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첫번째 운동

신나게 뛰어, jump jump

by 달초롱


점핑 운동을 시작한 지 세 달이 지났다. 작년부터 눈독 들이다 시작한 운동이었다.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인터넷으로 후기부터 찾아보는 습관이 있는데 점핑에 대한 후기 때문에 망설였었다. 스크린만 보고 뛴다던가, 약을 판다던가, 괜히 거절 못해서 살 빼는 약만 잔뜩 사두고 그만둘까 불안했다. 그래도 재밌어 보이는 걸,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용기를 냈다. 마침 두 달 등록하면 한 달이 무료 행사를 하고 있었다. 20분간 체험도 할 수 있었다. 첫날부터 정시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지만 내 원래 바람대로 등록을 했다.

금액은 주 3회에 한 달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인데 세 달로 하면 할인해서 한 달 기준 7만원에서 10만원으로 줄어든다. 할인 프로모션을 주기적으로 하니 네이버나 인스타로 확인해 보자.

전체 수강 인원은 대략 50-60명 정도 되고, 한 타임에 열명 정도 뛴다. 매일 또는 주 2회, 3회를 선택할 수 있는데 대부분 주 3회를 하는 듯하다. 보통 월, 수, 금 첫 타임과 저녁 7시, 8시 타임에 사람이 몰리고, 나머지 타임은 한가한 편이다. 나이대도 나름 다양하다. 젊은이부터 80대까지도 있고, 남자분 수강생도 간혹 있다. 옷차림은 요가/필라테스 차림이 많지만 그냥 츄리닝에 티(더우니까 반팔이 주다.)를 입어도 된다. 추가로 중간에 마실 물과 땀 닦을 수건 정도 챙기면 좋다.

노래에 맞춰 스크린에 나오는 강사님 율동을 따라 말 그대로 트램펄린 위에서 점핑을 하면 된다. 처음에는 다들 어떻게 다음 율동을 따라 하는지 대단해 보인다. 동작을 알더라도 박자가 빠르면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노래는 신났고, 나를 지적할 강사님은 스크린 너머에 있으니 눈치 볼 필요가 없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스크린 옆에서 다음 동작을 알려주는 용어에 익숙해진다. 생각보다 금방 적응은 되는데 코어가 없고, 박치인 이 몸은 빠른 박자에 반박자씩 늦어져서 알아서 건너 다음 동작을 취한다. 익숙해져도 다른 생각은 금물이다. 멍하니 다른 생각하는 순간 남들 돌고 있을 때 앞사람과 눈이 마주칠 것이다. 집중해서 다음 동작을 예측하고 현 동작 하나하나 충실하다 보면 땀도 나고 꽤 즐겁다. 곡마다 물을 마신다는 핑계로 은근슬쩍 다음곡 앞부분을 쉴 수도 있다. 곡은 일주일 단위로, 월수금, 화목으로 달리했다. 노래곡으로 30분 정도 뛰고, 근력 운동이나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한다. 이게 더 힘들 때도 있다. 막판 남아있는 힘이 여기서 다 소진된다. 운동이 끝나면 일명 코치님이 만들어준 단백진 셰이크를 한 잔 마신다.

