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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권수 Jul 27. 2023

우리는 한 곳을 바라보는가?

지금 우리 팀에 필요한 단 한 가지

회의실에는 싸늘한 기운이 가득하다. 누구 하나 숨소리 내지 않고,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 들린다. 서로 인사 한마디 없이 자리에 앉아 회의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린다. 스크린에 화면이 켜지면서 회의가 시작된다. 화면에는 하얀색 바탕에 까만 글자만 가득하다. 그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보고하는 사람의 얼굴만 멍하니 쳐다보다가 귀에 익숙한 주제가 나오면 주의를 기울인다. 그러다 가끔 잘못된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직감한다. 한마디를 거들까 말까 고민하다가 괜히 피곤해질 것 같아서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오늘도 아무런 소득 없이 회의가 끝났다.



혹자는 좋게 넘어가는 게 회사생활의 중요한 처세술이라고 말한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경우가 생기는데, 굳이 열을 올리지 말라는 뜻이다. 그래야 서로 감정도 상하지 않고, 회사생활도 오래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사람은 회의 때 반론을 제기하지도 않는다. 자신에게 영향이 없다면 다른 팀 일에 끼어들어 분란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쟁을 피하는 건 팀이 나락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과 같다. 실리콘밸리 경영 컨설턴트인 패드릭 렌시오니는 "팀워크의 부활"이라는 책에서 팀이 빠지기 쉬운 5가지 함정을 소개한다. 그는 이 5가지 함정에 빠지게 되면 팀워크가 와해되어 결국 회사에 큰 손해를 불러온다고 말한다. 


5가지 함정은 다음과 같다.

1. 신뢰의 결핍

2. 충돌의 두려움

3. 헌신의 결핍

4. 책임의 회피

5. 결과에 대한 무관심


신뢰는 건강한 조직문화의 전제조건이다. 신뢰는 단순하게 상대방을 믿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된 조직문화에서는 서로가 약점을 공유하더라도 이를 정치적으로 바라보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그래서 팀원들은 자신의 약점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기꺼이 도움을 요청한다. 팀원과 경쟁하는데 에너지를 쓰지 않고, 오로지 팀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한다. 서로 논쟁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모든 건 팀을 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려움 없는 조직"이라는 책에서는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러한 문화를 만들려면 누군가 의견을 낼 때 비난이 아닌 조언과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일이 아니어도 상대방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서로 간의 굳건한 신뢰가 필요하다.


다만, 조직이 커질수록 팀원 간의 신뢰만으로 회사의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어렵다. 각 팀의 리더가 모일 때도 서로 신뢰를 기반으로 소통해야 모두가 같은 목표를 위해 헌신할 수 있다. 앞서 묘사했던 회의실 분위기처럼, 서로 나 몰라라 하고 누군가 지적할 때만 발끈하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 설령 결론을 냈다고 해도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 일에 헌신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만 찾아 나선다. 그들에게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좋게 넘어가고 싶을 뿐이다.


조직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리더라면 팀 혹은 조직이 5가지 함정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서로 모르는 건 자유롭게 물어보는지, 실수를 숨기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면, 팀원들이 서로 신뢰를 쌓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모르겠다면, 팀워크의 부활에서 캐서린은 어떻게 디시전테크를 살려냈는지 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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