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친구가 없을까?’ 부모로서 당연히 걱정될 수 있는 문제다.
혹시 ‘괴롭힘을 당하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도 이해된다. 하지만 친구가 없는 이유는 개인의 성향 때문인 경우가 많다.
따돌림과 같은 특별한 이유를 제외하고, 친구가 없는 상황을 다른 시각에서 살펴보려 한다.
친구가 없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아이가 내향적이라 그럴 수도 있고, 성격의 어떤 면이 관계 형성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친구를 만드는 일이 결국 본인의 몫이라는 사실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줄 수 없고, 교사도 그럴 수 없다. 이는 아이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다.
교사와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아이가 친구를 사귈 기회를 자연스럽게 제공하고, 관계에서 부족한 점을 개선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기회를 잡고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아이의 몫이다.
부모가 "왜 친구가 없니?"라고 묻는 것은 아이에게 또 다른 부담을 줄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친구 관계에 대해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다.
부모가 “우리 아이는 왜 친구가 없나요? 선생님이 만들어 주셨으면 해요”라고 요청하지만, 이것을 외부에서 만들어줄 수 있을까? 유아들도 억지로 친해지라고 할 수 없다. 억지로 친구를 만들어주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만들어진 친구 관계는 지속되기 어렵고, 친구 역시 이를 불편하게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거듭 말하지만 기회를 제공할 뿐 결국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해내야 하는 몫이다.
그런데 친구가 없다는 것이 문제일까? 친구가 없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아이가 하루를 편안히 보내고, 필요할 때 다른 아이들과 협력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사회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여부이다. 친구가 없더라도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괜찮은 일이다.
문제는 친구의 유무가 아니다. 친구가 있더라도 타인을 괴롭히거나 갈등을 일으킨다면 그것이 진정한 문제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친구 유무는 그 자체로 옳고 그름이 아니며, 아이가 건강하게 관계를 맺는지 여부가 본질인 것이다.
친구는 있다가도 사라지고, 없다가도 생긴다. 오늘의 친한 친구가 내일은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지금 혼자인 아이도 미래에는 더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다. 관계는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것이므로, 친구가 없는 시기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것은 시간이 해결할 문제이다.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으면 한다.
“지금 하루를 편안히 보내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잘 지내고 있다면, 너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너와 결이 맞는 친구를 만날 수 있어. 중요한 것은 지금 삶에서 네가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지야.”
아이들의 삶도 어른들의 삶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다만, 어른들보다 마음의 장벽이 낮아 쉽게 친해질 기회가 많을 뿐이다. 모두와 친해질 수도 없고, 친해질 필요도 없다. 그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잘 지내다 운명처럼 좋은 친구가 생기면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