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세상에서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진짜 행복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 각종 전자 기기들, 자동화된 모든 시스템들이 사람들의 생활에 유의미한 편리성을 제공하면서 세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삐삐를 사용하던 시절에는 이렇게까지 급속하게 세상이 변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얻은 좋은 점은 분명히 많지만 이제는 그것들이 사람들에게 끼치고 있는 이면을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밤낮으로 울리는 전자 기기의 알림들, 누가 이렇게 실시간으로 연락을 할까요? 사람이 아닌 SNS 알림 들입니다. 끝이 없습니다. 수없이 차단하지만 참 끊임없이 주기적인 알림들이 뜹니다. 전 사실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편리성이 가장 큰 이유인데요, 제가 쓰는 글의 대부분도 폰을 통해 기록하고 노트북으로 수정, 마무리하고 발행을 합니다. 악필이라 스스로도 알아보지 못하는 글씨보다 폰에 짧게나마 메모하는 것이 훨씬 더 나중에 사용하기 좋습니다. 게을러 종이나 수첩 메모를 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하곤 합니다. 한때 궁금했던 것이, 내가 필요한 것을 인터넷이 한방에 찾아주거나 SNS가 종류가 늘어날 때 소셜 사업자들은 어떤 이익이 있어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카카오톡, 틱톡, 라인,, 등등을 자꾸만 만드는 걸까 의아해했었습니다. 우연히 보게 된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 The Social Dilemma>에서 그 답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막연하게 우려했던 걱정들과 함께.
하루의 시작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SNS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시간들. SNS에 노출되면서 알고리즘에 의한 콘텐츠를 제공받고, 처음엔 신기해하며 귀찮게 이것저것 찾지 않아도 돼서 좋았습니다. 음~ 똑똑한데? 이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유튜브를 보던 트위터를 하던 하다못해 포털에서 필요한 검색을 하더라도 유사한 것들이 계속 반복되어 노출되는 현상을 발견합니다. 그러다가 다른 정보는 없는 건가? 의문을 가졌습니다. 서로 비슷비슷한 내용들만 피드에 노출되고 마치 반복 학습을 하듯 눈과 머릿속으로 같은 정보만 입력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다 일부러 전혀 엉뚱한 것을 검색하거나 다른 콘텐츠를 찾아봅니다. 그러면 피드는 다시 재구성되곤 합니다. 소름이 돋습니다.
사실 여러 개의 SNS 계정이 있지만 모두 활성화해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을 보기 위해 계정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아도 추천 알림은 멈추지를 않습니다. 지금은 어지간한 알림 들은 받지 않게 차단을 해 두었습니다. SNS어플 자체는 유지한 채 필요할 때만 사용을 합니다. 알고리즘으로 관심의 조각조각들이 뇌를 채우고 그렇게 생각들이 정해진 틀로 길들여집니다. 반복되는 방법으로 사람의 생각을 바꾸거나 특정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드는 것은'세뇌'입니다. 근본적으로 같아 보입니다.
영화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각 SNS의 IT 전문가와 개발자들이 자신들이 만든 기술의 이면에 대해, SNS의 딜레마에 대해 구체적인 우려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개발한 것들이지만 SNS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는지, 사람들이 왜 편향된 생각들을 갖게 되었는지 사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에 불과한 SNS가 규제 없는 무법의 상태에 놓여 있어 더욱 위험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SNS계정을 통해 보여주는 모습들이 진실한가는 둘째 치더라도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피드, 넘쳐나는 광고와 홍보, 이벤트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그럴싸한 가짜 정보들,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정보의 오류들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일방적이고 편향된 사고를 갖게 됩니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피드 게시물을 보며 거부감 없이 동조하게 되고 조금 더 심각하게는 전혀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갖은 사람들을 극단적으로 적대시하거나 아무렇지 않게 ‘차단’합니다. 그 속에서 우린 어느 쪽으로든 길들여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전쟁들도 이런 편향에 길들여진 부정적인 효과 중 극단적 모습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세상이 보다 나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믿고 있지만 지금은, 과연 그러한가? 의문을 갖게 됩니다. 우린 개인정보를 목숨처럼 여기면서도 SNS를 통해 수집되는 개인의 여러 정보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심각하게 무감각합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들로 알고리즘을 타고 사람들에게 물건을 파는 기업들, 하지만 디지털에 대한 규제는 법제화된 것이 없어 사업주들에게는 블루오션입니다. 게다가 그들의 전략에 따라 정보의 독점이 권력으로 작용할 때 최첨단 기술을 앞세워 얻을 이익은 수많은 누군가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선거 때 잠시 나왔던 디지털(데이터) 세금 정책이나 규제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사람이나 세상의 소통이 SNS상에서 더 많이 이루어지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단문 메시지와 줄임말사용이 일상화되면 말과 생각이 짧아지고 긴 생각을 체계적으로 하는 방법을 잊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점점 고도의 복잡한 생각을 못하는 일도 생기지 않을까요? 결국 인간의 판단이 결정해야 할 몫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인간의 오감과 뇌의 기능은 어느 선에서 작용할까요? 또, 마음은? 그나마 아직은 아날로그 시기를 지난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모두 디지털 세대로 바뀐다면 인류의 모습은 과연 어떨지 상상이 안 갑니다. 어쩌면 정말 <월-E>에 니오던 사람들의 모습이 실현되는 것은 아닐지, 주어진 대로 보이는 그대로만 이해하는 사람들은 아닐지... 끔찍합니다.
인공지능이 점점 더 빠르게 생활 곳곳에 스며드는 시점에, 핸드폰을 너무 많이 하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SNS 발달에 따르는 부작용에 대해 모두 함께 방법적 고민이 필요할 때가 되었습니다. 기술 문명의 발달이란 명목으로 아무런 규제를 하지 않는 것은 사회적 방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