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연애중이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생각을 하면 할수록 개인과 회사의 관계는 연인과의 연애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연애도, 고용도 양쪽의 합의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지만 헤어지는 데에는 한쪽의 결정만 있으면 충분하다. 서로 발전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결국 권태로워지고 그 관계가 무너진다는 점도 비슷하고, 관계가 망가지기 시작했을 때 문제를 회피하며 시간을 지체하면 결국 고통만 더 커진다는 것도 똑같다.
그래서 이번에 ‘결별’하게 된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내 입장에서 쓴 글이니 편견이 섞여 있겠지만. 이 회사와의 연애 기간은 네달이 채 되지 않았다. 마치 연애 경험이 쌓이면 현재 연애의 앞날이 내다 보이듯이 이 회사와의 미래가 대충 그려지기 시작했다. 이 회사에서 경험한 모든 문제와 위화감은 두가지 원인에서 뻗어나갔는데, 첫째로 내 업무는 발전이 없었고, 둘째로 동료와의 소통이 참 어려웠다.
새로운 달, 새로운 분기가 되어도 새로운 도전적인 목표를 그려낼 수 없다는 점은 지루했고,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를 근거로 본인의 의견을 주장하는 동료와는 어떻게 대화해야 할 지 알수조차 없어서 그저 모든 말에 동의해주었다.
글을 쓰며 생각하니 발전이 보이지 않고, 소통이 힘들다는 문제는 연애의 경우에도 관계를 끝낼 충분한 이유가 되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더 잘 할 수 있던 일이 있었을까? 혹은 애초에 맞지 않는 만남이었던 걸까? 관계의 청산을 후회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기억을 갖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행동했을 것 같다.
첫째로, 사업의 구조에 앞서 동료의 성향을 먼저 파악할 것이다.
둘째로,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하여 회사가 동작하는 방식을 이해할 것이다.
셋째로, 대표 뿐 아니라 함께 일하게 될 옆자리의 동료와 먼저 합을 맞출 것이다.
앞으로 계획하는 프로젝트들이 많다. 좋은 기회로 함께 일하게 된 새로운 동료들과의 연애 관계는 좀 더 성숙하고 발전적이며,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어쨌거나 행복하려고 일하는 건데.
이 글은 지난 직장을 그만 둔 직후에 글쓰기 모임에서 쓴 글입니다. 그러니까 최근의 일이 아니며 지금 하는 일은 즐겁게 잘 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같은 모임에서 이 글을 읽으신 분이 '이런 글을 모아서 책으로 내신다면 구매해서 소장하고 싶다' 라는 극찬을 해주셨었죠.
최근에 글쓰기가 게을러져서 예전에 작성해둔 글을 다시 읽으며 글을 쓸때의 감정을 다시 곱씹어 보았습니다. 글쓰기는 열심히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꾸준히 하는게 훨씬 중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글쓰기 모임을 운영해볼까 합니다. 몇명으로 구성해서 어떤 결과를 이룰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지만 관심이 있는 분은 오픈채팅방을 방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