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사람을 위한 세상 솔직한 조언
회사는 마치 탈곡기 같다.
게이트를 지나 회사로 들어가는 순간 시동이 걸린다.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켜면 작업이 시작된다. 9시간 동안 탈곡기는 내 영혼을 탈탈 털어낸다. 9시간의 고된 노동이 끝나면 영혼 없는 말끔한 몸뚱이만 남는다. 작업이 끝나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 들어오면 개인적인 일을 시작한다. 아니, 일단 마음만 먹는다. 외국어 자격증을 위한 영어공부, 일잘러가 되기 위한 기술공부, 부자가 되기 위한 부업, 하다못해 밀린 빨래라도 하겠다는 당찬 생각을 한다. 가사를 제외하면 이 모든 일의 목표는 조기 은퇴다. 지긋지긋한 영혼 탈곡기를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소위 자기 계발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방금 일을 끝내고 온 나에겐 보상이 필요하다. 시원한 탄산음료를 꺼내고 TV 앞에 앉는다. 리모컨 전원을 누르는 순간 영혼이 충전되기 시작한다. 음료를 마실수록 충전속도는 빨라진다. 100% 충전이 될 즈음 우리는 행복한 기분을 간직하며 잠자리에 든다. 마치 자기 계발은 계획에 없었던 사람처럼.
이는 생각보다 흔한 직장인의 일상이다. 회사일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피로는 그만큼 많이 쌓인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건 우리의 마땅한 권리라고 여긴다. 우린 그게 전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쇼츠를 몇 편 시청하면 기분이 나아진다. 그렇게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이런 쳇바퀴 같은 일상을 살면서도 우리는 조기 은퇴를 꿈꾼다. 철저한 자기 계발 계획을 수립하고, 부자가 되는 방법을 고민한다. 지나가는 포르셰를 보면서 차를 운전하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 그러다 문득 현실을 자각하고 "오늘은 반드시 공부를 하겠어!"라고 다짐한다. 하지만 관성을 거스르기 참 어렵다. 또다시 TV를 틀면서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룬다. 그렇게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일 년이 된다. 우리의 모습은 일 년 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는다.
"시작의 기술"을 쓴 개리 비숍은 이러한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던진다. 저자는 우리가 실제로는 현실에 만족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변화를 꿈꾼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변화할 마음이 없는데, 그저 합리화를 위해 계획만 세워놓는다. 마치 계획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는 논리를 위해서 말이다.
"시작의 기술" 책에서는 게으름에서 탈출할 수 있는 7가지 기술을 소개한다. 이 기술들은 잘못된 생각을 바꾸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미래가 아닌 현재를 바꿀 수 있는 마법의 문구이다. 매일 이 7가지 단언을 입으로 말하다 보면 어느새 무의식 속에 자리 잡힌다. 무의식은 은연중에 우리의 태도와 행동을 변화시킨다. 이 무의식을 재설계하는 게 핵심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7가지 시작의 기술은 다음과 같다.
1. 나는 의지가 있어
2. 나는 이기게 되어 있어
3. 나는 할 수 있어
4. 나는 불확실성을 환영해
5.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나를 규정해
6. 나는 부단한 사람이야
7.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
솔직하게 자신이 변화하고 싶은지 되물어야 한다. 의지가 있다면 익숙함보다는 도전을 택한다.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며, 예상치 못한 일을 마주하더라도 그냥 받아들인다. 생각보다는 직접 행동해야 하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행동의 결과를 기대하지 말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다 보면 언젠가 꿈에 그리던 모습대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적어도 일 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시작의 기술"과 함께 게으름뱅이에서 벗어나보기 바란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72127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