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밭에서 나는 글을 씁니다 - 8화
어릴 적부터
나는 이상하게도 '신독(愼獨)'이라는 단어를 좋아했다.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순간에도
스스로를 다잡는 마음.
누군가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변함없는 태도를 지키는 것.
그것이 진짜 품격이라는 말을
어린 나는 묘하게 믿고 있었던 것 같다.
신독은,
지켜보는 사람이 없을 때
가장 빛나는 마음가짐이었다.
그리고 오늘, 우연히 한 문장을 마주쳤다.
가수 싸이가 한 말이라 전해지는 문장.
"지치면 지는 겁니다.
미치면 이기는 겁니다.
그리고 삼독해야 이루어집니다.
삼독이란 지독, 중독, 고독입니다."
놀라울 정도로 지금의 나와 닮아 있었다.
지독하게 생각하고,
무언가에 중독되듯 매달리며,
고독하게 선택을 내리는 이 시절.
서울에서 회사원으로,
평창에서 농부로,
밤에는 노트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사람으로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역할을 넘나 든다.
하루하루가 완벽한 균형이라기보다는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아슬아슬하게 걷는 줄타기 같은 삶이다.
지독
쉽게 포기하지 않는 마음.
쉽게 잊지 않는 진심.
쉽게 타협하지 않는 이유.
중독
몰입을 넘은 집착.
작은 성취에도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버릇.
스스로 만든 질문에 밤을 지새우는 고집.
고독
이 길이 옳다고 믿는 순간
대신 짊어져야 할 조용한 결심들.
함께 하는 사람은 많지만,
결국 혼자 걸어야 하는 길 위의 외로움.
"나는 지금, 어쩌면 삼독의 길 위에 서 있다."
그 길은 누구도 안내해주지 않고,
지름길도 없고,
결승선도 명확하지 않다.
다만,
'어쩔 수 없이' 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이 길을 걷는다.
신독은 내 삶의 뿌리였다.
삼독은 지금 내 삶의 방식이다.
그리고 그 끝에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곳이지만
나는 바라본다.
그 길의 끝이 '의미'였으면 좋겠다.
사자의 딸기밭은 아직 봄을 기다린다.
그 기다림 속에서도,
나는 조용히, 지독하게, 고독하게
자라나는 무엇인가를 믿는다.
홀로 있을 때 가장 나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끝내,
그 고독이 누군가에게 방향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