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내려 할수록 더 커지는 마음

by 테라

예약 기능을 온전히 믿고 있었더니

시간설정이 잘못 되었는가보네요 ^^;;

오늘은 미리 찾아가는 플레이리스트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밤 10시입니다.

하루의 소란스러움이 가라앉고, 비로소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고요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이 조용해지면 기다렸다는 듯 마음속 소음은 더 커지곤 합니다.

이제 좀 편안하게 쉬고 싶은데, 예고도 없이 찾아와 방문을 쿵쿵 두드리는 존재가 있지요.


바로 '불안'이라는 이름의 불청객입니다.


상담실을 찾는 많은 분이 호소하는 감정 중 가장 압도적인 것이 바로 이 불안입니다.

편의상 A님의 사연이라고 해볼까요?


상담실을 찾은 A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 저는 밤만 되면 심장이 뛰어요.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잠도 잘 수가 없어요.


A님은 남들이 보기엔 아무 문제없는 평온한 일상을 보냅니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내가 실수를 한 건 아닐까?", "내일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어쩌지?" 하며 식은땀을 흘립니다.

불안을 없애기 위해 "걱정하지 말자", "생각하지 말자"라고

온 힘을 다해 싸우고 계셨던 거죠.


" 이 불안감을 도려내고 싶어요.
떨치려 할수록,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록 오히려
더 선명해져서 미칠 것 같아요."


우리는 흔히 불안을 '나약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불청객이 찾아오면 문을 걸어 잠그고

"저리 가!"라고 소리치며 밀어내려 하죠.


하지만 심리학적으로 볼 때, 불안은 억누를수록 튀어 오르는 용수철과 같습니다.


'백곰 효과'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백곰을 생각하지 말라고 지시하면, 오히려 머릿속이 백곰으로 가득 차게 되는 현상입니다.

불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없애려 할수록 뇌는 그 감정에 집착하게 되고, 불안은 덩치를 키워 우리를 집어삼킵니다.

지금 막연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 당신이 잘못된 게 아닙니다.

완벽하게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큰 당신께, 저는 이런 처방을 드리고 싶습니다.


불안은 당신을 공격하는 '적'이 아니라, 당신을 지키러 온 '과잉보호 경호원'입니다.
원시 시대부터 불안은 맹수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생존 신호였습니다.
당신이 지금 불안한 건, "내 삶을 잘 살아내고 싶다"는 열망이 크기 때문에
뇌가 미리 위험을 감지하고 요란하게 사이렌을 울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밤, 불안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왔다면 문을 걸어 잠그고 싸우지 마세요.

대신 문을 열어주며 이렇게 말해보는 겁니다.


"아, 또 왔구나. 그래, 내가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가 보네. 잠깐 앉았다 가라."


상담심리사로서 드리는 말씀은

"파도를 막으려 하지 말고, 그 위에 힘을 빼고 둥둥 떠 있으세요"라는 것입니다.

불안을 내쫓으려 하지 않고 그저 옆에 잠시 머무는 손님처럼 바라볼 때,

요란하던 마음의 사이렌 소리는 거짓말처럼 잦아들기 시작합니다.




오늘 밤, 당신의 마음에 배경음악으로 깔아드리고 싶은 곡은 김윤아의 <Going Home>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R39pSODfo4&list=RDHR39pSODfo4&start_radio=1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상 모든 것들이

아무런 근심 없이 버티고 있는 것 같아


.............................................


내일은 정말 좋은 일이

너에게 생기면 좋겠어

너에겐 자격이 있으니까

이제 짐을 벗고 행복해지길



이 노래는 불안에 떠는 사람에게

"힘내, 걱정 마"라고 가볍게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너의 무거운 짐을 내가 안다, 너는 행복할 자격이 있다"라며 가만히 등 뒤를 쓸어내려 줍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린 알 수 없지만,

너는 충분히 잘해왔어."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기에 불안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당신은 그동안 수많은 불안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여기까지 잘 걸어왔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오늘 밤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편안히 쉬셔도 됩니다.

불안해해도 괜찮습니다. 그만큼 당신이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그래, 불안해도 괜찮아. 별일 없을 거야. 자자."


당신의 평온한 꿈길을 응원하며...






오늘의 마음 문장



불안은 당신을 괴롭히려는 적이 아닙니다.
당신이 삶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는 '그림자'일뿐입니다.
밀어내지 마세요.
그림자는
빛이 있는 곳에만 생기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