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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추도사 Oct 05. 2022

가을, 서울에 산다면 러닝 해야죠

러닝 홀릭을 부르는 서울 러닝 코스 top 4

지금, 서울은 러닝 시즌이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서울 어느 거리를 가도 러너들을 발견할 수 있다.


서울 구석구석을 발로 뛴 지 언 7년째, 러닝 새내기 친구를 데리고 뛴다. 왜 뛰어야는거냐는 투정을 부리던 친구들이 곧 ‘서울에 이런데가 있었어?', '정말 아름답다' 라며 계속뛰게 하고 러닝 약속을 잡게 만든 서울의 러닝 코스 4곳을 소개한다.


 

아래 러닝코스의 공통점은 세가지다.

1. 평지 위주의 길(오르막 내리막은 짧거나 거의 없을 것)

2. 길은 안전하게 잘 정비돼 있어야 함

3. 러닝이 힘들어도 풍경이 아름다워서 힘듦이 로맨틱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게 해야 한다.


1. 사계절의 오감을 느낄 수 있는 남산 북측순환로

 단연 서울의 최고 러닝코스다. 7년째 서울의 여러 러닝 코스를 다녀봤지만 이만한 곳이 없다. 7년째 매달 10번 이상을 달리는 코스인데도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코스라 항상 새롭다. 남산 정상에서 보이는 역동적인 서울의 전경, 그리고 계절에 따라 무성한 나무와 꽃들의 피고 짐이 매년 다르다. 1천 종이 넘는 나무와 인공 시냇물이 흘러 생태가 생태 보고 지역이다. 직박구리, 소쩍새, 딱따구리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고, 다람쥐가 겨울을 부지런히 준비하는 것도 러닝을 하면서 볼 수 있다. 도시 생활만 하다가도 이곳을 뛰다 보면 자연에게 위로받는다.


코스 전체적으로 인프라도 좋은데 약 5KM 코스가 우레탄이 깔려 있어서 무릎이나 발목 충격도 덜하다. 자전거나 자동차는 다닐 수 없어서 안전하다. 오르막길이 있어 힘들 수 있지만 1분 이상 이어지지 않으며, 그만큼 내리막길도 많다. 남산 북측순환로의 하이라이트는 귀여운 고양이다. 이 거리엔 까만색, 인절미 색 귀여운 고양이 가족이 사는데, 열심히 뛰는 와중에 누워서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면 아기들을 보면 멈춰서 한참을 놀아주고 간다.


코스 총길이: 5KM

러닝 후 추천 맛집 또는 카페: 회현역 Picknic


2. 세계에서 가장 예쁜 다리, 분수가 나오는 잠수교


한강은 사람이 많고 복잡해서 초보자들과 뛸 때는 좀 정신없지만, 잠수교는 다르다. 반포대교의 달빛 무지개 분수가 폭포처럼 내려오면서 수중터널을 뛰는 기분이다. 저녁에 분수가 나오는 시간에 맞춰서 뛰면 그야말로 러닝 뽕에 취한다. 가끔 플로팅 아일랜드에서 다양한 행사를 하기 때문에 폭죽행사나 음악이나 페스티벌 분위기가 나면 서울 뽕에 도취하게 된다.


옆에는 느린 속도로 차가 달리고, 다른 쪽엔 분수가 마구 나오면 좀처럼 감성에 무딘 친구도 '와!'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모두가 뛰다가도 멈춰서 마구 사진을 찍는다. 약간의 업힐이 있지만, 그만큼 내리막길도 있고,

짧은 코스이기 때문에 초보자도 뛰기 좋다. 다만 자전거가 많기 때문에 좌우 확인을 잘하면서 뛰어야 하며, 횡단보도에서는 꼭 걷도록 한다.


총길이: 잠수교 플로팅 아일랜드~한남 나들목 왕복 6KM


3. 반짝이는 도시별과 용산공원 느티나무가 낭만적인 용산 한강 공원

 포푸리 나무가 늘어져있고, 강 건너편의 높은 빌딩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노들섬. 홍콩 같기도, 싱가포르 어딘가에 온 거 같기도 하고, 파리나 뉴욕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있었던 거 같은데 여긴 염연히 서울의 한 복판 노들섬이다. 이 코스는 길이 하나고 평지라 초보자가 러닝 하기 좋다. 게다가 자전거 라이더도 없다. 공원 동그랗게 한 바퀴를 한 아름 큰 느티나무와 동작대교의 야경이 낭만적이다.


이 코스를 여러 번 뛰는 것도 좋지만, 지루하다고 느껴진다면 용산 역까지 시티런으로 뛰는 것도 추천한다. 용산역에는 쉑쉑 버거와 타르틴 등 맛집이 많으니 오전 러닝 후 이곳에서 맛있는 요깃거리를 한다면 오전 시간을 건강하고 든든하게 보낼 수 있다.


총길이: 한 바퀴당 1KM 정도

러닝 후 추천 맛집 또는 카페: 노들섬에서 간단하게 편의점 음식을 먹어도 좋지만, 용산역의 쉑쉑 버거


4. 너른 광장과 포근한 경복궁 두 바퀴

 서울을 대표하는 게 남산, 한강, 그리고 청와대와 경복궁이다. 러닝을 할 때는 숲 또는 강을 끼고 뛰려고 한다. 풍광이 그만큼 보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복궁~광화문~청와대 코스는 강과 숲 없이도 서울, 한국의 정취를 가장 잘 느끼게 하는 코스다. 기왓돌담길을 뛰면서 옛 정취를 느끼고, 눈앞에는 한국의 산업을 움직이는 언론사나 대기업들의 건물을 보는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느끼는 기분이 묘하다.


얼마 전 광화문 광장이 재개장하면서 경복궁과 연계해서 뛰기 더 좋은 공간으로 변했다.


총길이: 경복궁 돌담길 한 바퀴 2.5km

추천 카페: 광화문 디타워 FourB의 베이글과 맛있는 커피를 추천한다

도시를 즐기는 가장 멋진 방법 중 하나는 러닝을 하는 것이다. 두 발로 구석구석 그 도시의 공기를 맡으며 구경하는 것은 시차 적응에도 도움 되고 현지인이 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틈만 나면 했었던 시절, 니스 해변가를 뛰어보기도 하고, 센트럴 시티의 구석구석을 매일 뛰었고, 벨베데르 궁전을 마구 뛰었다. 하지만 서울이 가장 뛰기 좋고, 아름다운 도시다. 이 도시에서 받은 상처나 어려운 도전들을 항상 짊어졌을 때마다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마구 달렸는데, 그 끝에서는 항상 자신감을 장착하고 위로해 준 게 바로 러닝이고, 서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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