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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학대예요. 신고할 거예요"

정서적 학대의 모호성과 교육 현장의 딜레마

by 그로잉 그로브


정서적 학대란 무엇인가? 이는 물리적 폭력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아이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동과 태도를 의미한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정서적 학대는 ‘아이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행동’을 지칭한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우리 아이 마음이 상한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는 말인가?

마음이 상한다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정서적 학대는 종종 개인의 기분이나 주관적 해석에 의존하게 된다. 그래서 교육 현장에서 이 개념은 ‘우리 아이 기분 나빠 죄’로 변질된다.




학생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교사는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 학생이 지도를 받을 때 기분이 좋을까? 당연히 좋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다고 해서 지도 자체가 학대라고 간주될 수는 없다. 민원을 넣는 학부모는 "기분 나쁘다"와 "학대다"라는 말을 혼동한다. 아이가 느낀 부정적 감정을 무조건 교사의 잘못으로 여기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예로 들어보자. 스트레스는 무조건 나쁜 것인가? 아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인간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이다. 마찬가지로, 지도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이나 부정적 감정은 아이가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정서적 학대라는 개념이 교사의 정당한 지도를 무력화하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이거 학대예요. 신고할 거예요.”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아이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가정교육의 부재와 맞물려 있다. “네가 잘못한 행동에 대한 지도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기본적 사고가 부모로부터 제대로 지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사가 소리를 높이거나 팔을 잡는 등의 행동을 했다고 해서 학대로 간주하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대부분의 교사는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단순히 상황에 맞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 심각한 잘못을 했을 때는 강하게 지도해야 하며,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경우에는 즉각 제지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공동체를 유지하고 학생을 바른 길로 지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일 뿐이다.


부모도 자녀를 키우는 과정에서 소리를 높이거나, 때로는 제지하는 행동을 한다. 그렇다고 부모를 아동학대로 고소하지는 않는다. 이는 가정 내에서 있을 수 있는 일상적 행동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교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교사가 과도한 체벌이나 폭력적인 언행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가정에서 부모가 그러하듯이, 교사도 할 수 있는 행동을 학대로 간주하는 것은 학교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

학교에 적용된 기준처럼 “우리 아이 기분 나빠 죄”라는 잣대가 부모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가 적용된다면 이를 감당할 자신이 있을지 의문이다.




교사는 다양한 아이들을 지도하며 보통의 아이들이 어떠한지 기준을 형성한다. 이런 기준에서 벗어난 행동, 특히 공동체에 피해를 주거나 위험한 행동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 때로는 강력한 지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당한 지도를 행한 교사가 학대라는 오해를 받는다면 어떤 교사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겠는가? 흐린 눈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결국 부모와 아이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정서적 학대 못지않게 위험한 것이 방임이다. 자녀의 행동을 방치하고, 교사의 정당한 지도를 학대로 공격하는 일부 부모들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교육은 가정과 학교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다. 교사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고 무력화하려는 태도는 장기적으로 아이와 사회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교사가 정서적 학대로 고발당하는 소식이 여전히 들리고 있다.

교사가 아이를 지도하는 것은, 가정에서 지도하지 못한 잘못된 습관을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바로잡으려는 노력이다. 교사의 지도를 학대로 몰아붙이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아이의 성장과 그에 따른 결과는 부모의 몫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질문해 보자. 정서적 학대란 도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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