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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퍼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록키와 밴프 다운타운

밴프 곤돌라를 타고 올라간 2,285m 위의 아름다운 세상

by 정그루



우리 답지 않은 일이다. 부지런하게 아침 일찍 일어나 곤돌라를 타러 갔다. 성수기인 8월이었으므로 아침 일찍 가는 가야 인파가 적어서이기도 했지만, 곤돌라에 타고 내려와서 바로 인근의 핫 스프링스에 가면 막 개장시간에 새 물로 온천욕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철저한 계산 때문이었다. 결국 온천욕은 안 하고 그냥 내려오긴 했지만.



예매 방법 및 가격


곤돌라 타는 것도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들었다. 물론 몇 주 전부터 미리 예약을 하진 못했고 1~2일 전에 다행히도 자리가 있어 예약을 했다. (구글지도에서 곤돌라 들어가서 링크를 타고 들어감) 거의 없어진 기억을 쥐어 짜 보니 매진 된 시간 구간도 있었던 것 같고, 임박한 표를 예매할 수록 가격이 비싼 구조였던 걸로 기억한다. 크루즈,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골든 스카이브릿지 등의 여러 액티비티를 즐길 예정이라면 다른 액티비티와 묶어서 예약하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https://www.banffjaspercollection.com/attractions/pursuit-pass/#pursuit-passrock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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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 패스와 록키 밸류 패스가 약 38,000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콜롬비아 아이스필드를 3:30분 이후 방문하는 조건을 붙이면 가격이 떨어진다.


* 록키 패스: 밴프 곤돌라 + 스카이브릿지 + 콜롬비아 아이스필드(스카이워크 포함, 전 시간 가능) + 밴프 투어(뭔지 모름) + 미네완카/멀린호수 크루즈 택1에 인당 한국돈 약 29만 원!


* 록키 밸류 팩은 인당 약 25만 원!


여행 때는 귀찮아서 계산 못했지만... 글을 쓰는 지금.. 어디 계산을 한 번 해보자...


일단 나는 미리 결제한 편은 아니므로 최저가로 다 결제하진 못했다.


* 밴프 곤돌라: 76불

* 아이스필드(스카이워크 포함, 3:30 이후 표): 89불+택스 9불

* 골든 스카이브릿지(현장결제 ㅠㅠ): 50불 넘음

* 크루즈 및 시티투어: 안함(크루즈 안 탄 건 좀 아쉽다)

-> 약 22만 원대!


록키 밸류 팩 기준으로

3만 원만 더 내면 밴프 투어랑 크루즈 관광까지 할 수 있었던 거구나...


내가 낸 것보다 가격도 싸고 투어랑 크루즈까지 있었으면 속상했을 것 같은데

어쨌든 3만 원 덜 내고 왔으니 된 걸로 하겠다.



곤돌라 탑승 및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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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표는 8:50분 표!

아침 일찍 왔더니 주차 공간도 넉넉하고 좋았다. 8월의 한 여름이지만 살짝 쌀쌀한 느낌이라 두툼한 맨투맨을 챙겨오지 않았다면 감기에 걸렸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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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시간인데도 곤돌라 줄 대기는 꽤 있었다는게 함정! 우리가 예약한 시간 보딩타임이 안내판에 떴다. 대기는 20분 전후로 걸렸던 것 같다. 곤돌라 한 칸에 네 명이 타는데, 운이 좋으면 둘도 태워주는지 어쩐지 기준은 잘 모르겠으나 우리는 한 부부와 함께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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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방향 말고 올라가는 정방향 보면서 올라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역방향에 앉게 되어 아쉬웠다. 그런데 막상 타 보니 역방향으로 타면 올라가면서 뷰를 미리 보면서 갈 수 있는 거여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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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대충 찍은 이 사진만 남았을까 왜?

사진에 담겼는지 모르겠는데 경사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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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미션같이 뚝딱거리면서 사진을 찍으니 남편분께서 우리 사진을 찍어주셨다.

우리도 찍어드리겠다 했는데 이미 사진 많이 찍으셨다고? 괜찮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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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밴프 곤돌라를 타고 설퍼산 정상 도착!


표에 내려가는 시간이 적혀있으므로 그 안에 관광을 마쳐야 한다. 10:10에 내려가라고 되어 있으니 정상에서 약 70분을 보낼 수 있다. (좀 더 여유있게 내려가도 된다는 소문도 있었음)


곤돌라를 타고 내리는 건물에는 위와 같이 옥상에 360도 감상 가능한 전망대, 식당, 사진부스, 화장실, 커피샵이 있고, (기념품가게도 있었던 듯) 건물에서 나가면 나무 데크를 통해 산책하면서 두 군데의 높은 곳에 올라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한쪽으로는 내리막길이 있었는데 그게 아마 하이킹으로 이 산까지 올라온 사람들이 사용하는 트레일 같았다.


이 산이 한라산보다도 높던데, 몇 시간을 잡고 올라오는 걸까 궁금하기도 했다.


아니다.


