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라운드 Another Round

찬란한 꿈을 꾸던 시기를 지나 꿈을 잊고 사는 시간으로의 이동에 관하여

by gruwriting


"젊음은 무엇인가? 꿈이다."
"사랑은 무엇인가? 꿈의 내용이다."

- 쇠렌 키르케고르





어느덧 중년에 들어선 4명의 친구들 - 같은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니콜라이, 마르틴(매즈 미켈슨), 페테르, 톰뮈는 매일 무표정하고 의욕 없는 학생들과 생활하며 자신들의 열정마저 잃은 채 조금씩 우울해지는 순간을 맞습니다. 니콜라이의 40번째 생일 축하 자리에서 “인간에게 결핍된 혈중 알코올 농도 0.05%를 유지하면 적당히 창의적이고 활발해진다”는 스코르테루의 흥미로운 가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마르틴이 실험에 들어갑니다.






알코올 농도 0.05, 0.1, 그리고 1.0이 가져다준 것



지루한 교사, 매력 없는 남편, 따분한 아빠, 가족들 속에서도 '섬'처럼 떠돌고 서로 위안이 되지 못하는 일상들, 지루함과 무기력은 삶에 열정마저 놓아버리게 합니다. 중년을 맞이한 네 명의 친구들이 흥미로운 이론을 바탕으로 시도하는 알코올 농도에 따른 변화는 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작용할까요?



알코올 농도 0.05 단계, 매일 적당향의 술을 마시며 혈중 알코올 수치가 0.05%가 유지되도록 합니다. 마르틴은 모처럼 유쾌함을 느끼고 새로운 방법으로 교실에서 활기찬 수업을 하며 아이들과 교감합니다. 가족들과의 관계에도 활기가 생긴 마르틴의 경험담에 친구들도 모두 동참하면서 두 가지 규칙을 정합니다. [언제나 최소 0.05%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유지할 것! 밤 8시 이후엔 술에 손대지 않을 것!]



알코올 농도 0.1 단계, 그러나 세상은 결코 예상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술에 의한 일탈로 인해 살짝 일상에 작은 문제가 생기지만 조금 더 과감하게 변합니다. 자신이 몰랐던 다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마르틴은 취해있지 않아도 자신 안의 어떤 다른 무엇이 존재한다는 걸 확신하게 됩니다. 그것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용기를 내고 색다른 자신이 되도록 합니다. 하지만 한편, 우리 중독자인 건가? 의구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알코올 농도 1.0 단계, 해방감을 느낄 줄 알았던 점화 단계는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대신 오히려 알코올에 더욱더 의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최대 혈중 알코올 농도 실험의 마지막 단계에선 직장과 가족을 잃고 친구마저 잃습니다. 자신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잃고서야 '개인의 혈중 알코올 농도 실험'은 멈춥니다.






꿈을 꾸며 살던 시기에서 꿈을 잊고 사는 시간으로 이동하며 40대에 느낄 수 있는 애매한 성취와 공허함들, 그들만의 권태에서 이전의 활기를 찾아보기 위한 시도로 선택한 알코올! 심리학 에세이를 쓰며 시도한 실험은 현실에서 부정적 요인이 더 크게 드러나며 계속 진행하지 못하게 됩니다.




매일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에서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고 지켜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리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꿈과 그 꿈을 향한 신나는 도전을 위해서, 약간의 자신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의 사랑과 스스로 찾아내는 사소한 자극들로 매일이 환기될 수 있다면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조금은 더 아름답지 않을까요?





What a life, What a night!



적당한 알코올 농도로 삶을 조금 더 대담하고 활력 있게 지낼 수도, 아니면 숨은 위험성으로 더 깊은 나락에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참 이상한 것이 40대가 되면 뭔가 어린 시절의 방황이 정리되는 듯 하지만 아직까지 그 이후 무엇이 있을지 명확하지가 않아 시시때때로 또 흔들리곤 합니다. 그리고 긴 터널을 지나 맞는 50대엔 그 무엇을 확언하지는 못해도 흔들림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새롭게 나아갈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문제만 남습니다. 마르틴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인생, 열심히 달려온 시간을 뒤로하고 느닷없이 마주친 40대 - 인간적 외로움에 대하여, 점점 지루해지고 열정마저 사라져 가는 중년의 시간을 견디게 해 줄 것은 무엇일까요? 꿈이 현실이 되면 행복해야 할 텐데 무감각해집니다. 오히려 그 안에 갇혀 무기력해지고 권태로움과 깊은 외로움이 채워집니다. 멋진 꿈을 꾸던 젊음에 사랑을 더해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시기를 지나고 만나는 긴 터널 같은 시간, 이제 마주할 용기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가족에게 돌아갈 때가 된 것 같아.' 어색하고 지루하던 아내와의 관계,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은 아니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그리운 관계의 회복은 약간의 자극과 용기로 세상에 찬란한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자유로워진 마르틴이 멋지게 춤을 추는 엔딩 장면은 새로운 활력으로 다시 꿈을 꾸는 마르틴을 기대하게 합니다. 우린 가끔 방향을 잃고 현기증을 앓거나 휘청일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의 인생에 Bravo! 를 외쳐 봅니다.


What a life, What a night

What a beautiful, beautiful ride

Don't know where I'm in five but I'm young and alive

Fuck what they are saying, what a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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