궁금하고도 걱정했던 약들은 입구 들어가면 바로 전시되어 있다. 처음에 세 달 등록하면 혜택이 있다는 정도로 설명하고 끝내서 불편하지 않다. 정말 괜찮으면 사볼까도 싶어 네이버 검색을 해봤다. 분명 추가 할인이라고 해서 당연히 인터넷 최저가보다는 저렴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최저가 좋아하는 나는 당연히 패스했다. 코치(사장님)는 거기에 대해 더 이상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한 달에 한번, 도전 다이어트를 따로 모집한다. 여러 점핑 클럽이 모인 다이어트와 해당 지점만 모인 다이어트, 두 가지 행사인데 참가비는 각 만원으로 저렴하다. 하여 나도 참가했다. 이왕 하는거 불어날 때로 불어난 내 살도 빠지면 좋을테니, 한번 운동하는데 500 칼로리 정도가 소모되니 빠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단체 다이어트는 3등까지 상금이 있고, 그 외 몇 순위는 약이나 찜질 사용 등의 사은품이 있다. 다이어트를 등록하면 뒷타임을 연달아 한번 더 뛰게 해준다. 식단 관리 종이를 주고, 따로 다이어트 단톡방에 초대된다. 여기서 본격적인 약 홍보가 올라온다. 분명 각 코치님에게 구입 문의하라고 했는데 단톡에 “좋은 금액이네요, 남편과 함께 구매해요, 이벤트 할 때 삽니다” 등 몇 분들이 굳이 사연을 써가며 좋다고 글을 단다. 어떤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되지만, 내가 필요 없다면 그냥 무시하면 된다. 사실 여기에 점핑 클럽 노하우나 주식 정보 알려준다는 이상한 줌팅을 한 번씩 하는데 이것도 관심 있는 분들만 반응하면 된다. (관심 있으면 따로 단톡에 초대되는 것 같다. 이상한 주식방들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줌팅은 들었으나 톡방은 안 들어갔다.)

중요한 다이어트 결과는 실패했다. 점핑 시작한 시기에 저녁 안 먹는 간헐적 단식도 하고 있어서 2킬로 정도가 금방 빠졌다. 그 뒤 감기가 걸려 약 먹느라 저녁을 챙겨 먹었고 다시 살이 붙었다. 역시 무슨 운동을 하든 식단이 제일 중요하다. (후기 이벤트에 올라온 분들은 많이 빠지시긴 했다. 다른 지점도 있어서 실제로 만나 보지는 못했지만, 식단 조절하며 운동하면 어느 정도는 빠질 것 같다.)

세 달 동안 해본 점핑은 일단 재밌다. 흥이 난다. 등록한 세 달이 끝난 뒤에도 연장하고 싶을 정도다. 하루가 끝나고 땀 흘리며 점핑으로 마무리하면 기분 좋게 꿀잠을 잘 것 같다. 나는 시간 때문에 오전반만 했다. 신이 난 만큼 에너지가 소비되어 그 뒤 게을러지는 단점이 있었다. 나에게 에너지 총량이 더 있었다면 좋았을텐데...그래서 이번 점핑 운동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운동은 조금은 정적인걸 도전해보고 싶다.


덧 1: 스크린의 점핑 주인공들을 다들 미소를 머금고 있다. 언뜻 거울에 비친 내 얼굴 표정은 엉망이다. 혹시나 하고 따라 웃어본다. 잠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지만 금방 원상 복귀된다. 대단하신 분들이다.

덧 2: 회원들이 있는 단톡방이 있다. 스케줄 예약이나 코치님 공지 정도로 생각했는데 꽤 자주 알람이 울린다. 취소글이나 명절인사나 생활 정보 등의 글이 올라온다. 알람을 꺼두었는데도 처음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몇 번 반발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카톡에 안 읽음을 모두 봐야 직성이 풀리는 입장에서 불필요한 시간을 써야 하는 게 조금 아쉽다.

덧 3: 예약은 원래 어플이 있는 것 같은데, 카톡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투표 같은 형식을 응용해 예약을 한다. 매주 시간에 맞춰 예약하는게 조금 성가시다. 예약 오픈 시간에 못하면 인기 있는 타임은 마감되기 쉽다. 취소가 종종 일어나는데 그것 때문에 수시로 카톡 확인하는 것도 힘들고, 취소를 알리는 글 때문에 알람을 켜두는 것도 신경 쓰인다. 잠시 선착순으로 받은 적 있는데 초반에 인원이 차서 돌아간 사람들 때문인지, 불만 있는 회원들도 있어서 다시 원상복귀, 모두가 마음에 드는 시스템을 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상하게 여기 시스템은 불필요한 에너지를 쓴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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