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1월 3주, 수요일

by 테라

노랫소리가, 블록놀이가, 즐거운 동화구연이 각 교실을 채우고 있는 시간

10시쯤이 지나면 각각의 교실에서 이뤄지는 활동들이 모두 제각각임에도

그 소리들은 하모니를 이루어, 이곳을 더욱 따스하고 즐겁게 합니다.


복도에서는 1월에 즐겨 부를 우리들의 노래가 들려오고,

바로 옆 교실에는 요리조리 흔들흔들 함께하는 율동이 한창이고

다른 교실에서는 선생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다양한 등장인물들로 변신하며 아이들의 시선과 청각, 모든 감각을 한데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그 사이 gym교실에서는 커다란 공룡알을 옮기는 나름 치열한 게임이 한창. "잘해라, 힘내라" 구호가 모여져 함성이 되고 그 뜨거운 에너지는 문틈을 빠져나와 복도 끝까지 울려 퍼집니다.


우리들의 이 뜨거운 시간이 건물 밖으로 흘러 나갈 때,

때로는 소음으로 여겨져 눈살을 찌푸리게 할까 조심스러운 마음도 듭니다.

아이들의 소리를 바라보는 그 시선들에 여유로움을 가져주기를, 그 소란스러움 속에 담긴 생동감에 작은 여유로움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과한 욕심일까요.

이 소리들은 단순히 공기를 울리는 소음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들의 즐거움 속에 자라고 있다는, 한데 어우러져 함께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가장 아름다운 성장의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교실마다 울려 퍼지는 제각각의 소리들은 유아기 아이들의 발달적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율동과 게임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은 대근육을 움직이며 자신의 신체 에너지를 건강하게 발산하는 과정이며, 나지막한 동화 소리에 집중하는 정적은 청각적 변별력과 언어적 상상력을 키우는 시간입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몸과 목소리를 마음껏 사용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내면의 에너지를 조절하는 법을 배웁니다. 특히 서로 다른 활동의 소리가 섞이면서도 하모니를 이루는 것은, 아이들의 사회성이 '자기중심적 사고'를 넘어 '함께'를 경험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옆 교실의 수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내 교실의 응원에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는 사회적 기술입니다.

아이들에게 소리를 내는 행위는 곧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가장 본능적이고도 직접적인 학습 도구인 셈입니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가끔 소음이라 불릴지 모를 이 소리들이야말로, 아이들이 즐거움이라는 긍정적인 정서 안에서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교육이란 아이들을 고요한 틀 속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발달 단계에 맞는 충분한 표현과 소통이 보장되도록 넉넉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일입니다. 10시의 복도에서 마주하는 이 하모니가 우리 아이들의 자존감과 행복을 키우는 생명의 노래임을 믿어주는 세상의 따뜻한 여유를 기대해 봅니다.




함께 생각해 볼까요?


ㅣ 나지막한 이야기 소리와 뜨거운 응원 소리가 섞여드는

복도에서, 우리들은 아이들이 함께 일궈낸 보이지 않는

하모니를 충분히 즐기고 있나요?


월, 화, 수,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