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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권수 Apr 23. 2023

웨딩 플래너를 찾아서

약은 약사에게, 웨딩은 플래너에게!

결혼을 결심한 후에, 여자친구와 나는 제일 먼저 결혼 날짜를 고민했다.

우리는 가장 적절한 시기로 2024년 4월을 생각했다.

2022년 8~9월 즈음 이야기를 처음 했으니, 대략 1년 8개월가량이 남은 셈이었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준비기간을 1년으로 잡고, 2023년 4월부터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2022년에는 결혼에 대한 준비 없이 여느 때와 같은 데이트를 즐겼다.



2023년이 왔다.

1월 1일 아침, 강릉에서 새해 일출을 함께 보았다.

해가 떠오르는 모습이 마치 탁구공 같았다.


매년 새해를 맞이하면 주식시장의 호황을 기도했다.

나의 코인과 주식이 마치 태양과 같이 붉게 올라갔으면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기도를 한 가지 더 했다.


"올 한 해 결혼준비하면서 싸우지 않게 해 주세요"



우리는 의외로 잘 싸우지 않았다.

평소에 가벼운 의견충돌이 몇 번 있었을 뿐, 길게 다투거나 서로 화내는 경우는 없었다.

회사에서는 싸움꾼으로 소문난 내가 여자친구와 한 번도 안 싸웠다고 하면 주변에서 잘 믿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연애하는 데 있어서 나는 "의견"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었다.

여자친구의 질문에 나는 주로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오늘은 뭐 먹을까요?"

"아무거나 좋아요! 뭐 먹고 싶어요?"


"이번 여행 갈 때 렌트할까요?"

"네~ 좋아요"

"아니면, 버스 탈까요?"

"그것도 좋아요"


나는 정말 다 좋았다. 

여자친구는 내가 뭘 싫어하는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애초에 선택지에 내가 싫어하는 건 없으니, 좋다는 대답밖에 할 수 없었다.


보통 잘 지내는 커플들이 주로 결혼 준비하면서 많이 싸운다고 들었다.

우리는 예외일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혹시 모를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빌었다.

싸우지 않게 해달라고.




새해에 가장 먼저 한 일은 웨딩플래너를 찾는 일이었다.

우리는 둘 다 일을 하고 있었고, 결혼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고민도 없이 웨딩플래너를 찾기로 결심했다.


나는 웨딩플래너를 찾기 위해 먼저 "웨딩 박람회"를 검색했다.

여러 박람회 포스트들이 보였는데, 어디를 어떤 순서로 가야 하나 혼란스러웠다.

우리는 가능한 일정에 열리는 가장 "유명해 보이는" 박람회를 일단 가보기로 했다.


우리가 갔던 곳은 다이렉트 웨딩박람회였다.

처음 입구에 들어섰을 때,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왜냐하면,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사람들이 줄 서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되게 조촐한 곳에서 상담을 받을 줄 알았다.

무려 웨딩을 1년 2개월이나 앞두고 왔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담당 웨딩 플래너를 만났다.

그 자리에서 스드메 상담을 받고, 견적도 받았다.

여자친구에게 모든 질문이 쏟아졌기 때문에 나는 옆에서 그냥 구경만 했다.


상담을 마치고, 웨딩플래너를 계약할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웨딩플래너님은 생각보다 돌발질문에 대답을 잘해주셨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프로의 향기가 느껴졌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그 자리에서 계약했다.

사실 우리는 상담 후 다른 웨딩플래너 분을 만나기로 했었다. 

그런데 여기서 상담을 받아보니, 상담을 또 받는다고 다를 것 같지 않았다.


우리 받았던 상담 카드



확실히 웨딩플래너를 결정하고 나니, 많은 일들이 수월했다.

스드메 업체 리스트 목록부터, 방문 일정 예약까지 모두 해주셨다.

올바른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효과적인 레버리지가 아니었나 싶다.




* 홍보와 무관합니다. 문제 시 사진은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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