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후의 살 빠진 나에게
"우아, 어떻게 한 거야?"
7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몸무게가 드디어 빠졌다. 배 속에 첫째를 품었을 때는 63kg, 둘째 때는 73kg 숫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고작 3.8kg 아기가 나와봤자 몸무게가 얼마나 달라지겠는가. 안 찌는 곳이 없다. 뱃살은 말할 것도 없고, 얼굴에는 이중턱이, 상체는 벌크업되고, 심지어 신발 사이즈까지 올라간다. 임신이 살만 찌운 게 아니라 아예 나의 몸을 개조했다는 의심까지 든다. 하지만 관리받는 연예인들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엄마들 중에도 달라붙는 크롭을 멋지게 소화해 내는 걸 보면, 문제는 먹을 거에 환장하는 나에게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 때는 사람들이 툭하면 언급하는 '다이어트'라는 단어에 공감하지 못했다. 탄탄한 복근 따위는 없었지만 그래도 프리 사이즈를 입어보지 않고도 살 수 있었고, 양껏 먹어도 살짝 나온 애교배에 투정할 뿐이었다. 지금은 운동이나 간헐적 단식을 해도 잠깐 바늘이 흔들리다, 멈추면 더 큰 숫자를 가리키니 시작 안 하니만 못한거 아니냐고 절망감만 늘어난다.
그래도 멈출 수가 없다. 새로운 운동을 찾던 중에 점핑 다이어트가 눈에 들어왔다. 운동 시작 전에 인바디를 쟀는데, 코치가 일 년 전의 남아 있던 기록을 확인했다.
"전에는 2킬로 정도 빠졌었네요"
"네, 6개월 정도 PT를 받았습니다... 사실 제일 적게 나갔을 때는 46kg 정도였어요."
"와, 그때가 언제예요?"
"... 대학교 때요..."
"... 그럼, 20년은 된 건가요?? 그때는 누구나 그래요."
생각해 보니 그랬다. 벌써 20년이 흐른 거였다. 이제 누구한테 화려한 과거 시절을 이야기하며, 내 원래 몸무게는 사실 50kg도 안된다는 이야기를 꺼내면 안 되는 거였다. 임신 때문에 잠시 들어왔다 나갈 임차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예 자리 잡고 집주인이 되어 있었다. 내 허락도 없이!
이사 갈려고 하면 여기가 제일 좋다고 돌아오던 세입자가 일 년 만에 나갔다. 사유를 물어보니 독소 배출 한다고 아침에 일어나 레몬물을 마시고, 아침식사 대신 당근, 치커리, 양배추, 사과 등 몸에 좋다고 아무리 떠들어도 거들떠보지도 않던 과일, 야채를 갈아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침부터 건강주스로 배를 채운 걸로 부족해 점심은 이제 이유식을 갓 뗀 아기가 먹는 밥 양에 두세 가지 반찬을 20분 넘도록 꼭꼭 씹어 먹는다. 저녁은 아예 밥공기가 사라졌다. 가족들 식사하는 동안, 당근이나 파프리카를 뜯어먹다 아이가 남긴 음식이 있으면 감사히 받아먹는다나. 잠시 멈췄던 계단 운동도 다시 시작되었다. 겨울 추위를 못 견뎌하는 줄 알았는데, 아파트 위아래 두 바퀴만 돌면 땀이 난다고 신나 한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와_어떻게 살을 뺐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했다.
"알고 있는 걸, 지금 실천하세요!"
“그리고 멈추지 마세요.”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다. 왜 우리가 살찌는지, 어떻게 해야 빠지는지, 물론 나이가 좀 더 들었으니 더 신경을 써야겠지만 그럴수록 더 움직이면 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이런 나도 성공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