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홍수 속에서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
'여름 신발 하나 사야겠는데... 뭐가 좋으려나...'
다가오는 여름을 맞아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내 몸의 끝부분을 위해 시원한 신발을 구매하려 스마트폰을 손에 들었다. 예전 같으면 검색을 통해 블로그를 먼저 봤겠지만, 이제는 유튜브로 들어가 관련된 영상을 검색하는 편이다. 언젠가 어떤 유명한 교수님이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영상 미디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활자 중심의 블로그보다 유튜브를 통해 검색하는게 자연스러워질 날이 올 거라고 했었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실로 놀라운 견지셨던 것 같다. 많은 신발 종류 중 '시원함'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다보니 쪼리를 구매하기로 마음먹고 본격적으로 어떤 쪼리를 살 지 집중 검색에 들어갔다.
여담이지만 우리가 '쪼리'라고 부르는 신발은 일본어로 '짚신'을 뜻하는 '초리'가 어원으로 해외에서는 플립플롭(Flip-flop)이라고 부른다. 정말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 깊숙이 들어와있는 옆동네 섬나라 언어들이다.
그렇게 '쪼리', '2023년 쪼리', '신상 쪼리' 등 다양한 키워드로 검색해보니 인기있는 쪼리가 크게 10가지 정도로 확인되었다. 조회수가 높거나 가장 최근에 올라온 영상을 기준으로 몇 가지 보다보니 추천하거나 후기를 알려주는 제품들은 비슷했지만, 각 영상마다 후가가 일맥상통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짧게는 2~3분에서 길게는 10분 내외의 영상들을 하나하나 다 돌려보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빼았기고, 그렇다고 다른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라인 구매를 주저하게 되는 신발이라는 제품을 특정 한 유튜버의 의견만 믿고 주문하기에는 INTJ 성향이 짙은 나에게 용납되지 않았다. 결국은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잠시 생각을 접어둔다.
'너무 많네 정보가...'
'다 보려면 한참 걸리고... 누구 말을 믿어야 되는건지...'
어릴 적 학교에서 '정보화시대'에 대해 배운 기억있다. '정보화시대'란 기술과 경제가 정보의 기반아래 설립된 탈 공업화시대를 뜻한다. 요즘도 '정보화시대'라는 걸 배우는 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숨쉬고 있는 지금은 '정보화시대' 이거나 '大정보화시대'임에 틀림없다. 내가 가진 궁금증 하나에 무수히 많은 정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쏟아져 나와 마치 홍수에 강이 범람하는 수준이다. 다양한 정보가 이토록 많다는 것은 궁금증을 해소해야하는 한 개인의 입장에서는 좋은 환경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정보를 보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으며, 그로 인해 선택적으로 보게 되는 정보들이 주관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주관적인 정보란 개인적인 의견으로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거나 똑같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을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오히려 많은 정보들로 인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경우가 '주식 투자' 분야이다. 경제 시황이 어떤지, 어떤 분야가 투자성이 높은지, 어떤 종목을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 정말 얼마나 되는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영상들을 몇 가지 키워드 검색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영상들 대부분은 결정적인 투자 선택은 시청자 개인의 몫이라고 하지만 공부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초보 투자자들에게 그들의 말은 곧 부자가 되는 길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더불어 개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많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가령, 관련 이력이나 경험이 전무하지만 전문가를 표방하는 듯한 영상을 초보자들이 시청하게 될 경우 이는 '눈 먼 장님을 따라가는 장님'이 되는 격이다. '경제 읽어주는 남자'로 유명한 김광석 교수님이 한 채널에 나와 예시로 설명하셨던 명화가 떠오른다. 당시에는 그림의 묘사만 언급되었었는데,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찾아본 결과 16세기경 네덜란드 화가 대 피테르 브뢰헬가 만든 '장님들의 우화'라는 제목의 작품이었다. 그림을 보면 한 눈에도 알 수 있듯이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들이 앞 사람의 방향에 이끌려 구렁에 빠지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림은 보고도 알지 못하고, 깨닫고 나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어리석은 눈뜬 소경을 표현한 것으로 이는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정확한 정보에 대한 사리분별이 되지 않는 초보자의 모습과 겹쳐볼 수 있다.
대 피테르 브뢰헬(Pieter Bruegel le Vieux)(1528-1569)의 '장님들의 우화(La Parbole ded aveugles)
그렇다면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의외로 정답은 간단하다. 사리분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리분별 가능한 능력이란 정보가 믿을만한 것인지, 정확한 것인지 스스로 인지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는 '공부'와 '학습'을 통해 누구든 기를 수 있는 역량이다. 정보를 접하기 전, 배경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그에 관한 경험이 있어 확률적으로 접근하거나 혹은 갖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와 '학습'의 정의나 방법에 대해서는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넘쳐나는 정보들이 범람하는 대 홍수의 시대.
밀려오는 물줄기를 무작정 맞으며 대응하기보다는
잠시 물줄기 옆으로 나와 올바른 시각을 키우는 자세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