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얼굴로
모두를 끌어안고
친절함을 포장한다, 너는
고요한 낯빛으로
다문 입술 사이 호흡을 고르고
평온함을 장착한다, 너는
얼음장 같은 냉기로
뜨겁게 곪은 상처를 억지로 얼려둔 채
아무도 모르게 무너져 내린다, 너는
어느 것이 네 것인지
피부에 깊숙이 밀착되어
가려진 진짜 숨소리마저 삼켜버린다, 너는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책임감이라는 무게로
우리는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쓰고 집을 나섭니다.
괜찮지 않아도 다정하게 웃어야 하고, 속이 문드러져도 평온한 척 호흡을 골라야 하는 날들이 있지요.
그렇게 남들을 안심시키느라 정작 돌보지 못한 나의 진짜 숨소리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하루에도 여러 개의 얼굴을 교체하는 순간, 나의 참모습은 어떤 것인지 혼란스러워집니다.
홀로 남겨질 때, 여럿과 어울릴 때, 업무적인 테두리 안에 있을 때.
그 어느 모습이든 결국은 나의 것일 테지만요.
오늘만큼은 타인을 향해있던 친절을 거두어,
남몰래 얼어붙은 내 마음의 상처를 따뜻하게 녹여주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Portrait_of_Dora_Maar
@ExistGwang 작가님의 '페르소나'글을 읽고 마음에 피어난 글귀들을 '시'로 표현해 봅니다.
브런치의 세계는 이런 곳인 것 같아요.
작가님들의 글을 통해 또 다른 장르를 피울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