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나요?
정말 중요해서 반드시 점검해야 하지만, 실제로 하는 경우는 의외로 드문 일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당신의 수익률을 알고 있나요?
계좌 조회 화면에 들어가면 수익률이 바로 나오는데, 무슨 말이냐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는 수익률은 단순히 현재 상태만을 나타낼 뿐입니다. 100만 원으로 A 주식을 사서 50만 원이 되었다면 수익률은 -50%입니다. 하지만 손실 난 A 주식을 모두 팔아버리고, 같은 날 B 주식을 100만 원어치 사서 1% 수익이 났다면 수익률은 1%로 표시됩니다. A 주식에서 손해 본 50만 원은 팔고 나면 온데간데없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주식의 수익률만 표시되기 때문이지요.
좀 더 복잡한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1월에 300만 원으로 시작해서 2월에 100만 원을 어치를 매도하고 3월에 200만 원을 더 투자했습니다. 3월 말 계좌 조회 화면에서 보이는 수익률이 5% 라면 이 5%가 정말 내 투자 수익률일까요? 아닙니다. 단지 마지막에 남아있는 400만 원(=300만-100만+200만)에 대한 현재 상태를 나타낼 뿐입니다. 2월에 매도한 성과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HTS나 MTS 등 주식거래 프로그램에서는 평잔 등을 이용해 과거의 수익률과 수익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매매에만 정신이 팔려 제대로 살펴보지 않거나, 아픈 과거를 보고 싶지 않아 외면하기도 합니다. 초보자들 중에서는 이런 기능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접 투자를 하고 있는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기록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최소한 본인이 잃는지 버는지는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수년을 공부하고 경험을 쌓아도 손실을 보고 있다면 직접 투자는 일단 중지하는 것이 정답에 가깝습니다.
2) 지수(벤치마크)를 이기고 있나요?
본인의 수익을 제대로 확인했다면, 다행히 수익이 나고 있다면, 다음 단계는 지수를 이기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지수 대비 수익이 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지수 투자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야 합니다. 지수를 앞서고 있다 해도 그 수익이 노력 대비 가치가 있는 정도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본업의 성장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고 있다면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 있어도 헛될 뿐입니다. 만약 지수 수익률과 자신의 수익률을 비교하는 방법조차 모르고 있다면 일단 투자를 멈추기를 권고합니다.
3)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앞의 두 과정을 실제로 계산하고 검증해 보면, 대부분 지수 투자가 낫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우리가 기술이 없거나 재능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프로인 펀드매니저들도 대다수는 중장기적으로 벤치마크를 이기지 못합니다. 이미 학문적으로도 검증된 결과이고 상식입니다. 그럼에도 왜 많은 사람들이 직접 투자를 고수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나는 남들보다 나을 수 있다’거나 ‘혹시 모를 대박’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만 알아 두십시오. 복권에 돈을 탕진하는 사람들의 핑계와 당신의 이유가 같다는 사실을.
아마도 열심히 하다 보면 실력이 늘어 지수를 이기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겠지요. 확률적으로는 그 시간과 노력을 본업과 가정에 쓰는 것이 낫습니다. 투자를 업으로 하는 펀드매니저들도 하기 어려운 일이니까요. 손흥민이나 우사인 볼트가 못 된다는 것은 알지만, 워런 버핏(연평균 수익률 20% 초반)은 될 수 있다고 믿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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