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인 줄 알면서도
안부를 묻는다.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빈자리를 내어놓는다.
당신의 속도를 따르지 못하는
비루한 나의 마음, 나의 머리가
오늘도 조용히,
이곳에서 머물게 한다.
머리는 이미 이별을 계산해 냈는데, 마음은 여전히 뺄셈을 못하고 있습니다.
유독 느린 나의 시간은 게으른 탓일까요, 미련한 탓일까요.
남들처럼 쿨하게 털어내지 못하는 저의 비루한 속도를,
오늘은 재촉하지 않고 그저 이렇게 묵묵히 바라보려 합니다.
떠날 때를 시리게 바라보는 것도,
혹여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에 반가이 맞이해야 하는 것도 온전히 저의 몫이니까요.
2026. 02. 15 photo by 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