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

행복을 손에 넣고 싶어하는 고찰

by 클홍

'아니, 다들 왜 저렇게 서있는거에요?'


며칠 전 우리사회를 짧게나마 뜨겁게 달궈놓고 사라진 '인앤아웃 버거' 팝업스토어의 검색흔적이 꼬리를 물고 핀란드의 줄 서기 문화에 관한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내 시야로 들어왔다. 해당 영상은 한 때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어모았던 JTBC '비정상회담'에 나왔던 내용으로 이에 관한 이야기는 한 장의 현지 사진으로 시작된다. 버스 정류장 근처에 언뜻봐도 '3보' 정도의 거리를 두고 일렬로 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찍혀있는 사진, 그 사진은 누가봐도 버스 대기줄로 보였다. 사람들이 이렇게 넓은 간격을 두고 떨어져 서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나라의 개인주의 문화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방송에 따르면 이와 같은 버스정류장 풍경이 언뜻 보기에는 줄 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버스가 오면 차례로 버스를 타는 것이 아니라 우르르 버스 쪽으로 사람들이 몰려간다는 것. 개인주의가 이렇게 극에 달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기에 이 나라의 모습이 담긴 몇 장의 사진은 어딘지 모르게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듣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나라길래'하며 꽤나 궁금할 것이다.


놀랍게도 이 나라는 6년 연속 세계행복지수 1위에 자리하고 있는

북유럽의 아름다운 나라 '핀란드'다.


'아니, 내가 뭔가 잘못 들은건가?'

'칙칙하게만 느껴졌던 개인주의 문화로 그득한 그곳이 세계행복지수 1위인 핀란드?'


잠시 의아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실이다. 최근 유엔 산하 지속가능 발전 해법 네트워크(SDSN)가 세계 행복의 날인 20일 공개한 '2023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국가 국민들이 스스로 매긴 행복도 평가 결과 핀란드는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핀란드의 뒤를 따라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룩셈부르크, 뉴질랜드가 2~10위를 차지했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57위에 머물럿다.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한국이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 않음을 넘어 '그럼 그렇지'하고 속으로 생각되어 씁쓸한 기분이 든다.


그토록 개인주의 문화가 사회에 만연한 것 같은 핀란드가 어떻게 세게행복지수 1위 국가일까 생각을 이어나가다 보니 '개인주의'에 대해 내가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개인주의'는 사전적 의미로 개인의 의의와 가치를 중시하여 개인의 권리 및 자유를 존중하는 사고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유사하게 다가올 수 있는 '이기주의'와 겹쳐져 보일 수 있는 '개인주의'는 엄연히 그것과는 다르다. '이기주의'는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시 하고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이익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행동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입장인 반면, '개인주의'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입장으로 정의해볼 수 있다.


그렇다.

핀란드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피해주지 않으면서

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주의'라는 문화로 어떤 오해의 소지를 가져올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가장 이상적인 삶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사람들은 과연 어떨까?

먼저,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우리나라는 '행복'이란 단어와 꽤 거리감이 있다.

분명 우리 사회 속에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회전반적으로 대다수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이야기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 원인은 핀란드 사람들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자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거나 오롯이 본인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어릴 적부터 남들과 비교하고 줄세우는 높은 학구열이 가져온 문화에 익숙해져있고, 남들보다 더 좋은 물건, 더 좋은 모습, 더 좋은 위치를 갖기 위해 인생에서 많은 시간을 흘려보낸다. 그러다 보니 우리 사회에는 자기 자신만의 삶이 아닌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사는 이들이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스스로 원하는 자기 자신만의 삶을 사는 세계행복지수 1위 국가 핀란드.

자기 자신만의 삶이 아닌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사는 세계행복지수 57위 국가 대한민국.

그 속을 들여다 보니 더 뼈저리게 아프고 씁쓸한 우리의 성적표다.


우리의 인생도 이제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가야만 한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