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날씨만큼 춥다.
얼마 전 작년에 매수하였던 역세권 아파트의 수리가 끝이 났다. 수리비 잔금을 치르기 전에 시간을 내어 점검 차 다녀왔다. 입주용 인테리어가 아닌 세입자용(?)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는 별도 점검 없이 사장님을 믿고 진행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깐깐하신 세입자를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손수 점검에 나섰었다.
오호, 매수할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짐을 다 뺀 뒤에 보니 생각보다 넓고 일조량도 풍부한 게 괜찮아 보였다. 거기에다 사장님께서 인테리어를 꽤 고급 지게 해주셔서 내가 살고 있는 집보다 훨씬 크고 좋아 보였다. '로보트 기요사키'의 지론대로 본인의 주거용 집에는 최대한 투자를 미루고 아껴서 임대를 위한 집에만 투자하고 있지만, 한 번씩 올 수리된 깔끔한 집에 들어올 세입자님을 생각하면 배도 아프고 한편으로는 서럽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의 부동산 투자 목적과 비전을 위해서는 필연 듯이 찾아올 감정들이기에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연습하고 연습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하반기에 우리는 두 개의 역세권 아파트를 매수하였고, 연말에 세 개의 물건에 전세 계약을 완료시켰다. 8.2 대책이니, 추가 대책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우리는 투자 방향성은 잃지 않고 우리의 기준대로 밀고 나갔었다. 다행히 우리가 매수를 할 시기만 해도 부동산 시장에 파장은 그리 크지는 않았다. 다만 매수자들의 불안감 기조가 보이기 시작했고, 세입자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되고는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단기 사업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임대 사업을 고려하는지라 바로 눈앞에 보이는 파동들이 지금은 커 보일지 모르지만, 한발 뒤로 물러서 시선을 멀리해서 바라보니 하나의 직선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즉, 어느 시기까지는 부동산 시장이 출렁거리긴 하겠지만, 길게 보면 어차피 반복된 역사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의 투자 철학이다.
지난 연말 전세 계약을 완료시킨 3개 중 1개는 신규 입주하는 아파트다 보니 전세 보증금에 욕심부렸다가는 뒤에 입주하는 물량에 밀려 찬밥 신세가 될 것 같아, 시세보다 1-2천 낮게 세입자를 받았다. 나머지 두 개의 아파트는 세입자를 들이며 전세 보증금을 시세만큼, 아니 시세보다는 조금 더 높게 받을 수 있었다. 수리도 수리이지만, 세입자들이 살고 싶어 할 그런 위치를 골랐다고 생각했기에 나름 욕심을 부려보았던 것이 적중했던 것이다.
갭투자를 진행하다 보면 전세 보증금을 무조건 높게 받아 초기 투자금을 최대한 낮추려고 하는 것이 정석이다. 우리 역시 그렇게 하고 있고, 이번 투자에서도 역시 보증금에 집중을 하였었다. 하지만 향후에 있을 상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말에 부동산을 방문하며 사장님께 제일 많이 받았던 인사가 이런 말이었다. " 사장님~ 정말 잘하셨어요. 어찌 그 시기에 딱 맞춰서 그 전세가를 맞추셨데! 지금 전세가가 전부 다 빠지고 있다니까요." 세 지역의 부동산 사장님들에게 같은 칭찬 아닌 칭찬을 들으면서 계약을 진행했었다. 예를 들어 9월 전세 계약을 2억 4천에 했지만, 12월에 잔금을 치를 때는 주변 전세 시세는 2억까지 떨어진 물건도 있었다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말은 즉, 세입자들이 향후 입주할 새 아파트들의 물량을 기다리며 현재 전세가에 만족을 못하고 새 아파트에 낮은 전세 물건을 찾고 있다는 것이고, 다주택자들은 올해 4월 양도세 중과에 불안해하고 있으며 신규 입주 폭탄에 지레 겁을 먹어 전세가를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야 부동산 사장님 말씀대로 시기를 잘 맞추어 전세 보증금을 최대치로 당겨 받을 수 있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현재 내가 투자한 지역에 갭투자로 들어오려면 우리가 투자한 금액에 2배가 들기에 그만큼 투자로 접근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 떨어진 전세금에 비해 집값은 유지하고 있지만, 만약 이러한 갭과 전세가가 일시적인 것이 아닌 장기적으로 이 가격을 유지한다면 집값 또한 지금처럼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이다.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물건들은 내가 꿈꾸는 역세권 클라우드 영역 안에 들어오는 아파트들이다. 부동산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가격 방어를 잘해 줄 것이고, 부동산 분위기가 활황일 때는 분위기에 맞춰 날개를 달고 날아 줄 물건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투자가이기에 무작정 긍정적인 시선으로만 상황을 볼 수는 없다. 투자가는 리스크를 무서워하지 않지만, 그 리스크를 관리하고 대비할 수 있어야 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미래에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대비하기로 하였다.
현금 확보
현금 확보라는 제일 큰 줄기와 함께 2018년 투자를 이끌어 갈 생각이다. 먼저 향후 있을 재계약 시 세입자들이 불안해 할 상황(역전세 등)에 대비할 능력을 배양하고,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 금리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또한 2019년 있을 새로운 출발을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올해 입주하기로 계획한 아파트에 입주를 할 수 있을지 몹시 걱정이 된다. 투자 규모 확장이라는 욕심으로 인해 새 아파트 입주 기회를 두 번이나 보내버리고 세 번째 찾아온 기회인데... 이번에는 현금 확보라는 목표로 인해 쉽게 입주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되는 것이다.
2018년.
나의 삶에서도 그렇고, 부동산 시장도 역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변화가 상승세가 될지, 하락세가 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에 우리들은 이렇게나 노력하고 공부하고, 고민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지금 부동산 시장은 확실히 추워지긴 한 것 같다. 물론 겨울이라는 비수기를 타서 더 그럴 수도 있고,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투자 세계가 나타나 투자 흐름이 다른 곳으로 넘어간 것 일수도 있다. 복부인 김유라 님도 올해는 부동산 투자를 더 이상 하지 않고 지켜본다고 강의 시 잠깐 언급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부동산 투자를 그만둔다는 것은 아니다. 현금을 확보한다는 것이 은행 통장에 돈을 묻어놓겠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현금 유동성이 높은 것에 투자를 하여 현금을 보유했을 때만큼의 유동성을 가질 수 있도록 투자 시 신경을 쓰겠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 더욱더 공부하고 그만큼 시장 상황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오감을 키워야 할 것이다.
요즘 재개발 조합권이나 분양권이 인기라고 한다. 기존 아파트들을 보유하다 보면 다주택자로 정부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다 보니 그만큼 부담감이 커져서 그렇지 않나 싶다. 우리 역시 앞마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개발과 재건축에 군침이 돌긴 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유동성이 떨어지는 투자에 더 이상 눈을 돌리지 않기로 했기에 군침을 그냥 속으로 넘기며 욕심 아닌 욕심을 넘기고 있다.
오늘도 새벽에 눈을 떠보니 역시나 춥다. 창을 열어보니 들어오는 찬바람에 심장까지 얼어붙는 줄 알았다. 하지만 분명 이 순간을 버티면 따듯한 바람이 들어오는 봄날이 올 것이다. 부동산 역시 이 시기가 지나가 순풍 바람을 맞을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 기다림이 너무 길지 않기만을 기다리고 기도할 뿐이다.
별사냥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