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아줄리아페페와 아스테라야
수빈아,
벌써 11월 셋째 주야. 12월이 다가오면, 너무도 빠르게 시간이 흐를 것만 같아서 조금씩 올해를 회고하고 있어. 올해도 역시 나에게 가장 큰 이슈는 '건강'이었어. 그 밖에 당연하지만 많은 변화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나의 반려식물 이야기를 네게 처음으로 해볼까 해. 왜냐면 어제 우리 두 아이들 이사, 그러니까 '분갈이'를 해줬거든!
나의 첫 반려식물 이름은 아스테라야. 원래의 이름은 너도 들어봤을 거야. 바로 '몬스테라'지. 그날은 스타벅스에서 할 일을 하고 집으로 걸어가던 중이었어. 기분이 좀 안 좋았지. 그런데 가다 보니 꽃집에서 여러 화분을 팔더라? 그때, 아주 즉흥적으로 결정했지. '나는 키우고 싶다고 생각한 몬스테라를 입양하겠다!' 그렇게 2025년 4월 9일, 우리 집에 오게 되었고, 이름도 지어줬어. 나는 아온이니까, '아'자 돌림으로 아스테라!
몇 년 전에 이런 '짤'이 돌았잖아. '나 기분이 안 좋아서 뭔가를 샀어. 그런데 기분이 좋아졌어!'라고 하면 T와 F는 어떻게 다르게 반응할까? 이런 이야기들. 너도 알다시피 난 확실한 F고, 그날의 F는 아스테라 입양 전 후로 기분이 많이 달라졌어. 마치 영화 '레옹'의 마틸다가 품에 화분을 안고 가듯, 나도 아스테라를 품고 걸어가는데, 무척 뿌듯하더라?
아스테라는 일주일에 한 번만 물을 충분히 주면 된다고 해서, 일요일마다 주었어. 첫 사진은 입양해 오는 길 사진이야. 그다음 사진은 쑥쑥 자란 몬스테라의 집을 만들어준, 내 인생 첫 분갈이 날이야. 한 달 뒤인 5월 11일이었어. 그리고 몬스테라는 정말 쑥쑥 커서, 어제 새로운 집으로 또 이사를 시켜주었어!
고민되는 점은, 왜 아스테라는 몬스테라의 특징인 뚫린 잎을 가지고 있지 않냐는 것이야! 유튜브를 찾아보니 수분이 부족한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하길래, 앞으로는 매일 아침 분무기를 뿌려줄까 싶어. 하지만 한 동안은 이사를 했기에 건드리지 않고자 해.
반려식물은 말이지, 은근 매력적이야. 혹시라도 반려식물 입양을 생각한다면 절대 도파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선 안 돼! 아, 물론 예상하겠지만 말이지. 그런데 얘가 말이야,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마음이 살짝? 충만해진다? 매일 조금씩 자라는 모습을 보면, 그게 뭐라고 또 기분이 '사알짝' 좋아. 그리고 관리도 사실 아주 찰나의 순간이라고 할 만큼 짧은데, 물을 주거나 잎을 닦아 주는 그 30초 정도 되는 순간, 내가 평화주의자가 돼버리는 것만 같아.
그리고 두 번째 아이는 말이지, 또 스타벅스에서 나와서 돌아가는 길에 입양한 친구야! 이름은 정말 멋져. 줄리아페페! 엄청 고상하고 멋있게 들리지 않아? 나는 이름을 또 붙여줬어. 아줄리아페페라고. 은근히 괜찮지?
몬스테라가 쑥쑥 자라는 것을 보며 뿌듯함과 자신감을 갖추고 나서, 7월 20일에 맞이한 이 친구도 그저 아스테라 물 줄 때 같이 물을 주었어! 그러니 쑥쑥 자라더라고. 정말 예쁜 화분에 옮겨주었어. 이 친구는 분갈이하다가 중간에 예상치 못하게 흙이 부족해서 갑자기 다이소도 금방 다녀왔지 뭐야. 맨 오른쪽 사진이 옮겨준 사진인데, 화분이 참 예쁘고 아줄리아페페라는 이름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데 기운 빠진 것처럼 줄기가 늘어져 가서, 중간에 지지를 해줘야 할 것 같아.
아스테라와 아줄리아페페가 새롭게 이사한 화분에서 잘 적응하고(1-2주) 다시 또 잘 자라줬으면 해. 이제 겨울이라 보일러를 때면 바닥이 뜨거워 수분이 더 빠르게 마른다던데, 좀 더 신경 써서 물도 잘 줘야겠어. 얘네들을 키우다 보니까, 카페던, 헬스장이던, 식당이던, 다른 집이던 식물이 자주 눈에 띄더라. 그리고 그 공간에 '만일 저 식물이 없었다면' 하고 생각해 보니 어색하더라고. 식물 덕에 좀 더 생기가 돌고, 편안한 느낌이 들고 말이야. 이렇게 나도 식집사가 되어가는 걸까? 물론 아주 초보 식집사지만 말이지.
어젯밤엔 물 주는 주기나 정보, 사진을 보관하고자 식물 앱도 다운로드하였어! 나중에 우리 집에 오면, 이 두 아이들을 소개해줄게. 헤헤.
p.s. 식물 사진은 도대체 어떻게 예쁘게 찍을 수 있는걸까? 실제로 보면 멋지단 말야..
햇볕이 참 좋은 가을날,
아온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