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부모 곁을 떠나 또래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사회생활이 시작된다.
가정에서 일방적인 사랑을 받던 특별한 개인이, 평범한 개인으로 만나 서로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이 만남은 단순히 함께 어울리는 것을 넘어, 갈등과 협력을 통해 사회의 규칙과 책임을 배우는 첫걸음이 된다. 아이들이 함께하며 '사회화'라는 중요한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사회화 과정에서 사소한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의 고집을 꺾고, 양보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갈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때로는 억울해도 참고, 가볍게 넘길 필요도 있으며, 때로는 잊고 지나가야 하는 순간도 많다. 눈치도 볼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사회는 모두의 욕구를 완벽히 충족할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아이들은 타인과 조화를 이루고 자신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운다.
문제는 일부 부모들이 가정에서의 일방적인 배려가 학교에서도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점이다.
사소한 말다툼이나 갈등조차 "폭력"의 꼬리표를 달아, 이를 어른들이 대신 해결하길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심각한 폭력 상황은 반드시 개입해야 한다. 그러나 사소한 마찰과 갈등은 아이들이 겪고 배워야 할 몫이다. 부모가 모든 갈등을 대신 해결한다면, 아이는 성장할 기회를 잃게 된다.
사회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이들은 타인과 협력하거나 갈등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결국, 성인이 되어서도 관계에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갈등은 불편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을 조율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성숙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갈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해결하도록 돕는 것이다.
가정에서의 일방적 배려는 사회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사회는 상호적인 책임과 배려로 이루어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이러한 규칙을 배우고, 사회화 과정을 통해 성숙해질 기회를 존중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겪는 갈등을 문제로만 보지 말고, 성장의 발판으로 여기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사회화는 한걸음 떨어져 지켜보는 부모와, 한걸음 다가가 직접 겪는 아이가 함께 만들어가는 성장의 과정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