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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uwriting Mar 06. 2024

기업의 서비스가 지향하는 것은 무엇인가?

세상이 빠르게 변할수록 점점 움츠러드는 인간의 마음은 세상에서 소외된다


기업은 각종 물품과 유무형의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판매를 해 수익을 올리며 성장해 나갑니다. 고객들은,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거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가 생기면 '와~,신기한데?',‘좋은데?’, '한번 써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결국엔 서비스와 상품을 구매합니다. 시장의 반응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과연 이런 서비스와 상품들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들의 불편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래서 역시 사람은 자기가 경험한 것 이상을 생각하기 어렵고 아둔한 존재인가 봅니다. 나이가 들면서 아무래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레 소비하기까지 곱절의 시간이 걸리지만 기업들은 또 그 사이를 못 참고 실시간으로 새로운 것들을 계속 쏟아냅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비의 과정에서 사람들은 새로움을 경험하지만 기업은 그 새로움을 위해 사람을 이용해 돈을 법니다. 하지만 세상은 신기술이 개발될수록 사람이 소외되는 구조로 변해갑니다.






새로운 것엔 꼭 대가가 따른다


새로움의 저변에는 구조 조정이 따르고 그에 따르는 피해자가 반드시 생겨납니다. 기업의 논리대로라면 우린 모두 '혁신의 세상'으로 가야 하지만 인간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불편만 안겨주는 것(전화를 했지만 녹음된 음성만 나와서 대화를 할 수 없거나 휴대폰 혹은 키오스크가 등장했을 때처럼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겐 단지 기계 덩어리일 뿐입니다.)들이 대부분입니다. 기업들은 소비자의 구매로 돈을 벌어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의 접근성이 쉬워지면서도 사용자를 제한하는(고객을 선별하는?) 듯한 서비스 구조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혁신을 해서 안정화한다는 건 결국 인력 감축으로 향합니다. 사람에 의한 일이 사람을 제외시키는 극한의 산업구조로 변화합니다. 사람들은 점점 자신의 자리를 찾아 구실(!)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공지사항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키워드는 점점 ‘셀프’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역에서, 식당에서 혹은 병원에서, 은행에서... 모두 스스로 해야 하는 것들 앞에서 우린 자동화된 전자기기와 마주합니다. 이젠 일상생활 대부분 이런 자동화된 전자기기로 처리해야 하는 것들이지만 기기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머뭇거리고 눈치를 봅니다. 사용을 못하는 것과 눈치를 보며 위축이 되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인간의 마음'이 움츠러든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편리함의 대가로 소외는,  그렇게 시작이 되고 그 안에서 견디며 적응하며 산다는 것은 많이 버거워집니다. 그동안 세상은, 문명의 발달과 말 그대로 혁신을 통한 성장에 중심이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에 초점을 두고 보면 발전과 발달, 혁신이란 무슨 의미이고 그것이 진정 인간에게 얼마큼 유익한가 의문이 듭니다.






인간적인 삶을 유지하기란...


저 역시 모든 트렌드의 지향점에서 살아왔고 그 과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어서일까요? 요즘은 회의가 듭니다. 인간은 모두 나이를 먹으며 순발력은 빛보다 빠르게 사라지고 새로운 것엔 점점 무감각해질 겁니다. 기계의 캡슐 안에서 사는 것이 아닌 인간적인 삶을 지향하고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회사의 지표가 좋아지면 고객의 서비스 질도 좋아지고 있는 것일까요? 지표는 하나의 징후이고 모든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지표는 다른 한편 그저 숫자일 뿐입니다. 고객은 처음부터 현재까지도 고객이지만 지표상에선 고객이었다가 숫자였다가 할 뿐입니다. 회사가 성장 지표 관리를 하는 만큼 고객의 서비스 품질 관리를 한다면(물론 지금도 기업들은 고객 서비스 관리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많은 것들이 달라질 텐데... 실상, 챗봇이나 온라인을 활용한 모든 자동화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비용 절감에 닿아 있습니다. 겉과 속이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반면, 고객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우스운 금액으로 시작해서 야금야금(세금이나 과잣값, 교통요금, 은행금리, OTT비용.. 등등 밀접한 금액들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빠르게 큰 폭으로 오르는 중입니다.)  올라갑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어느 순간 문득 정신을 차리고 봐야 보이는 금액들, 그래서 불만은 항상 존재하고 회사도 수익 대비 그 정도의 노이즈는 안고 가겠다는 마인드를 장착합니다. 상품 판매를 위한 대상, 타깃으로써 고객의 존재가 필요할 뿐 그 외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이지만, 점점 인간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 인간으로서 구실 하기 위해서, 아날로그적인 사고방식을 자주 소환하게 됩니다. 스스로 해 보고 만들어 보고 생각해 보는 인간으로서의 자생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되는 편리함 뒤에 숨은 게으름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바꿔보고, 새로움 뒤에 숨은 진부하고 오래된 방식을 직접 하나하나 실현하기 위해 움직여봅니다. 어쩌면 가장 소박하고 원초적인 인간의 모습이 가장 인간다운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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