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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uwriting Jan 16. 2023

남들보다 한 박자 늦게 살아도 괜찮아

내가 주인공인 세상에선 그들도 풍경일 뿐이야


어른들은 어린아이들에게 재미 삼아 아기 때부터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같은 류의 질문을 쉽게 합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한 번씩 내적 갈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린 마음에도 아이들은 철없는 부모의 궁금증에 무의식과 의식의 혼돈 속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단순한 일례지만, 우린 살면서 매 순간 어떤 선택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실시간 선택이 앞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지금 일어날까 10분만 더 있을까? 밥을 먹고 나갈까 그냥 나갈까? 오늘은 점심에 뭐를 먹을까?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운동을 해야 하는데, 오늘은 늦을 거 같은데, 내일부터 할까?... 끝이 없습니다.   





매 순간마다 주인공이 아닐 수도 있어




매번의 선택 앞에, 우린 머뭇거릴 시간도 없이 결정하고 달려갑니다. 대부분의 일상이 그렇고 사는 것이 대개가 그렇습니다. 그 안에서 순발력 있는 선택을 하며 간혹 성공을 하기도 하고 혹은 또 더 자주 실패의 쓴 맛을 보기도 합니다. 열심히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도 가끔은 내가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자주 주인공이 아닌 것 같은 순간들이 너무 긴 시간 동안 지나갈 때도 있습니다. 그럼 우린 본능적으로 초조해집니다. 나만 처지는 건가? 내가 게을렀나? 내가 잘못 판단을 했었나?  그 말을 듣지 말걸... 별의별 생각이 다 듭니다.



곧바로 조바심이 좇아오지만 조금만 더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 걸음 속도가 그런 걸 어쩌란 말인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먼저 빨리 지나간 이들도 어느 지점에서 지칠 때가 올 것이 분명하고,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난 결국 내가 갈 길을 가고 있을 텐데, 스쳐 가듯이 내가 때때로 다른 이의 풍경이 된다 한들 그것이 내 인생에 무슨 문제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만큼?
남들처럼?
아니 '나'만큼,
나답게 '나'처럼만 하면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돋보이고 싶고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합니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저 깊은 밑바닥을 살펴보면 매사에 남들과 비교하면서 그 안에서 누군가를 이겨야만 하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과의 싸움도 아닌 다른 이와의 싸움에서 매번 이길 수도 없을뿐더러 더구나 번번이 만족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의 생각만큼 살면서 결국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가 하는 것만이 중요합니다.    





내 걸음걸이에 맞는 속도로만 가자




내가 걷는 걸음걸이의 자세가 내 몸을 무너뜨리다면 그건 순전히 '내 탓'입니다. 내 발과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잘 유지해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먼 곳까지 갈 수 있게 되어도 그것 역시 다 '내 덕'입니다. 산다는 건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는 자주 세상을 두리번거리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어찌 사는지 남들은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 인생과 남들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세상의 주인공이 아닌 다른 사람의 풍경이 된들 그게 뭐 대수일까요?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인 이상 그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그들은 혹시, 그들도 어차피 다른 사람의 인생에선 단지 풍경일 뿐이란 걸 알까요?  내가 걸어가는 속도대로 내 삶은 흘러갑니다. 더딘 걸음걸이로 조심히 지나가야 하는 순간 필요 이상 힘을 쓰거나 급하게 달려가다 보면 발목이 접질리거나 호흡 곤란으로 멈추어야 하는 순간이 더 빨리 닥쳐올 수 있습니다. 예상 못한 위기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어릴 때의 동화, 토끼와 거북이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각자의 속도에 맞춰 각자의 방향으로 갈 뿐입니다. 목표가 같다면 순위가 매겨지고 우열이 가려지기야 하겠지만, 그건 또 그 순간뿐입니다. 그것이 한 사람의 전체 인생을 결정짓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늦게 움직이고 천천히 생각하고 살며 느끼는 건, 모두 같은 속도로 살게 되어 있었다면 세상은 참 지루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세상 구석구석은 세세한 것 하나까지 모두 다르고 때론 덜그럭거리기도 하고 부조화들의 합이 생각도 못한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움직이는 만큼 세상이 흘러가는 방식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고 더 다채로운 풍경을 눈에 담을 기회를 얻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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