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을 위한 맞춤형 식단을 제공해 8,000억 가치의 회사를 만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금융회사에서 재무 분석을 하던 평범한 직장인은 어떻게 반려견 식품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었을까요?
오늘은 가정집 주방에서 시작해 반려견 식품 시장을 혁신한 브랜드, The Farmer's Dog의 성공 스토리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더 파머스 도그는 '수의사의 한 마디'에서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창업자 브렛의 반려견은 만성적인 소화 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었는데요. 당시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법을 시도해 보아도 반려견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수의사는 브렛에게 집에서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일 것을 권했습니다.
브렛이 직접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인 결과 반려견의 건강이 크게 호전되었는데요, 브렛은 이 경험을 통해 반려견에게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브렛은 자신의 경험을 친구인 조나단에게 공유했습니다. 벤처 캐피탈에서 스타트업의 사업 모델을 분석하는 일을 했던 조나단은 브렛의 경험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즉, 브렛이 '신선한 반려동물 식품'이라는 콘셉트를 제시했다면, 조나단은 그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사업화한 것이죠.
물론 당시에도 반려견을 위한 건강한 사료들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건식 사료나 통조림같이 가공식품 위주였고, 신선식은 강아지별 특성이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관된 식단을 제공하는 곳이 전부였죠.
더 파머스 도그는 반려견의 나이, 체중, 품종, 활동량, 건강 상태 등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신선식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사료 브랜드들과의 차별성을 확보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대부분의 강아지들이 여태껏 일반적인 사료만으로도 잘 지내왔는데, 반려인들에게도 낯선 맞춤형 신선식이라는 아이템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요,
문득 더 파머스 도그의 스토리텔링 방식이 '파파 레서피'라는 화장품 브랜드와 굉장히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파파 레서피는 아토피가 심한 딸을 위해 '아빠가 만든 화장품'입니다. '아빠의 마음으로 좋은 성분을 담았다'라는 메시지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풀어낸 것이죠.
사실 비슷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디어 로렌, 줄리아 루피, 테라피 토에이벨 모두 아토피가 있는 딸을 위해 아빠가 만든 화장품 브랜드이죠.
브랜드의 스토리는 기업이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들과 감정적으로 연결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즉, 더 파머스 도그 창업자의 반려견이 '신선식품으로 건강을 회복한 이야기'가 견주들의 마음 열게 만든 것이죠.
실제로 더 파머스 도그의 리뷰를 보면 식단을 바꾼 후 반려견의 건강이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중 신선식품을 먹기 전과 후의 상태를 비교한 비포-애프터 스토리가 큰 공감을 사고 있는데요. 이러한 직관적인 이미지와 고객의 실제 경험담은 '신선식품으로 건강을 회복했다'라는 브랜드의 스토리를 더욱 강화해 주었죠.
반려인과 더 파머스 도그를 감정적으로 연결해 주는 브랜드 스토리는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조나단이 자신들의 제품이 정말로 신선하고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반려견용 음식을 직접 먹어봤다는 이야기인데요.
사람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하고 깨끗한 재료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창업자가 몸소 보여준 것이죠.
이 이야기는 비포-애프터 스토리와 결합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고, 반려동물의 건강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더 파머스 도그는 창업 직후부터 구독형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고객은 구독을 시작할 때, 반려견의 나이, 품종, 체중, 활동 수준, 건강 상태 등 정말 다양한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구매 과정에서 여러 가지 선택을 반복적으로 해야 할 경우 피로감이 쌓이고 결국 중간에 이탈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고객이 너무 많은 선택을 강요받지 않도록 간소화된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더 파머스 도그는 고객들의 선택 과정을 '복잡하고 귀찮은 일' 아닌 '반려견의 건강을 위한 중요한 투자'라고 느끼게 만들었는데요. 이 역시 '맞춤형 신선식을 통해 반려견이 건강을 회복한' 브랜드 스토리 덕분이죠. 고객이 제공한 데이터는 영양사들이 반려견에게 적합한 맞춤형 식단을 설계하는데 실제로 활용되기도 하고요.
