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세 가지 단계를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그로스팀이 집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글을 읽는 분이 스타트업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스타트업의 성장은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허브스팟의 전 Growth VP였던 Brain Balfour는 각 단계를 Traction, Transition, Growth로 구분했지만 저는 좀 더 쉽게 은유적으로 표현해보려고 합니다. 스타트업은 씨앗, 묘목, 수확의 세 단계를 거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씨앗 단계이죠. 그런데 이런 구분이 왜 필요할까요 어차피 우리의 목표는 기업 성장으로 동일하잖아요?
왜냐면 실제 식물을 키울 때만큼이나 스타트업에서도 각 단계에 따라서 집중해야 하는 목표와 지표가 달라지며 더 나아가서 조직의 구조나 의사 결정의 방식도 함께 진화해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책과 유튜브 영상, 아티클들이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을 해주고는 있지만 그 조언이 모든 단계의 스타트업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퍼블리에 게시된 제 아티클에서도 비슷한 언급을 했듯이 세상의 모든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를 세 가지로 나눌 수는 없습니다. 생각을 구조화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로 이해해 주세요)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씨앗 단계입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 단계에서 너무 오랫동안 머무르고 더 성장하지 못한 채로 사라지곤 합니다.
씨앗 단계의 스타트업의 목표는 PMF(Product-Market Fit) 찾기가 되어야 합니다. 내 서비스를 돈 내고 사용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확인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전에 작성한 ‘PMF라는 헛소리’라는 글을 통해 PMF가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PMF를 찾는다는 것은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위한 최소 조건이고 성공을 보장하는 대단한 사건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씨앗 단계의 스타트업은 트래픽의 양보다 질, 즉 유지율(Retention)에 집중해야 합니다. 정말 중요해서 다시 말합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매주 조금씩 증가하는 트래픽 유입 그래프를 보며 즐거워할게 아니라 기존의 사용자들이 얼마나 서비스에 만족하고 반복해서 사용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살펴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는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유입 트래픽은 증가하지만 결국 고객에게 장기적인 만족을 주고 제품을 효과적으로 수익화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을 읽는 여러분도 한때 잠깐 반짝하고 사라진 제품이나 서비스가 한두 개쯤 생각나지 않으신가요?
이 시기의 스타트업은 인력도 돈도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능하면 광고 예산이 필요하지 않은 방식으로 모객을 하고,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퍼포먼스 광고를 집행한다고 하더라도 제한된 광고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광고를 통한 트래픽이 유지율을 올바르게 측정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며 두 번째로는 광고 성과 개선에 시간을 쏟느라 PMF를 찾는 시간이 지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씨앗 단계에서는 아직 제품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는 걸 명심합시다. 제품에 대한 테스트도 거시적이고 큰 규모로 집행하는 게 좋습니다. 버튼 색상이나 위치, 더 좋은 단어 같은 세부적인 부분에 사로잡히지 마세요. 나중에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할 수 있는 테스트의 규모도 작아지거든요.
저는 이 시점이 스타트업의 성장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표가 개선되기 시작하고 가설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묘목 단계의 스타트업은 성장 지렛대(Growth Lever)를 식별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서비스의 매출이 매일 서비스에 방문하는 사람과 비례해서 증가한다면 방문자 수를 높이는 요인들을 파악하는 것이죠.
이 시점부터는 성장에 집중합니다. 어떤 지표가 성장을 나타내는지는 제품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예컨대 틴더 같은 데이팅 앱이라면 하루에 일어나는 매칭 건수일 수도 있고, 퍼블리 같은 콘텐츠 구독 서비스라면 구독자 수 일수 있습니다. 또한 이때부터 고객획득비용과 고객생애가치를 비교할 수 있게 됩니다. 씨앗 단계에서는 두 지표 모두 충분한 데이터가 없거나 계속 수치가 변하곤 하죠.
묘목 단계에서는 마케팅 채널의 확장이 아닌 집중을 하도록 합시다. 성과가 가장 높은 단 하나의 퍼포먼스 마케팅 채널에 집중하세요. 마케터의 본능을 거스르는 조언일 수도 있습니다만 이 단계의 목표는 빠른 성장이라는 점을 명심해 주세요. 이미 잘 되고 있는 채널에 집중하고 남는 시간은 제품과 고객에 쏟도록 합시다.
묘목 단계에서는 실험을 통한 제품 최적화 과정을 체계화하게 됩니다. 이제는 여러 명이 함께 그로스 업무를 담당하게 될 테니 제품뿐 아니라 팀도 최적화를 하도록 합시다.
수확 단계의 목표는 최대한 크게 성장하는 것입니다. 시장의 규모에 따라서 유니콘이 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한 분야(버티컬)의 강자로 자리 잡게 되는 단계입니다.
수확 단계에서 집중해야 하는 지표 자체는 변화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단계에서는 경우에 따라 시장 포화에 따른 마케팅 효율 감소를 예상할 수 있는데요. 고객획득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일반적으로 수확 단계에서는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감소하더라도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합니다. 채널의 수를 늘리고 효율을 개선하는, 일반적인 퍼포먼스 마케팅 업무가 이때에 적합합니다.
수확 단계에서는 미시적인 최적화 테스트가 한 번에 여러 개가 진행됩니다. 가설 수립부터 결과 해석을 통한 의사 결정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뤄질 수 있게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오랜만에 쓰는 글입니다. 설레네요.
이번에는 그로스 마케팅에 대한 글을 써봤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좋아요와 댓글을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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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