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년 담임선생님은 특히, ‘엄근진’의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
‘엄격’하고 ‘근엄’하며 ‘진지’한 태도말이다.
교사는 학생들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걸 알게 하고, 교실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
그래야 학급이 안정되고, 아이들도 마음의 평온을 찾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엄근진이 단순한 권위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엄근진은 '신뢰'에 기반한 무게감이다.
교사가 아이들의 세계에서 믿음직한 중심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고학년 남학생의 특성과 여학생의 특성으로 살펴보려 한다. 이 글에서 ‘고학년’과 ‘성별’을 조금 더 강조하는 이유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러한 모습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학생들은 보통 위계와 서열을 중시한다.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교사나 규율이 느슨한 교실에서는 한계를 시험하며 기어오르려 한다. 정당한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장난이 폭력성을 띠기 시작하고 교실의 질서는 무너진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카리스마를 장착해야 한다. 학생들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학기 초에 규율이 너무 느슨하면 소란과 갈등이 터져 나오기도 하는데 이때 일관된 태도와 엄근진한 기운으로 규칙을 세운 교실은 빠르게 안정을 찾는다. 이러한 태도로 교사가 나오면 아이들이 싫어할까? 다소 그럴 수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혼란을 더더욱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들 역시 어른이 잡아주는 명확한 선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
여학생들은 남학생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들은 무리를 지어 행동하며, 관계의 균열을 통해 상대를 견제하거나 배제하려 한다.
째려보기, 쪽지 보내기, 카톡 프로필 저격처럼 간접적인 신호로 서로를 압박하기도 한다. 겉으로는 고요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무리 밖으로 쫓겨날까 봐 불안해하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
이때도 교사의 무게감이 필요하다.
여학생들의 관계 갈등은 교실 전체를 뒤흔들며, 때로는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학생들의 갈등은 다소 복잡하기 때문에 관계를 정리하고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교사의 무게감이 있으면 그나마, 그나마 (두 번 강조하겠다.) 아이들은 갈등을 심각하게 여기고, 큰 문제로 번지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게 된다. 명확하게 해결되기보다는 이렇게 관리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
교사가 엄근진해야 한다고 해서 인간적인 모습을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카리스마와 따뜻함이 균형을 이룰 때 교사의 존재감은 더욱 단단해진다.
아이들은 때로는 엄격함을 필요로 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헤아려주는 교사를 따르게 된다.
교사는 학급의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수업 시간에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상황에 맞게 소통해야 한다. 이런 균형이 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를 만든다.
교사의 엄근진은 위와같은 맥락에서 필요한 것이다. 일부 학부모가 교사의 엄격함을 권위적이라고 오해하면 교사의 입장에서 1년동안 학급을 끌고 나가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학교는 가정과 다르다. 가정은 아이를 품어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공간이지만, 학교는 아이가 타인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규칙과 책임을 배우기에 바쁘다.
학부모가 교사의 무게감을 지지하고, 교사가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학부모가 협력할 때, 아이들은 갈등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혼란과 갈등이 많아지는 시기다.
이 시기에 교사의 무게감과 카리스마는 학급의 균형을 잡고 아이들의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힘이된다. 남학생에게는 질서를, 여학생에게는 관계의 경계를 보여주며, 교실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 동시에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헤아려줄 때, 아이들은 교사를 믿고 따른다.
학교는 혼란 속에서도 질서를 배우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