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연습을 하고도 기억이 미치지 못해서, 다시 처음처럼 시작해요
언어를 배우는데 환경 노출과 반복은 필수인 것 같습니다. 아침 출근해서 업무 시작 전 두 배속으로 영쌤 유튜브를 빠르게 4~5회 보면서 중얼거려 봅니다. 익숙해지면 메모장에 따라 적어봅니다. 확실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 외에 몸에 붙이기에는 써 보는 것이 가장 잘 맞는 세대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게 해야 손에 뭔가 잡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조금 더 기억을 구체화(마음이 든든해진다는 말이 더 적절하겠네요)하는 느낌이 듭니다.
영쌤을 보며 매번 끄덕할 수밖에 없는 것이, 매번 질문하기도 애매했던(아는지 모르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던 것들이 대부분임) 포인트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딱! 설명하고 읊어줄 때 아~ 감탄합니다. 영쌤이 남들보다 늦게 영어를 시작하고 자신이 어려웠던 부분을 한국인의 입장에서 풀어내니 속이 다 후련한 느낌이 듭니다. 덕분에 실용성과 녹아있는 문법(문법 용어를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을 함께 익히게 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스스로 설정한 진도(?) 따라 하기에 급급했던 영어로 소리 내기(아직 스피킹이 말하기 단계는 아님, 겸손이 아닌 진실!)를 한지 - 스픽을 시작한 지 어언 50일이 흘렀습니다. 이제야 입 풀기가 조금 수월해진 정도가 되었고, 신기하게도 스픽의 빈 공간이 드러나도 기억을 더듬어 가며 두렵지 않은(당황하지 않는) 단계가 된 것 같습니다. 무조건 진도를 나가기보다 발음의 정확성에 신경을 쓰며 짧은 구간이라도 반복하는 것에 집중을 합니다. 그리고 암암리에(?) 아주 간헐적이지만 단어가 아닌 문장의 일부가 통으로 머릿속에 인식이 되는 느낌이 옵니다. 앗! 이게 들린다는 건가?(살짝 희망을 가져봅니다.) 아주 가끔은 단어나 문장이 물 흐르듯 선명하게 하나하나 들릴 때도 있지만 대개는 그냥 큰 덩어리가 머릿속에 툭 떨어지는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영어로 생각하는 단계가 아니니 그저 덩어리로 느껴져 들린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저 뭔가가 있다는 정도?
스픽이 좋은 건 필요한 구간에서 될 때까지 따라 하기를 무한반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 발음이 녹음된 소리를 들어보고 억양과 속도를 조금씩 스스로 교정해 갑니다. 전보다 훨씬 문장을 발음하는 방식이 많이 부드러워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영어를 정답으로만 배우려 하면 자꾸 외우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영어가 소통의 수단이기에 소통에 맞고 틀리고는 없습니다. 때문에 언어가 사회와 함께 태어나 활동하고 성장 후 소멸하는 과정이 있듯이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 가능한 영어, 살아있는 영어로 배워야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고 무엇보다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 단순히 숙어가 아닌 구동사 중심으로 알려주는 영쌤이 정말 좋고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저처럼 새삼스레 영어 공부가 필요하신 분들, 막막하다면 가볍게 영쌤 유튜브 보시는 걸 감히 추천합니다.
무한 반복을 하고 있지만, 막상 할 땐 다 아는 것 같지만 아는 것과 달리 생각만으로 입을 떼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마치 수업시간에 선생님과 같이 수학 문제를 풀 땐 다 아는 것 같다가 막상 혼지 문제를 대할 때의 막막함 같은 것이 존재합니다. 듣는 것과 말하는 것과는 또 별개인 것 같습니다. 생각괴 소리의 불일치 과정을 반복해서 겪습니다. 그나마 비슷한 유사어의 뉘앙스 차이를 이해하고 익혀가는 것이 의미 있는 듯합니다.
문제는, 매일 말하기와 듣기를 연습하지만 그보다 빠른 속도로 자주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무수히 반복해야 한다는 걸 매번 절감합니다. 그동안은 리뷰란 것은 아예 생각도 못했었지만 이젠 틈틈이 리뷰 기능을 활용해서 빠르게 복기를 합니다. 리뷰는 말 그대로 아무런 설명 없이 퀵하게 따라 해야 합니다. 발음에 집중하다 보면 말의 속도나 억양을 따라가지 못해 신경이 쓰입니다. 그래도 연습에서는 억양이나 끊어서 말하는 것, 그리고 발음을 인식 못하는 회색 영역을 발음해 보려 애씁니다. 해도 안 되는 발음은 그대로 계속 남지만 신기한 게 리뷰에서는 속도가 좀 빨라져도 발음이 거의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음... 역시 언어란 무한 반복하는 수밖에 없구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해보면 어떤 결과가 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 스픽을 할 땐 외부에서 전화가 안되는구나. 주변에서 전화가 왜 안되냐고 ㅋㅋㅋ 뭐라고 설명을...
산행을 할 때 앞장서서 빠르게 정상까지 오를 능력이 제겐 없습니다. 하지만 남들보다 조금 뒤처지더라도 서서히 반드시 끝까지 정상에 도착은 합니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뭔가 조금씩 언어가 소통의 도구로 인지되어 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건 매우 긍정적입니다.
모든 일은 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 꾸준히 끝까지 갈 수만 있다면 영어? 그것도 뭐 그리 크게 좌절할 대상은 아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일단, 적어도 널린 지뢰밭을 하나씩 피해 갈 능력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