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영운 Sep 25. 2022

우리는 회사와 연애를 하고 있다.

우리가 연애중이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이다

우리는 회사와 연애를 하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생각을 하면 할수록 개인과 회사의 관계는 연인과의 연애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연애도, 고용도 양쪽의 합의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지만 헤어지는 데에는 한쪽의 결정만 있으면 충분하다. 서로 발전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결국 권태로워지고 그 관계가 무너진다는 점도 비슷하고, 관계가 망가지기 시작했을 때 문제를 회피하며 시간을 지체하면 결국 고통만 더 커진다는 것도 똑같다.


그래서 이번에 ‘결별’하게 된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내 입장에서 쓴 글이니 편견이 섞여 있겠지만. 이 회사와의 연애 기간은 네달이 채 되지 않았다. 마치 연애 경험이 쌓이면 현재 연애의 앞날이 내다 보이듯이 이 회사와의 미래가 대충 그려지기 시작했다. 이 회사에서 경험한 모든 문제와 위화감은 두가지 원인에서 뻗어나갔는데, 첫째로 내 업무는 발전이 없었고, 둘째로 동료와의 소통이 참 어려웠다.


새로운 달, 새로운 분기가 되어도 새로운 도전적인 목표를 그려낼 수 없다는 점은 지루했고,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를 근거로 본인의 의견을 주장하는 동료와는 어떻게 대화해야 할 지 알수조차 없어서 그저 모든 말에 동의해주었다.


글을 쓰며 생각하니 발전이 보이지 않고, 소통이 힘들다는 문제는 연애의 경우에도 관계를 끝낼 충분한 이유가 되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더 잘 할 수 있던 일이 있었을까? 혹은 애초에 맞지 않는 만남이었던 걸까? 관계의 청산을 후회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기억을 갖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행동했을 것 같다.


첫째로, 사업의 구조에 앞서 동료의 성향을 먼저 파악할 것이다.

둘째로,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하여 회사가 동작하는 방식을 이해할 것이다.

셋째로, 대표 뿐 아니라 함께 일하게 될 옆자리의 동료와 먼저 합을 맞출 것이다.


앞으로 계획하는 프로젝트들이 많다. 좋은 기회로 함께 일하게 된 새로운 동료들과의 연애 관계는 좀 더 성숙하고 발전적이며,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어쨌거나 행복하려고 일하는 건데.



덧붙인 말

이 글은 지난 직장을 그만 둔 직후에 글쓰기 모임에서 쓴 글입니다. 그러니까 최근의 일이 아니며 지금 하는 일은 즐겁게 잘 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같은 모임에서 이 글을 읽으신 분이 '이런 글을 모아서 책으로 내신다면 구매해서 소장하고 싶다' 라는 극찬을 해주셨었죠.


최근에 글쓰기가 게을러져서 예전에 작성해둔 글을 다시 읽으며 글을 쓸때의 감정을 다시 곱씹어 보았습니다. 글쓰기는 열심히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꾸준히 하는게 훨씬 중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글쓰기 모임을 운영해볼까 합니다. 몇명으로 구성해서 어떤 결과를 이룰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지만 관심이 있는 분은 오픈채팅방을 방문해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