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보다는 태도
결론부터 말하면, 시장이 장기적으로 상승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경제가 성장해도 시장이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예는 과거는 물론 현재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우량 자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랫동안 꾸준히 상승해 온 것을 우량 자산이라고 부를 뿐, 그 미래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세계 제일의 강대국인 미국의 국채 신용등급이 최고 등급에서 내려온 지도 여러 해가 지났고, 수년 전만 해도 실리콘밸리와 가까운 샌프란시스코의 상업용 부동산이 지금처럼 텅텅 비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우량 자산도 믿을 수 없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우량해 보이는 자산들을 엄선해서 분산투자하는 것입니다. 모범 답안으로 알려진 여러 우량 자산에 대한 장기투자 역시 확률적으로 가장 좋은 대안일 뿐, 100% 완전무결한 방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검증된 진리가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최선인 것이지요.
‘그럼, 분산투자나 장기투자에 대한 믿음은 허상인가요?’
엄선한 자산에 분산하여 장기로 투자한다는 것은 필요적 당위를 포함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다른 지적 존재의 시뮬레이션에 불과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인류의 다수는 삶을 포기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여생을 보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투자에 완벽한 정답이 없다고 해서, 저축만 하실 건가요? 어차피 어딘가에 투자를 할 거라면, 그중에서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최선을 선택해 실행하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어차피 할 거라면 필요적 당위성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정답이 없는데도 정답이 있다고 믿는 것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모두가 부정할 수 없는 기업에 전 재산을 올인하는 일,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는 대가의 말대로 감행한 인생역전 투자, 감당 가능한 가격보다 높으니 모두를 심판할 하락장이 올 것이라는 신념, 국장은 영원히 글렀고 미국 몰빵만이 살 길이라는 믿음 등등. 이런 결정과 판단은 변치 않는 정답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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