더 파머스 도그는 말 그대로 반려견을 위한 프리미엄 식품입니다. 대형견을 키우는 경우 한 달에 40만 원 이상 들기도 하죠. 그렇기 때문에 '사치'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요,
더 파머스 도그는 자신들을 단순히 고급 사료 판매업체가 아닌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대우하는 기업으로 포지셔닝했습니다.
즉, '좋은 사료'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사랑과 보살핌의 표현으로 느끼도록 함으로써 자신들의 제품이 사치품이 아닌 필수적이고 가치 있는 제품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죠.
재미있는 사실은 신선식이 일반적인 사료보다 더 건강하다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더 파머스 도그의 신선식을 먹고 설사를 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생겼다는 부정적인 피드백도 있죠.
더 파머스 도그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소비자가 신선식을 자신 있게 시도할 수 있도록 환불 보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잠깐, 무조건 환불이라니 블랙 컨슈머들이 생기면 어떡하냐고요?
저도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때 무조건 환불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사실 마케팅보다는 고객과 잘잘못을 따지며 논쟁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제공한 서비스였는데요.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납득하지 못할 이유로 환불을 요청하는 '진상 고객'은 없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환불을 안 해줘도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를 마케팅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지불할 수 있을 정도였죠.
실제로 '환불 마케팅'은 브랜드에게도 다양한 이점이 있습니다. '100% 환불'은 제품의 품질을 보장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이 제품 구매를 결심하는 데 있어 심리적인 허들도 낮출 수 있죠.
혹시, 매직스푼 성공 비결 기억하시나요?
바로, 오랜 기간 동안 무료로 샘플을 제공하며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제품에 대한 신뢰도 높인 것이었는데요.
더 파머스 도그는 기존의 전통적인 사료에 익숙해져 신선식품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무료 샘플을 통해 제품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100% 환불에 무료 샘플이라니, 소규모 브랜드에서 벤치마킹할 수 없는 고비용 전략이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100% 환불과 무료 샘플 제공을 조합한 것은 비용을 굉장히 효과적으로 사용한 방법입니다.
혹시 무료여서 사용하기 시작했다가 계속 사용하게 된 서비스가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무료로 1개월 사용한 후 몇 년째 쓰고 있는데요.
사람들은 익숙한 서비스나 제품을 계속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료 체험 기간 동안 경험한 여러 가지 편리함을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에서 전에 없던 불편을 느끼게 되죠.
넷플릭스 가제 공하는 1개월 체험 기간 역시 소비자가 자신들의 서비스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어 결국에는 유료 구독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랍니다.
실제로 더 파머스 도그는 한 번 구독하면 6개월 이상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맞춤형 식단을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이 개선되는 경험을 한 고객들은 구독을 단기간에 끊을 이유가 없죠.
만약 식품이나 구독 서비스처럼 반복 구매가 가능한 사업을 하신다면 100% 환불 및 무료 샘플 제공은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마케팅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파머스 도그'라는 이름은 농장에서 길러지는 개들이 더 오래 산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브랜드명에서도 알 수 있듯 더 파머스 도그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반려견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반려견의 건강 관리를 위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와 프로그램도 제공합니다.
SNS를 통해 건강 관리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수의사와 반려견 영양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하는데요, 이를 통해 고객들이 반려견의 건강관리를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이러한 접근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반려견의 건강을 관리 파트너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해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더 파머스 도그가 '반려견용 맞춤 건강식'이라는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반려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와 일관된 메시지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즉, 창립자의 개인적 경험과 감정적 메시지를 통해 소비자와의 유대감 형성하고 고객 중심의 마케팅으로 제품의 가치와 신뢰를 높여 브랜드를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만든 것이죠.
마지막으로 더 파머스 도그의 성공 스토리를 세 줄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직접 만든 신선식품으로 만성적 소화 장애로 고통을 겪던 반려견의 건강을 개선시켰다.
두 번째, 100% 환불 제도로 높은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없애고, 무료 샘플 제공으로 반려견용 맞춤형 신선식품이라는 낯선 제품에 대한 심리적인 진입장벽을 낮추었다.
세 번째, 반려인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과 건강 관리 콘텐츠 등으로 단순한 사료 브랜드를 넘어 반려견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키는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오늘은 가정집 주방에서 반려견을 위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해 연 매출 2,300억 이상의 비즈니스를 만든 과정과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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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