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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말을 할 때는 늘 의도를 생각해라

첫 의도가 왜곡되면 상처로 남는다.

by 이권수

말을 할 때는 의도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말을 할 때 "의도"를 담는다. 그리고 그 의도에 합당한 답변을 암묵적으로 요구한다. 농담을 던졌다면 웃음을 원하고, 조언을 한다면 그에 따른 대답을 원한다. 우리는 대화를 할 때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이 과정을 반복한다. 말이 무기가 되는 시점은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 어딘가에서 방황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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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돌이켜보면, 대부분 첫마디는 의도를 정확하게 담는다. 충분한 생각을 하고 질문을 구성한 후 내뱉기 때문이다. 그러다 상대방의 답변이 머릿속으로 들어오면, 다시 의미를 해석하기 시작한다. 이와 동시에 첫 의도는 기억 저편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그 의도를 다시 생각해 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침묵의 시간은 공기마저 어색하게 한다. 서로 그 순간을 견디지 못해 누군가 다시 말을 이어가기 마련이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첫 의도와 다르게 말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면 상대방은 그때부터 혼란을 겪기 시작한다. 그 혼란은 순식간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순간 존재했다가 사라진다. 그 순간의 공기를 타고 다른 사람의 귀에 침투한다. 그러고는 사람들에게 생각을 하게 하고, 그렇게 연기도 없이 사라진다. 오로지 듣는 사람의 머릿속에서 재구성된 모습으로 남을 뿐이다. 그 모습이 상처가 된다고 해도, 지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의도치않게 상처를 주기 않으려면, 우리는 늘 생각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해석하는 순간, 감정에 지배당해 첫 의도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 한 번 왜곡된 의도는 고치기 어렵다. 사과를 통해 의도를 다시 전달할 수밖에 없다. 마치 그림을 그리다가 잘못 물감을 칠하면, 덧칠해서 원래의 모습을 찾는 것과 같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말의 힘은 그만큼 대단하다. 그 힘을 다루려면 늘 주의가 필요하다. 의식적으로 의도를 되뇌어야 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긴장감 있게 유지해야 한다. 그러면 의도치 않은 상처 없이 상대와 기분 좋게 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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