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을 찾고 싶어서 떠나는 글쓰기 여정
Day 1
일단 글을 쓰는 행위가 너무 좋다. 타자를 치는 느낌, 글자를 적는 느낌, 책장을 넘기는 느낌. 그런 행위를 하고 있는 시간에 머물러 있기를 좋아한다.
오랫동안 일기를 써왔고, 글쓰기 수업도 들어보고, 많은 책을 읽어왔다. 영상을 보는 것보다 글로 정리된 정보를 좋아하고, 영감을 받은 것들은 꼭 다시 한번 내 손으로 필사를 해본다.
이야기를 읽고, 만들어내고, 들려주는 걸 좋아한다.
4살 무렵인가 '아기돼지 삼 형제' 동화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외워서 책을 보지 않고도 엄마에게 들려주던 적이 있었다.(이때의 기억력 어디 갔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는 종합장에 그림을 그리고, 만화를 그리고, 게임도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걸 좋아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반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로맨스 소설을 써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합창이 터져 나온다. 그저 살기만 할 수가 없어서."
패티스미스 <몰입>의 첫 장이다. 아직 읽은 책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뀰 작가님의 블로그에서 본 문구다. 뀰님은 목요일마다 글을 쓰는 '목요일의 글쓰기'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며, 블로그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낸 글들을 올리고 계신다.
글쓰기가 필수인 시대, 성공하려면 글을 잘 써야 한다.라는 말은 매력적이지만 사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그보다 더 원초적이다. 앞서 말했듯이 단순히 글을 쓰는 행위를 좋아하기도 하고, 넘쳐나는 생각들을 쏟아내서 정리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이다. 뭔가를 잘 쓰고 싶어서기 전에, 그 행위가 필요해서 한다. 글쓰기를 잘히고 싶어서가 먼저가 아닌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되어서 이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