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밭에서 나는 글을 씁니다 7화
요즘 브라우저를 켜면,
순자산 10억 만들기,
100억 자산가의 루틴,
MZ 파이어족의 삶이 알고리즘처럼 따라다닌다.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어디서든 자산과 소득을 경주하듯 보여주는 풍경이 익숙해졌다.
단톡방도 예외는 아니다.
아침마다 부동산 신고가 정보가 쏟아지고,
누군가는 로또처럼 당첨된 듯한 실거래 내역을 공유한다.
한때는 솔직히 부러웠다.
그 숫자들이 마치 인생의 성적표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는 더 이상
‘얼마를 가졌는가’로 삶을 정의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나의 삶이 부러워 보일 수도 있다.
서울 강남 3구에 자가 아파트가 있고,
독일 3사 중 하나의 SUV를 타고,
금융권에 근무 중인 맞벌이 부부.
직장에선 인사팀장,
가정에선 두 딸의 아빠,
그리고 강원도 평창에는 내 이름의 자가 농장이 있다.
겉으로만 본다면
꽤 근사한 삶처럼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어떤 외형도
내가 원하는 방향을 가르쳐주진 않는다는 걸.
나는 어느 날
돈의 크기보다 삶의 결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숫자 대신 방향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 방향은
딸기밭을 향하고 있었다.
딸기밭에서 흙을 밟는다.
새벽에 일어나 바람을 맞고,
작은 잎이 자라는 속도를 매일 지켜본다.
누군가는 묻는다.
왜 굳이 농사냐고.
왜 그렇게 어렵고 느린 길을 선택하냐고.
나는 대답한다.
숫자를 채우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이유를 채우고 싶었다고.
순자산 20억, 100억을 만드는 게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진짜 중요한 질문은 그 다음이다.
"그걸 만들어서 무엇을 할 것인가."
내게 그 답은 딸기밭이었다.
딸기 한 알에 진심을 담고,
그 진심이 누군가의 삶에 닿기를 바라는 마음.
지역사회에 조용히 기여하며 살아가는 삶.
숫자가 아니라 방향으로 증명하는 삶.
돈은 그 사람의 진짜 성품을
드러낼 뿐이다
가진 것이 많아진다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 워런 버핏
나는 오늘도 딸기밭에서 살아가는 이유를 다시 떠올린다.
그리고 삶의 방향을 다시 정비한다.
그건 매일 새로이 내리는 선택이자,
조용하지만 분명한 선언이다.
나는 오늘도
그런 농부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