 페이스를 조절해주니깐 미리 양해 구하자)
***. 등산길을 모르겠거나 등산하다 궁금한게 생기면 주변 어른들이나 '아이스크림, 음료수 장수'에게 물어보기
:산에 가면 네친구가 내친구, 내친구가 네친구가 되고, 처음 보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먹을걸 나눠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이게 바로 등산의 매력 가던길이 맞는지 헷갈리는데 WIFI나 지도가 없다면 지나가는 산악회 아줌마아저씨들에게 물어보자 묻기도 전에 먼저 말걸어오는 경우가 다반사 등산 고수님들이 많아 새로운 루트 소개 및 등산 팁도 얻을수 있다. 등반 길이나 정상에서 아이스크림이나 물장수 아저씨들이 있는데 사지 않더라도 이것저것 물어보면 친절하고 정확하게 알려주신다)
함께 했을때 더 재미있는 운동이 있는데, 그게 바로 등산이다.
그래서 등산의 시작은 함께할 사람을 찾는거라고 주변지인들에게 말한다.
그리고 같이 가자고! 언제든 난 시간되니 함께 가자고!
처음 본 사이라면 '등산 좋아하냐?'고 말을 걸고,
더 알고 싶은 사이라면 '같이 등산가자'고 꼬신다.
말도 안섞어보고, 어색했던 사이도
거친숨을 함께 쉬고 힘들어도 할수 있다고 외치며 등반하고,
정상에서 꿀맛나는 물을 마시면 왠지모를 유대감이 생기고 함께 해냈다는 성취감도 얻게 된다!
이 기분은 정말 같이 등산해야지만 알 수 있다!
이번주말 다들 등산 렛츠고!
<끝>
(궁금하신게 있다면 댓글남겨주세요)
4. 생리할때는 등산 하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