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팅 최대 몇 분까지 해보셨어요?

무엇을 위해 우리는 줄 서 있는가

by 클홍


'500개 선착순 한정판매, 단 1시간만에 완판'


2023년 5월 31일 서울 강남소재의 한 팝업스토어에서 영업시간을 다 채우기도 전에 준비된 수량이 모두 판매되었다는 뉴스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준비된 수량은 총 500개로 영업시작 후 단 1시간만에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완판되고 영업종료를 알렸다는 이야기였다.


이 날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곳은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와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손꼽히는 '인앤아웃 버거'였다. 아직 한국에 공식매장이 없는 '인앤아웃 버거'는 전날 SNS를 통해 기습적으로 팝업스토어 운영을 예고했으며,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단 4시간이었다. 분명 영업 전날 '기습' 예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지의 우리 한국인들은 새벽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고, 오전 10시쯤 대기 인원은 200명을 훌쩍 넘어 이내 곧 매장이 위치한 건물 뒷편까지 약 300m 가량의 길다란 웨이팅 줄이 생겼다고 한다. 정확한 팩트는 알 수 없으나, 한 기사에 따르면 오전 1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고 하니 그 고객은 오픈시간인 오전 11시까지 대략 10시간동안 줄 서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이토록 줄 서게 만들었을까?


보통은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이나 궁금함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또는 남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본인이 먼저 경험해보는 어떤 희열 같은 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로 스스럼없이 웨이팅 줄의 꼬리를 물게 될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목적으로 줄을 서게 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줄을 서고 있다면 이는 타인의 영향을 받기 쉬운 '타인 지향형' 성격을 소유한 것일 수 있다고 한다. '타인 지향형'이란 본인의 신념에 따르기보다는 남이나 여론 따위에 지나치게 동조하고 이를 추종하고자 하는 인간형으로 미국의 사회학자 리스먼(Riesman, D.)이 분류한 대중 사회 인간 유형의 하나다. 쉽게 말해 자신의 생각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시선을 보다 우선시 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소위 '핫플레이스'라고 불리는 맛집, 데이트코스, 매장 등을 방문해보면 웨이팅이 필수인 경우가 많다. 아날로그한 방식으로 가게 앞에서 줄 서서 기다리거나 대기명부를 작성하는 모습이 있는가 하면, '테이블링', '캐치테이블'과 같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격으로 줄서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죽하면 웨이팅 대행 알바까지 생겼다고 하니, 가히 한국은 지금 웨이팅 문화의 장이 현재진행형으로 펼쳐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문화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줄을 서고 있는걸까.

나 자신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나도 모르는 사이 '타인 지향형'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사실 인생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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