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하고 이야기하는 단어인데도 불구하고 활자로 접하니 신문물(?)이 주는 낯선 느낌과 어색함이 밀려온다. 에스컬레이터는 일종의 '계단형 승강기'로 건물이나 지하도 등에서 보통 사람을 태우고 운반하는 이동수단을 말한다. 참고로 최초의 에스컬레이터는 1900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설치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가 120년 남짓이다.
2023년 6월 8일, 서울특별시 분당 수내역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실 에스컬레이터 관련 사고사례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꽤나 자주 발생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이미 점검을 받은 에스컬레이터임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났다는 점이다. 사고 당사자가 아닌 이들이 단순히 기사로만 접했을 때 처음에는 그 위험에 흠칫 놀라 걱정하겠지만, 이미 에스컬레이터가 우리 일상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므로 이내 곧 그 기억이 잊혀질 확률이 높다.
한편 언론에서는 이번 사고와 대조되는 사례로 대구광역시 도시철도 청라언덕역 이야기를 전했다. 이곳에는 구간 길이 57m, 수직 높이 아파트 10층에 준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규모가 전하는 압도감에 비해 이곳은 2015년 이후 올해까지 8년 동안 사고로 다친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 이유로 보다 탄탄한 유지 보수 컨디션과 탑승객들의 안전한 이용태도를 들었는데, 살펴보고자 하는 부분은 후자다.
혹시 에스컬레이터가 부담하는 하중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는가. 보통 엘리베이터의 경우 적정하중에 따라 운행 자체가 제한되므로 잘 인식되지만, 에스컬레이터는 그저 몸을 태울 뿐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에스컬레이터는 탑승객이 가만히 서서 갈 경우 온전히 총 탑승객의 몸무게만큼의 하중을 받지만, 걷거나 뛰게 되면 계단 형태 특성상 3~10배의 하중을 받게 되고 이것이 에스컬레이터 사고의 주요원인이라고 한다. 대구 청라언덕역의 경우 이에 관한 안전사고예방에 대한 인식이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는걸까?
물론, 바쁘고 바쁜 세상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럼, 바쁘다는 이유로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하는걸까?
우리는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차들이 달리는 도로에 쉬이 몸을 던지진 않는다. 계단이 많은 곳에서 함부로 많은 계단을 점프해서 뛰지 않는다. 아마도 눈 앞에 선한, 불 보듯 뻔한 확정적 위험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에스컬리이터와 같이 상대적으로 사고사례가 적은 상황도 사고발생률이 0%로 수렴하지 않는 이상 언제라도,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그 순간 확정적 위험으로 변모한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