솔직히 오늘 글 쓰면서 궁금한 거지 그 때는 트레일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한 톨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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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보우 강이 흐르는 모습이 아름답다.

가운데쯤에 정사각형 모양으로 낮고 예쁘게 만들어진 마을이 밴프 다운타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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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데크를 따라 걷는 길이 아주 가깝지만은 않다. 경사도 꽤 있는 편이고. 첫 번째 감상포인트에서 두 번째 감상 포인트까지 이만큼이나 걸어왔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곤돌라 탑승한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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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사진의 가장 위, 가운데에서 약간 우측에 있는 물이 미네완카 호수라고 한다.


그는 우측의 아름다울 골프장을 보며 경탄과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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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가장 잘 나온 것 같은데 어느 포인트에서 찍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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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돌라 타기 전엔 추워서 옷을 껴입었는데 정상에 올라와서 데크를 좀 걷고 나니 더워서 맨투맨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인물 사진보다 풍경 사진에 익숙한 나와 그런 나를 찍어주는 그. 쭈뼛쭈뼛거리는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마음에 들게 나왔다. 캐나다 와서 산 허셜 가방도 잘 찍혔군. 만족이다.



록키 산맥이 여기저기 위용을 드러내고 있고, 산마다 어떤 이름인지 따로 설명도 그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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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데크로 조금 더 올라간 정상 부근에는 우주 연구를 했었다는 곳의 흔적이 작게 남아있었다.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우주선 관측소 였지만, 지금은 철거하고 유적지로만 남아있다고 한다. 사진만 찍고 떠나 다시는 설명을 못 볼 장소였는데 이렇게 여행기를 남기니까 자료도 찾아보게 되고, 참 좋다.

https://www.pc.gc.ca/apps/dfhd/page_nhs_eng.aspx?id=5

?src=%22https%3A%2F%2Fwww.pc.gc.ca%2Fapps%2Fdfhd%2FResources%2FImages%2FImage.aspx%3Fid%3D84747%22&type=ff120

Parks Canada - Sulphur Mountain Cosmic Ray Station National Historic Site of Canada

Sulphur Mountain Cosmic Ray Station National Historic Site of Canada Banff National Park of Canada, Alberta Photo of the expanded cosmic ray station, 1974 © David Hobill Address : Sulphur Mountain, Banff National Park of Canada, Alberta Recognition Statute: Historic Sites and Monuments Act (R.S.C., ...





이제 시내쪽을 관찰했으니 그 반대쪽을 볼 차례겠지. 나무 데크를 따라 구경을 끝내고 반대쪽 산이 보이는 길로 잘 내려왔다. 조금 내려오다 보면 흙길이 보인다. 아이들 무리가 돌무더기에 앉아서 서서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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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에서 보이는 산은 조금 더 가까워서 크고 자세히 보인다. 나무가 정말 빽빽이 들어찬 게 한 눈에 잘 보였다. 이러니까 불이 나면 겉잡을 수가 없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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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에서 보이는 풍경도 나름의 멋이 있었다.

이 뷰 오른쪽에 내리막길이 보였는데(트레일로 추정), 사람들이 그 트레일로 아래로 내려가는 게 보였다. 조금만 내려가면 뭔가 볼 게 또 있는 게 틀림없다 생각하고 그에게 내려가 보자고 했다. (동굴 표지판을 본 것 같은 건 내 착각인가?)


그는 아무 것도 없을 거라 했다.


난 안 내려가 보면 모른다고 했다.


계속해서 내려갔지만 내가 상상한 동굴같은 건 나타나지 않았다.


사진 하나 건졌다 생각하고 다시 한참 내려온 길을 올라갔다.


...탐사는 허탕을 동반하는 거지, 암.




요렇게 구경하고 나면 시간이 딱 내부 조금 구경하고 화장실 다녀올 정도로 남는다.


그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한 바퀴 구경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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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합성 느낌이 가득한 사진부스에서 사진도 찍어 보고

(결제를 해야 사진을 뽑아주지만 우리는 그냥 화면을 사진으로 찍어 간직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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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을 뭐 살까 고민도 하다 보니 금세 내려가야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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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길은 사람 분산이 많이 되어 올라올 때보다 훨씬 적게 기다렸고 곤돌라도 둘이서만 탈 수 있었다. 내려갈 때는 정방향에 꼭 앉고 싶던 나와 달리 역방향 정방향 상관 없다는 그가 역방향에 앉았다가 아예 같이 정방향으로 앉아서 내려가려고 했는데 곤돌라가 꽤 기울어서 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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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스프링스를 안 가기로 했으니 시간도 남는데 뭐 할까 고민하다가 빨리 시내 다시 돌아가서 맛집 오픈런을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그것은 지난 번 후기를 쓴 밴프 아라시 라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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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 숙소가 가격이 비싸다 보니(특히 우리는 여행 막바지에 예약해서 더더욱) 캔모어나 다른 숙소에서 머물고 싶었는데, 그래도 다운타운에 베이스 캠프가 있으니 편하기는 정말 편했다. 주차 걱정도 없고, 로비에서 쉬다가 나가도 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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